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적금'·'도약계좌'까지… MZ세대 '소액적금'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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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희망적금'·'도약계좌'까지… MZ세대 '소액적금' 인기
尹공약, 연 10% ‘1억 만들기 통장’||‘청년희망적금’ 가입 290만명 넘어||청년층 중심 ‘소액 금액’ 적금 인기||금융권도 관련 상품 앞다퉈 출시해
  • 입력 : 2022. 03.21(월) 18:30
  • 곽지혜 기자
연 최고 10%대 금리가 적용되는 청년희망적금이 출시된 지난달 21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은행 여의도영업부점에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뉴시스
'영끌', '빚투' 등 지난해 2030세대를 관통했던 트렌드가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새 정부가 출발선상에 선 시점에서 MZ세대를 위주로 적은 금액을 차곡차곡 모아 목돈을 만드는 '소액적금'이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저소득층을 포함한 다분야 청년층에게 큰 관심을 받은 금융상품으로 연 5%가량 금리를 보장하는 청년희망적금이 인기를 끈데 이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으로 제시된 '청년도약계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청년도약계좌는 만 19~34세의 근로·사업소득이 있는 청년을 대상으로 매달 70만원 한도 안에서 일정액을 저축할 시 정부가 최대 월 40만원을 지원, 10년 만기(연 3.5% 복리) 시 1억원의 목돈을 만들어 주는 금융상품이다.

구체적으로 연 소득 2400만원 이하인 청년은 매달 30만원 한도에서 저축할 수 있으며 정부가 40만원을 지원한다.

연 소득 2400만~3600만원일 경우 본인 납입한도는 월 50만원, 정부지원금은 최대 20만원이며 연 소득 3600만원 초과일 경우 정부지원금은 월 최대 10만원, 연 소득이 4600만원을 넘으면 정부지원금 대신 비과세·소득공제 혜택이 제공된다.

지난달 현 정부가 출시한 '청년희망적금'과 비교했을 때 만기 금액이 크고 소득 기준을 완화, 혜택 대상이 넓어진 것을 특징으로 현재 청년층을 넘어 금융권 등 청년도약계좌에 대한 관심이 치솟고 있는 분위기다.

앞서 지난달 모집을 완료한 청년희망적금은 총급여 3600만원 또는 종합소득 2600만원 이하인 19~34세 청년이 대상이었지만, 청년도약계좌는 소득이 높을수록 정부 지원금이 줄어들어도 소득만 있다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또 청년희망적금은 단리 상품이고 만기에 한 번에 정부 장려금을 주기 때문에 장려금에 이자가 붙지 않지만, 청년도약계좌는 매달 정부 장려금에도 복리로 이자가 붙는다.

가입자들이 판단에 따라 주식형, 채권형, 예금형 등 투자운용 형태도 선택할 수 있다.

이처럼 최근 청년 관련 금융상품이 연이어 출시되는 것은 청년들의 자산 축적이 계속해서 어려워지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주택 등 자산가격은 치솟고 있지만, 저성장사회로 접어들면서 청년의 질 좋은 일자리는 부족해지고 소득도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지난달 21일 출시한 청년희망적금 가입자는 정부 예상치의 7배를 넘은 총 290만명이 가입하며 청년층이 포함된 MZ세대를 위주로 조금이라도 높은 금리를 적용받는 적금 형식의 금융에 관심이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청년희망적금 신청 당시 5부제로 출생년도 별 순차 지원을 받았음에도 선착순 가입에 대한 경쟁과 불평등 논쟁이 심해지자 정부는 지난 4일까지 가입 요건만 충족하면 신청한 청년들을 전원 받아주기로 방침을 바꿨었다.

이처럼 청년들이 고금리 적금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코로나19 이후 심화된 저금리 금융권 분위기가 전환될 수 있음을 의미하고 있다.

실제 광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만 19세 이상 만 34세 이하 청년들의 마이너스 통장 신규 개설은 554건으로 전년보다 123.4%(306건) 증가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이전인 2019년 67건에 불과했던 수치가 2020년에는 248건, 지난해에는 554건 등으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주식과 코인 열풍이 불며 청년 신규 가계대출 또한 평균보다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광주은행의 청년층 가계대출은 지난 2019년 7310건, 2020년 1만4380건, 2021년 2만6448건 등으로 증가해왔으며 신규 가계대출 건수에서 청년층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 15.7%, 2020년 17.7%, 2021년 23.5% 등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신규 적금 건수 역시 6만5184건으로 전년보다 42.3%(1만9369건) 증가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6개월 이내 짧은 기간 동안 N천원에서 1만원까지 적은 금액으로 차곡차곡 쌓아가는 소액적금에 관한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의 경우 이달 초 단기 소액 적금 상품인 '챌린지박스'의 계좌 개설 개수가 상품 출시 석 달 만에 10만건을 넘겨 우대금리 0.5%p를 올려 최대 연 2.5% 금리를 제공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챌린지박스는 목표 금액을 최소 1만원에서 최대 500만원까지 설정해 30일에서 200일 동안 자유롭게 목표 날짜를 정하고 매주 돈을 넣는 상품으로 짧은 납입 기간과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로 2030 MZ세대를 공략하고 있다.

실제로 케이뱅크에 따르면 챌린지박스 계좌 고객 분석 결과 2030 세대가 전체 가입자 가운데 62%로 절반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뱅크 역시 소액 적금 상품인 '26주 적금'이 지난해 말 1000만 계좌를 돌파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2월 말 기준 26주 적금 누적 가입자 수는 1161만좌로, 매주 1000원, 2000원, 3000원, 5000원, 1만원 등 납입 금액을 정하면 매주 해당 액수만큼 늘려 돈을 넣는 적금 상품으로 기본금리 연 2%에 최대 연 0.5%포인트의 우대금리가 붙는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청년들의 자산 증식에 대한 갈증은 오래전부터 있어 왔지만, 특히 코로나19 이후로 양극단에 대한 니즈가 매우 높은 상태였다"며 "그런만큼 정부와 금융권도 청년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관련 상품을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