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사형수' 마지막 길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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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사형수' 마지막 길 떠났다
고 정동년 선생 국민장 영결식 거행||유족·동지 100여 명 민주광장 모여||전남대 노제 후 5·18민주묘지 영면
  • 입력 : 2022. 05.31(화) 18:08
  • 도선인 기자

고 정동년 5·18기념재단 이사장 영결식이 31일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엄수된 가운데 큰아들 재헌 씨가 유가족 대표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고 정동년 5·18기념재단 이사장 영결식이 31일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엄수됐다.

장례는 5·18민주국민장으로 치러졌으며 유족과 민주화 동지 100여 명이 모여 그가 가는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정 이사장의 운구 행렬 입장으로 시작된 영결식은 변재훈 5·18행사위 집행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약력 소개 △조사·조시 낭독 △추모 노래 △유가족 인사 △헌화 및 분향 순으로 이뤄졌다. 박몽구(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회원) 시인이 조시 '깨끗한 민주의 새벽을 위하여'를 헌정했으며 김원중 가수와 광주음악인들이 추모곡을 불렀다.

상임장례위원을 맡은 박석무 전 5·18기념재단 이사장은 조사를 통해 "우리는 1964년 6·3항쟁으로 동지를 맺고 60년이 넘도록 가까운 벗으로 지냈다. 민중운동가인 그대를 다시 만날 수 없다니 허전한 맘을 어떻게 달래야 하냐"며 "고인은 광주의 진실을 밝히는 일에 정성을 다했다. 민주주의가 꽃피도록 노력한 공을 영원히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호상을 맡은 황일봉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장은 "고인은 광주를 대표하는 민주인사로 평생 5·18 명예회복을 위해 헌신하는 일생을 살았다"며 "이제 무거운 짐 내려놓고 영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가족 대표로 인사를 전한 큰아들 재헌 씨는 "지방선거가 끝나고 같이 냉면 먹기로 했는데, 갑작스러운 작별의 시간에 황망할 뿐이다"며 "태산 같은 아버지는 5·18민주화운동이 민주주의 이정표가 됐고 광주시민들이 역사의 주인공이라 말씀하셨다. 그러면서도 살아남은 자의 책임을 다하고자 했다. 전날까지 5·18 행사에 참여하면서 5·18 미래를 고민하던 모습이 떠올라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했다.

영결식 이후 운구 행렬은 5·18기념재단~전남대학교에서 노제를 거쳤다. 장례는 이날 오후 2시 국립5·18민주묘지 2묘역에 안장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당초 고인의 국립5·18민주묘지 안장 사안은 고인이 생전 집시법 위반으로 여러 차례 구속된 전력이 있어 대상심의위원회 심의 대상이었지만, 긴급 서면 심의로 국립묘지 안장이 결정됐다.

고 정동년 5·18기념재단 이사장 영결식이 31일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엄수된 가운데 유족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