광주·전남 21개교에 '리박스쿨 교재' 비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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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광주·전남 21개교에 '리박스쿨 교재' 비치 논란
'엄마가 들려주는 이승만’ 전국 677권
여순사건 '암세포 제거' 등 역사 왜곡
김문수 "관련 교재 전수조사·시정조치"
  • 입력 : 2025. 07.10(목) 14:43
  • 오지현 기자 jihyun.oh@jnilbo.com
극우 성향 역사교재인 ‘엄마가 들려주는 이승만’ 중 여순사건에 대한 왜곡된 사실을 내포하고 있는 페이지. 김문수 국회의원실 제공
극우 성향 역사교재가 광주·전남 초·중·고교 도서관에도 비치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지역 사회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해당 교재가 여순사건을 ‘암세포 제거 과정’에 비유하고, 건국절을 주장하는 등 왜곡된 역사관을 담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순천·광양·곡성·구례갑)은 10일 열린 국회 리박스쿨 청문회에서 “리박스쿨의 늘봄강사 양성교육 교재로 활용된 ‘엄마가 들려주는 이승만 건국대통령 이야기’가 전국 초·중·고등학교 도서관 677곳에 비치돼 있다”며 “교육 현장에 극우 역사관이 은밀히 침투한 사례”라고 밝혔다.

문제가 된 책은 여수·순천 10·19 사건을 ‘반란’으로 규정하고, 당시 군과 경찰이 자행한 민간인 학살을 암세포를 제거하기 위한 치료 과정에 비유하는 등 삐뚤어진 역사관을 담고 있다. 여순사건의 직접적인 피해 지역인 전남에서는 이와 관련해 “희생자와 유족을 두 번 죽이는 망언”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1948년 8월15일을 ‘건국일’로 규정하는 뉴라이트식 건국절 주장도 책 안에 담겼으며, 친일 경찰 기용과 사사오입 개헌까지도 이승만 전 대통령의 정당한 정치 판단으로 미화됐다.

특히 어린이와 부모의 대화를 만화 형식으로 구성한 내용에서는 “이승만 대통령이 없었다면 북한처럼 공산화됐겠죠?”라는 식의 대사가 포함돼 있어, 독자층인 아동·청소년에게 정치적으로 편향된 인식을 심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 의원에 따르면 현재 해당 교재는 서울 131권, 경남 94권, 경기 92권, 부산 90권 등 전국 학교 도서관에 비치돼 있으며, 광주·전남에도 총 21권이 배포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책은 지역별로 광주 3개교, 전남 18개교에서 보유하고 있다.

김 의원은 “광주·전남은 여순사건의 아픔을 여전히 안고 살아가는 지역”이라며 “그 역사적 진실을 정면으로 왜곡하는 교재가 학교에 버젓이 비치돼 있다는 건 충격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교육부가 관련 교재 전수조사와 함께 즉각적인 시정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지현 기자 jihyun.oh@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