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와 열하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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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와 열하일기
  • 입력 : 2022. 07.28(목) 11:13
  • 이용환 기자
사진가와 열하일기. 에이지커뮤니케이션즈 제공


박하선 | 에이지커뮤니케이션즈 | 3만8000원



사진가 박하선이 최근 '사진가와 열하일기'를 출간했다. 조선시대 선비 연암 박지원이 쓴 열하일기의 과정을 따라가면서 촬영한 주옥같은 사진과 그에 대한 산문을 곁들인 새로운 시도다.

작가는 이 작업을 위해 10여 년에 걸쳐 압록강 건너 만주지역 일대와 요동벌판, 연경이라 불렀던 북경 일대와 사신단인 연암 일행의 최종 목적지였던 '열하(지금의 승덕)'까지의 과정을 따라가면서 많은 것을 기록했다.

"연암은 가고 없지만 당대의 흔적이 조금이라도 남아있을 때 그 기록을 따라가 보고 싶었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저자는 사신단의 행렬도 아니고, 그 당시처럼 말이나 배를 타거나 도보로 가는 것은 아니지만 시공을 초월해서 독자들과 그 느낌을 조금이나마 공유할 수 있도록 사진 한장 한장에 심혈을 기울였다. 단지 청나라의 풍물을 보고, 느끼고, 체험하는 단순 기행문에서 벗어나 독창적인 문체와 더불어 사실의 언어가 아닌 진실의 언어로 조선의 사회제도를 비판하고 풍자한 연암의 속 마음을 표현해 내는 데도 시간과 정열을 아끼지 않았다.

저자가 찾아간 청석령의 당산나무나 요동벌판의 들머리에 선 백탑, 산해관의 '천하제일관'의 위용, 고북구 장성 등의 모습도 바로 어제 일인 듯 감회가 새롭게 다가온다.

연암의 생각을 단순하게 전달하는데 그치지 않고 작가 나름대로의 생각을 전하고 그에 대한 비판을 가하는 것도 신선한 시도다. 함께 하는 수준 높은 이미지를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를 안긴다.





이용환 기자 yh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