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의 믿음, 산양유 지속 생산으로 답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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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축협·산림조합
"소비자들의 믿음, 산양유 지속 생산으로 답할 것"
6년째 유기농산양유 생산 광양 이레목장 ||광양 백운산 자락서 방목형태 사육 ||산양유·요거트 대형유통업체 납품 ||방목 규모 확대·품질 향상 주력
  • 입력 : 2022. 11.22(화) 10:38
  • 조진용 기자
지난 2016년 광양시 봉강면 부암길 90 부지 일원을 매입 산양 100두를 키우기 시작해 현재 총 200두를 사육하고 있는 권영근 이레목장 대표.

"소비자들의 선택이 곧 유기농법으로 생산됐다는 증표입니다. 꾸준히 유기농 방식으로 산양유를 생산해 소비자들과 신뢰를 쌓아가겠습니다."

전남에서 오직 하나뿐인 유기농 산양유를 6년째 지속 생산하고 있는 축산인이 있다. 광양 이레목장 권영근 대표다.

산양을 이용한 소득에 속도를 올리기보다, 방목 규모 확장을 통한 동물복지 실천에 주력하고 있어 소비자들에게 안전한 먹거리가 지속 공급될 것으로 기대된다.

●방목·유기농 산양유 이레목장

매년 겨울철마다 고로쇠가 집중적으로 나오는 광양시 봉강면 백운산의 울창한 나무들이 가득한 꼬불꼬불한 산길을 차로 20여분 올라 능선에 다다르자 '이레목장'이라고 쓰인 이정표가 보인다. 이정표를 따라 이레목장 초입에 들어서자 산양몰이를 하는 강아지가 눈에 띈다. 강아지를 따라 목장 안으로 들어가 보니 200마리의 산양 울음소리가 울려 퍼지며 사람을 경계하지 않고 반긴다.

권 대표는 지난 2016년 광양시 봉강면 부암길 90 부지 일원을 매입 산양 100두를 키우기 시작해 현재 총 200두를 사육하고 있다.

이레목장의 산양 특징은 착유시간과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항상 방목 운동장에서 생활한다는 점이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거나 우천시를 제외하고는 항상 방목 운동장에서 생활하는 산양 특성 때문에 비타민D 합성이 풍부하게 이뤄지고 있다.

권 대표는 유가공 허가와 HACCP(해섭) 인증을 통해 2016년 12월 유가공 시설을 구축, 산양유와 산양유 요거트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유가공 시설에서 산양유는 착유→저온살균 처리→ 균질·지방 분리 과정을 거치면 제품화된다. 산양유 500㎖·6000원, 산양유 요거트 500㎖ 7500원으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마켓컬리에 납품되며 연평균 4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권 대표가 건넨 산양유를 시음해보니 신맛보다 참기름 마냥 고소함이 입안을 감돌았다.

권 대표가 산양 사육을 선택한 이유는 유년시절 가축을 키워본 경험이 있어서다.

권 대표는 "유년시절 가축동물을 키워보고 싶다는 꿈이 있어 젖소 20마리를 시험 삼아 키워본 경험이 있다"며 "경험을 토대로 젖소를 키워보려 했으나 사육·인허가 등 진입 워런티 제한으로 산양을 택하게 됐다"고 했다.

●선배 조언 아랑곳 산양 고집

이레목장의 산양 특징은 착유시간과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항상 방목 운동장에서 생활 하고 있다.

권 대표는 산양 사육에 앞서 대관령, 철원 등 전국 산양목장을 선진지 견학했다. 산양 사육자들은 권 대표의 도전을 반대했다. 젖소 사육의 경우 원유 구입업체와 농가가 연계돼 판로가 구축돼있지만 산양유는 원유를 구입할 업체가 없어 사육농가 스스로 도생 해야 하기 때문이다.

선배 경험자들의 조언에도 권 대표는 꾸준한 국내 시장경제 성장으로 산양유 소비층이 형성될 것으로 판단, 산양들을 지속 키우기로 결심했다.

권 대표는 "대다수의 목장주인들이 판로가 없으면 도전하지 말라고 충고했지만 국내 시장경제 성장으로 개인 가구 소득이 3만달러 이상이면 누구나 산양유를 구입할 것이라 분석한 게 산양 사육을 포기하지 않은 이유"라고 했다.

그런데 권 대표의 굳건한 결심으로 2년이 지난 2020년 대형 유통시장인 마켓컬리와 신세계강남점에 입점하면서 안정적인 판로가 확보될 무렵 예상치 못한 사고로 산양이 폐사되는 일이 발생했다. 산양유를 짜내는 기계 고장을 인지하지 못하고 산양들에게 사용해 질병이 발생한 것.

권 대표는 "산양 젖을 짜내는 착유기가 일정한 압력으로 작동되야하는데 고장이난 줄 모르고 장기간 사용해 산양들이 유방염증에 걸려 150여마리를 폐사 처분했던 아픈 경험을 겪기도 했다"고 했다.

●고품질 사료 사용 산양유 지속 생산

전남에서 오직 하나뿐인 유기농 산양유를 6년째 지속 생산하고 있는 광양 이레목장.

경험 미숙으로 한차례 산양을 폐기해야 했던 권 대표는 굴하지 않고 동물복지 실현을 위해 방목 규모를 늘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올 겨울 건유기 기간을 활용 5만5000평의 농장 부지중 약 3만평 정도를 방목 운동장으로 확대하기 위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기존 방목 운동장보다 더 넓은 공간에서 산양들이 생활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유기농 산양유를 지속 생산하기 위한 권 대표의 노력은 각종 수상으로 입증됐다. 2019년 친환경축산 대상 기타 축종 부문 장관상과 친환경유기농무역박람회에서 유기농 스타 상품 경진대회의 국무총리상까지 수상했다.

이레목장 외에도 유기농 산양유를 생산하고 있는 곳은 전국에 단 2곳, 해맑은목장과 수암숲속에목장 뿐이다.

흰 우유를 생산하는 일반 젖소는 하루 35리터의 젖을 짜낼 수 있지만 유산양은 하루 2리터만 가능하다.

앞으로 권 대표는 산양을 활용한 소득 증대보다 미래세대들에게 안전한 먹거리 공급을 위해 산양유 제품질 향상에 주력할 방침이다.

권 대표는 "산양들이 어떤 사료를 먹고 어떤 환경에서 자라는지가 산양유 맛을 결정짓는다. 독일에서 수입한 알프스 알고이 산맥의 어린 건초 펠렛 사료와 호주, 이탈리아에서 생산되는 알파파, 라이, 연맥 등 다양한 유기농 풀 사료 등을 섞여 먹이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온라인 쇼핑이 급증하면서 납품 물량을 조절하고 있다. 청결한 목장 상태 유지를 위해 방목장 규모를 늘려 나가면서 꾸준히 유기농 산양유를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산양 사육에 도전하는 후배 낙농인들에게 권 대표는 산양에 대한 사전 지식 습득을 당부했다.

권 대표는 "스위스종 산양은 하루라도 착유를 하지 않으면 염증에 걸려 폐사하고 여름철 모기에 물릴 경우 요마비로 페사, 설사를 할 경우 즉사하는 까다로운 가축이다"며 "산양의 특성과 관리법 등을 사전에 학습한 이후 사육에 도전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권 대표는 동물복지 실현을 위해 방목 규모를 늘리는데 집중하고 있다.올 겨울 건유기 기간을 활용 5만5000평의 농장 부지중 약 3만평 정도를 방목 운동장으로 확대하기 위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글·사진=조진용 기자

조진용 기자 jinyong.ch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