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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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물 위기
  • 입력 : 2022. 12.06(화) 15:26
  • 홍성장 기자
'IPCC'라는 국제 협의체가 있다.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다.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공동으로 설립한 UN 산하 단체다. 1988년 11월 설립됐다. IPCC의 주된 활동 중 하나가 '특별보고서'를 작성하는 일이다. 이 보고서는 유엔협약, 교토의정서, 파리협정 등의 기반이 됐다. 현재 6차 보고서까지 나왔다. 보고서에는 '물'과 관련된 내용도 있다. 가상 시나리오 중 하나로 지구 온도가 2도 오르면 4억1000만 명에 달하는 도시 인구가 추가로 물 부족 문제를 겪고, 현재 지구 인구의 3분의 1이 수인성 질병이나 감염병에 노출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먼 미래의 이야기도 아니다. 유럽은 이미 50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겪었고, 미국 서부지역도 1200년 만에 최악으로 평가되는 가뭄을 겪고 있다. 우리도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49년 만의 최악 가뭄으로 물 부족에 직면해 있다. 광주의 주요 식수원인 동복댐 저수율이 30% 미만으로 떨어졌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광주의 수돗물이 끊길 수도 있다는 경고까지 나오고 있다. 중국 남부지방도 여름부터 시작된 최악의 가뭄이 계속되고 있다.

'IPCC'가 지적했듯 가뭄은 지구온난화의 결과다. 적은 강수량이 가뭄의 직접적 원인이겠지만, 상승한 기온 또한 토양과 대기의 수분 증발을 촉진해 가뭄을 심화시키는 것이다. UCLA 연구진은 '네이처 기후변화'에 발표한 논문의 연구에서 지구온난화와 영향이 없는 상황을 시뮬레이션했고, 그 결과 대가뭄의 요인 42%가 인간 활동에 의한 온난화와 연관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렇듯 기후 위기로 인한 물 부족과 같은 재난재해가 우리에게 큰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위협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우리에게 '탄소중립'이니 '녹색 성장'이니 하는 단어들을 남 일 대하듯 하는 현실이다. 지금의 물 부족이야 당장 물을 아껴 쓰면 넘길 수 있을 지 모를 일이다. 문제는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재해가 일상이 될 날도 멀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미 가뭄과 폭우 등 기상이변은 더 이상 먼 나라의 얘기가 아닌 지금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관심과 탄소 줄이기 등 지구 온난화를 늦추기 위한 우리의 자발적인 참여가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홍성장 기자 seongjang.h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