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알지 못한 아름답고 매력적인 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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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지 못한 아름답고 매력적인 남도
  • 입력 : 2022. 03.03(목) 14:54
  • 이용환 기자
열 두 달 남도여행. 라이트라이프 제공


열 두 달 남도여행

정지효 | 라이트라이프 | 1만7000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이 중심인 줄 알고 산다. 우리나라 인구 절반이 모여 사는 수도권 사람들은 꽃밭이 된 신안의 섬들도, 보배섬 진도가 품은 작은 섬 둘레길도 어떤 곳인지 잘 알지 못한다. 2월이면 만개하는 여수 오동도와 장흥 천관산의 동백숲, 3월을 노랗고 붉게 물들이는 구례 산수유마을와 여수 영취산 진달래, 4월이 제철인 신안 임자도, 5월을 채워주는 곡성 장미와 장성 황룡강 꽃창포도 모르는 이들에게는 그냥 남의 나라 얘기일 뿐이다.

하지만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느끼는 것은 당연한 세상 이치. 하루면 전국 어디든지 오갈 수 있는 세상이 되면서 남도에 오는 길이 수월해졌고, 덕분에 남도의 매력을 직접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면서 남도의 멋과 풍류에 빠진 사람도 꽤 많이 늘어났다.

정지효가 쓴 '열 두 달 남도여행'은 "이번 주말에 어디 갈까?" 주위에서 가볍게 던진 질문에 막힘없이 답을 줄 수 있는 남도여행 가이드다. KBS TV방송작가이자 여행작가로 활동 중인 정지효 작가가 다양한 여행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보고 듣고 느꼈던 남도 여행지의 매력을 오롯이 담아냈다.

'남도는 아름다운 바다와 멋진 산, 그리고 오랜 역사가 깃든 마을까지 무엇 하나 빠질 게 없는 완벽한 여행지다. 거창한 여행 계획을 세우거나 별다른 준비 없이 훌쩍 떠나도 좋고, 마음만 먹으면 언제 어디서나 자신만의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근사한 여행지가 일 년 열 두 달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개인의 취향에 맞는 여행지를 추천하는 것을 넘어, 우리가 남도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었느냐에 대한 통렬한 깨달음도 안겨준다.

영화평론가 오동진이 이 책을 두고 '남도 출신이 아니라면 쉽게 알지 못하는 비밀의 코스가 잔뜩 담겨져 있고 그것이 이 책을 읽고 싶게 만드는 진짜 이유'라고 한 이유다.

좋은 여행 글은 사람들로 하여금 직접 배낭을 꾸리게 만드는 것이고, 더 좋은 여행 글은 자신 역시 그 여행에 대한 자신만의 여행 글을 쓰게 만드는 것이다. 수없이 많은 여행 에세이와 여행 신간에도 불구하고 정지효 작가의 책은 그렇게 다소곳이 자신의 기억 속 공간을 활자로 옮길 수 있게 힘과 용기를 준다.

이미 봄은 시작됐다. 매화가 활짝 폈고 들판에는 복수초와 변산바람꽃, 큰개불알풀, 꽃마리같은 야생화가 아는 만큼 보인다. 이봄 여행작가 정지효의 발걸음을 따라 여행길에 나서 보자. 일상의 쉼표가 필요한 이들에게 살랑거리는 봄바람에 수줍게 꽃망울을 터트린 남도의 봄을, 바다에서 피어 오른 묵직한 안개가 온 갯마을을 감싸 안는 풍경이 선물처럼 다가올 것이다.







이용환 기자 yh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