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댐 건설로 사라진 지천리 지동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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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댐 건설로 사라진 지천리 지동마을
  • 입력 : 2022. 07.14(목) 15:52
  • 이용환 기자
꿈 속의 고향. 에코미디어 제공


꿈 속의 고향

마동욱 | 에코미디어 | 5만원

"지동마을 사진집은 다시는 볼 수 없는 지동마을을 기억하는 한권의 앨범이다. 25년 전 지동마을에서 일어났던 마을 공동체가 부서져가는 과정을 사진으로 기록한 것이다."

사진집 '꿈속의 고향'은 사진가 마동욱이 장흥댐 건설로 가장 먼저 사라진 마을, 장흥군 부산면 지천리 지동마을의 25년간 변화를 기록한 사진집이다. 마 작가는 지금까지 모두 16권의 사진집을 냈다. 이번 사진집은 유치 수몰마을 사진집으로는 1997년 발행한 '아! 물에 잠길 내고향'과 2020년 발간한 '아! 물에 잠긴 내고향'에 이어 세 번째 사진집이다.

마 작가의 사진은 사회학적 차원과 역사적 차원에서 '기록'이다. 고향 공간에 대한 애정과, 사라지는 고향에 대한 안타까움을 인문학적 서사로 승화시킨 역작이기도 하다.

이번 사진집도 평화로운 농촌의 한 마을이 지상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역사적 사건을 보이는 대로 기록했다. 그러다보니 지금은 사라진 지동마을이지만 그의 사진집 속에는 본래 모습 그대로의 지동마을이 남아 있다.

마 작가는 댐 건설 전부터 댐 건설 현장이 될 지동마을을 수시로 드나들며 마을의 풍경, 마을의 주택과 골목 골목, 마을 사람들, 마을의 문화 등 마을이 파괴되는 모습과 댐 건설 현장 등을 2만여 장의 사진으로 담아왔다. 그 가운데 1200여 장을 추려 기동마을을 재현했다.

댐 건설로 흔적 없이, 철저히 파괴된 고향. 지금은 꿈속에서나마 볼 수 있었던 지동마을을 이번 사진집에 재현시켰다는 저자의 설명처럼 사진집은 아련한 지동마을의 과거가 오롯이 담겨있다.

사진집은 마을 집과 골목, 마을 산소 이장, 마을 사람들, 마을 사람들의 이주와 철거, 댐 준공과 망향제 등 주제 별로 구분됐다.

궁벽의 낙토였던 지동마을이 지혜의 땅, '지동(智洞)'으로 일어서는 과정을 되새기는 김선욱의 글과 한국 동란 때 아픔을 안겼던 기역산의 과거, 언제부터 누가 정착했는가를 찾아가는 여정, 마을의 수호신이면서 영원한 쉼터였던 갓골 정자나무까지 지동의 역사와 마을이야기도 귀중한 사료다.

백수인의 지동마을 사진들에 대한 감상평이나 임용순의 마을사람의 마을 추억담 등 지동마을을 되새기는 귀중한 글도 함께 실렸다.

백수인 시인(조선대 명예교수)의 평처럼 사진집은 아름답고 평화로운 마을의 모습부터 '장흥댐 건설'이라는 사업이 고시되면서부 출렁이기 시작한 민심, 마을 주민들의 이거와 마을 철거까지 과정이 세세하게 담겨 마을의 서사가 어우러진 역사성도 담겨 있다.

한편, 마동욱 작가는 오는 21일 오후 3시 장흥군민회관에서 꿈속의 고향 출판기념회 및 사진전시회를 갖는다. 전시회는 오는 25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개최된다.

이용환 기자 yh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