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유기축산 집중…흑염소즙 판매로 농가소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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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축협·산림조합
친환경·유기축산 집중…흑염소즙 판매로 농가소득 ↑
3년째 흑염소 유기축산 방식 고집 해남 하모니농장||국내 최초 유기축산·마이스터 지정||흑염소즙 소비자 호응도 높아||"후계자 유기축산 노하우 전수”
  • 입력 : 2022. 11.08(화) 09:50
  • 조진용 기자

김주영(65) 하모니농장 대표.

국내 최초 유기축산 인증과 농업마이스터로 지정된 흑염소 전문가가 있다. 3년째 해남군 화원면에서 유기축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농업인 하모니 농장 김주영(65)대표다.

하모니농장에서는 280마리의 흑염소가 유기축산 방식으로 사육되고 있으며 김 대표만의 공법으로 염소즙이 판매되고 있다.

김 대표는 흑염소를 활용한 소득을 내기보다 유기축산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하모니농장외에 흑염소 유기축산을 인증받은 농가는 국내에 총 2곳뿐이다. 김 대표의 농장 내에는 흑염소 전문 교육장도 갖춰져 있어 전문교육을 통한 유기축산 실천 농가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땅끝 해남서 흑염소 사육 하모니농장

해남군 화원면 후산리 24 일원. 좁은 농로길 양쪽으로 초록빛을 띠는 가을배추를 농가들이 경운기에 옮기느라 분주하다. 가마마을회관을 지나 이따금씩 들리는 염소 울음소리를 따라가 보니 '하모니농장 안내문'이라고 쓰인 이정표가 눈에 띈다. 이정표를 따라 가보니 어림잡아 200여마리가 족히 넘는 흑염소 떼의 울음소리로 왁자지껄 하다.

김 대표는 지난 2003년 해남군 화원면 가마마을에 귀농해 0.3㏊ 규모 축사를 구축 80마리의 흑염소로 사육을 시작해 현재는 총 280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1년 이상자란 흑염소는 생축 상태로 유통업계에 납품되며 2019년부터는 김 대표가 직접 개발한 2-SB공법으로 해썹(HACCP) 인증을 받은 위생적인 가공공장에서 즙으로 판매되고 있다.

소비자들에게는 흑염소즙이 호응도가 높다. 방부제, 착향료와 보존료 등의 사용이 없고 십전대보탕에 사용되는 원료가 사용돼 흑염소 특유의 잡내가 없기 때문이다.

흑염소즙은 염소고기 세척→10시간 끓인 후 고기 분해→십전대보탕 원료 첨가·14시간 중탕 과정을 거치면 완성된다. 흑염소즙은 100㎖용량으로 낱개 포장돼있어 섭취가 편리한 게 특징이다.

김 대표가 건넨 흑염소즙을 시음해보니 비릿한 맛보다 달콤하고 고소한 맛이 입안을 감돌았다.

흑염소즙은 직거래 50%, 해남 직영 쇼핑몰 해남미소와 네이버 스토어 등에서 50% 비율로 판매되며 연평균 8000만원의 소득을 기록하고 있다.

●유기축산 사육 흑염소

해남군 화원면 후산리 24에 위치한 하모니농장. 하모니농장에서는 흑염소 280마리가 유기축산 방식으로 사육되고 있다.

2019년 김 대표는㈜온누리친환경으로부터 국내 최초로 유기축산 방식으로 흑염소를 사육할 수 있는 유기축산 자격을 받게 됐다. 하모니농장에서 사육되는 흑염소의 특징은 유기축산 방식으로 사육되고 있다는 점이다.

유기축산은 유기농 사료를 사용하고 항생제 사용 없이 가축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일반 사육 면적 3배 수준의 면적에서 자란 축산물을 뜻한다.

하모니농장에는 흑염소를 위한 0.9㏊ 가량의 운동장이 확보돼있으며 1.6㏊ 규모의 유기농 조사료포에서 김 대표가 직접 유기농법으로 조사료를 재배해 급여하고 있다.

당초 평범한 공직자였던 김 대표가 노후 생활 준비를 위해 흑염소 유기축산에 뛰어든 배경에는 빠른 자금 회전율이었다.

김 대표는 "1990년 목포시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정년을 앞두고 한우사육을 계획했으나 신안군 지도읍의 한 흑염소농장을 견학하면서 흑염소를 키워야겠다 결심하게 됐다"며 "한우 사육 시 5년이 지나야 소득이 발생되는데 흑염소는 2년 정도 키우면 본격적으로 소득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목포에 자녀들이 거주하고 있어 근교인 해남에 흑염소 축사를 지어 키워야겠다고 마음먹게 됐다"고 말했다.

노후생활을 위해 흑염소를 사육하기로 결심했지만 처음부터 순탄치만은 않았다. 흑염소에 대한 기본 지식이 없었던 것.

김 대표는 "흑염소를 계층별로 나누지 않고 축사 내 한 공간에서 사육하면 자연적으로 무리를 이뤄 지낼 것으로 생각했다"며 "서열의식이 강한 흑염소의 대표적 특징을 몰라 축사 내에서 연령차이가 많이 나는 흑염소가 먹이를 제때 먹지 못하고 집단 공격을 받는 사례가 발생하기 일수였다"고 했다.

김 대표는 포기하지 않고 흑염소의 특징·사육 지식을 학습하기 위해 각종 교육에 매진한 결과 전국 최초 농업마이스터로 지정되는 성과를 냈다.

김 대표는 "2009년 전남대 한우 사육과정 교육을 1년, 2011년 전남농업마이스터대학교 흑염소 학과 수업을 2년 동안 받아 흑염소에 대한 사육방법·특징들을 터득하게 됐다"며 "2013년에는 농림축산 식품부로부터 농업마이스터로 지정받게 됐다. 일반적인 야생의 흑염소는 1년에 1회 번식을 하는데 교육을 통해 번식계획출산으로 연 1.5회 번식이 가능케해 생산성을 증대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유기축산 비법 집중 전수

흑염소 즙과 생축은 직거래 50%, 해남 직영 쇼핑몰 해남미소와 네이버 스토어 등에서 50% 비율로 판매되고 있다.

하모니 농장은 지난 2015년 농림축산 식품부로부터 현장실습교육장으로 지정받아 흑염소 전문 교육장도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가 습득한 사양관리 기술을 주위 농장주와 후계농들에게 전수하고 있다.

최근에는 흑염소즙 유기가공식품 인증을 추가로 받기 위해 유기농으로 재배한 재료를 확보하기 위한 인증 발급 심사를 받으며 생산 시설을 정비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에 흑염소 유기축산을 인증받은 곳은 하모니농장 외에 단 2곳뿐이다. 앞으로 김 대표는 흑염소 유기축산 확산에 주력할 방침이다.

김 대표는 "한국 축산업의 경우 메탄가스 발생 문제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안이다. 친환경 축산업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꾸준히 유기축산을 실천하겠다"며 "유기축산을 인정받은 흑염소농가는 강원도 1곳, 충북 1곳뿐이다. 유기축산 기술로 흑염소를 사육하는 농가들이 늘어날 수 있게끔 후계자들에게 노하우들을 적극 전수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글·사진=조진용 기자

해남 하모니농장에서 유기축산 방식으로 사육된 흑염소는 즙과 생축으로 판매되고 있다.

조진용 기자 jinyong.ch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