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감춰온 여성 과학자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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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감춰온 여성 과학자들의 이야기
  • 입력 : 2022. 12.22(목) 10:43
  • 이용환 기자
사이언스 허스토리. 학고재 제공


사이언스 허스토리

애나 리저 | 학고재 | 2만원

여성 과학자의 이름을 얼마나 알고 있는가. 대부분은 마리 퀴리, 로절린드 프랭클린 정도에서 멈춰버릴 것이다. 그만큼 여성 과학자가 없었던 탓일까. 그렇지 않다. 그 역사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방대하다. '꽁꽁' 숨겨졌을 뿐이다.

신간 '사이언스 허스토리'는 이런 남성 중심의 '히스토리'에 감춰졌던 여성 과학자들의 '허스토리'를 풀어낸다.

고대부터 오늘날까지 여성은 과학이 발전하는 데 절대적인 존재였다. 기록이 남아 있는 최초의 여성 과학자는 메소포타미아 고대도시 국가의 엔헤두안나. 무려 기원전 2285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대제사장으로 연중 제례 운영을 위해 달의 형상에 근거해 제례 달력도 관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여성과학자는 천문학자 마리아 쿠니츠, 마리아 아녜시를 필두로 잇달아 등장했다. 다만 당시에는 남성 과학자의 '조수' 취급을 받았고, 자신의 업적을 인정받기는 쉽지 않았다.

특히 여성의 임신·출산권 보장 문제는 산아제한이라는 이슈와 맞물려 '우생학'과 결합하기도 했고, 인종까지 다 품지는 못했다. 제도적 장벽과 일상의 성차별, 괴롭힘, 학대, 폭력도 일상이었다. 유색인종 여성 과학자에 대한 문이 열린 지는 이제 겨우 몇십년밖에 되지 않았다.

그래도 오랜 기간 고군분투한 '선배' 덕에,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한 리오나 우즈, 해양 핵오염 연구의 새 지평을 연 사루하시 가츠코, '환경 운동'의 대모 레이철 카슨, 최초의 여성 우주비행사 발렌티나 테레시코바, 뉴욕에 흑인 아동발달센터를 설립한 마미 클라크 등 많은 '허스토리'가 완성됐다.

전 세계 천문대에서 하늘을 그리기 위해 밤을 세웠던 여성 계산원, 조국의 원주민을 이해하려고 노력한 고고학자, 새로운 학문을 세워 과학의 얼굴을 바꾼 선구자들까지…, 사이언스 허스토리에 등장하는 모든 여성에게 경의를 보낸다.



이용환 기자 yh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