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곳 폐교… 재정악화로 무너지는 광주 대안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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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올 2곳 폐교… 재정악화로 무너지는 광주 대안학교
오름·다문화 행복학교 문 닫아||광주교육청으로 책임 이관||조례 등 준비 부족 지원 난색||광주시, 1년간 지원 연장키로
  • 입력 : 2022. 12.08(목) 17:47
  • 도선인 기자
광주대안교육기관연대 등이 8일 광주시청에서 '학교밖청소년 교육권'을 보장하라며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미인가 대안학교를 등록시켜 교육청이 관리·감독하도록 한 '대안교육기관에 관한 법률'이 올해 1월 시행됐지만, 재정지원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 마련되지 않아 현장에서는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더욱이 코로나19 등으로 학생 수가 감소하면서 대안학교는 그야말로 벼랑 끝에 서 있다. 학교밖청소년들의 교육받을 권리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8일 광주시와 지역 대안학교 등에 따르면 올해 광주에서 대안학교 2곳이 폐교했다.
먼저 올해 2월 문을 닫은 곳은 도시형 대안학교인 교육공간 오름으로 예술 협동작업을 통한 교육으로 관심을 모았던 곳이다. 뒤이어 문을 닫은 36.5 행복학교는 다문화가정의 학생들을 교육했던 대안학교다.
교육공간 오름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학생 모집이 안 됐다. 일반 학교에 등교하는 횟수가 줄어들면서 퇴학률이 떨어져 대안학교에 학생 유입이 안 됐다"며 "문을 닫을 때 2명의 학생만이 남았고 도저히 학교 운영이 안 될 정도의 상황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당초 미인가 대안학교 지원 기관은 광주시였다.
시는 지난 2014년부터 미인가 대안학교 8곳을 선정해 교사 1인의 인건비와 급식비를 지원해왔다.
이후 올해 1월 '대안교육기관에 관한 법률'이 시행됨에 따라 그동안 지원해왔던 내용을 광주시교육청에 이관하려 했다.
'대안교육기관에 관한 법률'이란 교육청에 등록되지 않은 미인가 대안교육기관을 양성화해 학습자의 학습권과 안전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감독하고자 마련된 법안이다. 광주에서도 여러 미인가 대안학교들이 시교육청을 통해 등록과정을 마쳤다.
이에 광주시는 당초 학교밖청소년지원조례에 따라 지원해왔던 교사 1인의 인건비와 급식비의 내용을 '대안교육기관에 관한 법률'의 담당 기관인 광주시교육청에 넘기려 했다.
하지만 광주시교육청이 해당 법률에 대한 세부 시행령, 조례 등이 준비되지 않았다며 난색을 보이면서 두 기관 사이 '책임 회피' 논란이 생겼다.
교육공간 오름의 졸업생 송희용씨는 "상근교사 1명을 지원하느냐 마냐는 학교 운영을 지속할 수 있냐 없느냐를 결정하는 일이기도 하다. 광주시와 시교육청의 태도는 일반 학교에서 밀려난 학생들을 지자체가 책임지지 않겠다는 소리다"면서 "광주시와 시교육청이 손을 놓은 지금 상황이 계속된다면, 폐교되는 미인가 대안학교는 더 늘어날 것이다"고 말했다.
광주시 지원을 받던 짐검다리배움터 늘품의 문근아 교사도 "'대안교육기관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등록 및 관리·감독업무는 교육감의 소관임을 밝히고 있지만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를 명시하고 있기에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이 분명히 있다"며 "시에서 지원하는 1인의 인건비도 기관 운영비로 쓰이는 게 지금 현실이다"고 말했다.
이어 "아파도 대체인력이 없어서 월차도 쓸 수 없다. 학교밖청소년들의 안정적 교육 환경을 위해서도 2인 이상의 인건비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안학교 관계자들도 목소리를 높였다.
광주대안교육기관연대 등은 이날 광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청과 교육청은 지금 당장 대안교육기관 지원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할 것 △대안교육기관 1인 인건비를 2인 이상으로 증액 지원할 것 △모든 대안교육기관에 무상급식을 지원할 것을 요구했다.
박은영 대안교육협의회 간사는 "관계기관이 서로 책임 소재를 떠넘기는 동안 학교밖청소년들의 교육권리는 침해당하고 있다"며 "광주시는 시혜적 태도로 정책을 1년 연장할 것이 아니라, 교육 현장에서 발생하는 사각지대에 대해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단 광주시는 내년 대상 기관을 공모해 4억9300만원 범위에서 교사 1인 인건비와 급식비를 연장 지원하기로 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대안교육 유관기관 협의체를 통해 교육청에서 관련 조례와 지원 기준 등을 조속히 마련하도록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