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관식> 남도의병역사 박물관 건립에 대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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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칼럼
기고·김관식> 남도의병역사 박물관 건립에 대한 기대
김관식 시인·문학평론가
  • 입력 : 2023. 02.02(목) 11:49
김관식 시인
예로부터 호남인은 정의감과 의협심이 강한 행동을 보여 왔다. 임진왜란 때 의병으로 나서 싸웠고, 한말 일본 제국주의 침략에 의분을 참지 못해 의병항쟁에 앞장섰다. 이순신 장군께서 임진왜란 때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호남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라는 말은 호남의 중요성과 호남인의 기질을 한마디로 압축한 말씀이다.

현재 삼한지 테마파크 주몽 드라마 세트장 부지가 있는 영산강변 나주시 공산면 신곡리에 호남인이 숙원이었던 남도의병역사 박물관이 들어선다. 2025년 6월에 완공을 목표하고 진행 중이다. 이미 남도의병역사 박물관의 설계는 국제설계 공모를 통해 당선작으로 독일 주현제 바우쿤스트(Hyunjejoo_Baukunst) 건축사무소의 ‘은유의 장소’를 뽑았는데, 영산강변의 자연환경을 친화적으로 조화를 이루고 국제인 감각을 최대로 살린 설계도라고 한다.

이미 전남도는 남도의병역사 박물관에 전시할 관련 유물, 자료 2694점을 확보해놓았다고 한다. 호남의 의병 활동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관한 자료들이 모두 구비된 박물관으로 계속해서 관련 자료들을 수집하고, 또한 소장자들의 기증을 받아 손색이 없는 박물관으로 꾸며, 앞으로 미래세대들에게 내 고장 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 의병들의 애국애족정신의 산 교육장으로써의 역할이 기대된다. 예부터 나주는 전라도의 중심지였다. 전라도라는 낱말이 전주와 나주의 앞 글자를 떠서 전라도라는 지명이 생겨났듯이 남도의 중심지에 남도의병역사 박물관이 들어선 것은 역사의 중요성을 인식한 결과일 것이다.

남도의병역사 박물관이 들어서는 나주는 역사적으로 영산강과 나주평야가 펼쳐져 곡창지대로 산물이 풍부한 고장이었다. 임진왜란 때 의병장 김천일 장군과 거북선을 만드신 나대용 장군이 태어난 곳이고, 광주학생운동의 진원지이기도 하다.

남도의병역사 박물관은 왜적이 우리 땅을 짓밟을 때, 내 고장 내 나라를 자키기 위해 목숨을 내걸고 싸운 의병들의 애향애국정신을 기리고 그 정신을 이어받기 위한 역사 교육장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앞으로 계속해서 의병관련 유물이나 자료들이 박물관에 전시되도록 더 많은 자료를 수집 전시하는데, 호남인 모두가 다 같이 협조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첨단 전자과학 기술과 인근의 일제강점기 일본이 남긴 침략 현장과 연계한 명실교육 생생한 역사교육의 장이 되어야 할 것이다.

구한말 나라를 잃고 나라를 되찾기 위해 자발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의병활동에 참가하여 일본 경찰과 맞서 싸웠다. 그리고 일제강점기 동안 나라를 되찾기 위해 상해임시정부를 세우고 독립군들을 일본의 침략에 꾸준히 항전했었다. 그런 반면에 민족을 배신하고 일본 침략자들의 앞잡이 노릇을 하며, 호리 호식하는 약삭빠른 사람들도 많았다. 이런 사람들이 높은 자리를 차지하거나 많은 재물을 모아 떵떵거리고 후손들까지 기회주의 습성을 대물림했으나 척결하지도 못하고 흐지부지 넘어갔다. 이런 몰염치한 사람들은 어느 시대건 있어왔다. 자기밖에 모르는 극도의 이기주의자들이 바로 나라의 힘을 약하게 하는 암적인 족속들이다. 따라서 이런 이중인격자들이 많은 사회는 남의 나라의 먹잇감이 되고 마는 것이다.

남도의병 역사박물관은 이런 몰염치한 사람들에게 인간다움을 가르치는 뿌리 교육의 장소이다. 평화를 사랑하고 애국애족을 생활하며 살아온 의병들과 일제강점기 독립투사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들은 한민족으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떳떳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남도의병역사 박물관이 들어서는 자리는 바로 일제강점기 우리나라의 지하자원인 금을 수탈해갔던 폐광이 된 덕음광산이 있던 곳이다. 현재까지 장항제련소를 광석을 실어 나르기 위해 파놓은 산을 관통하여 영산강변까지 지하 바위굴이 그대로 남아 있고, 폐광은 금강토굴이라고 하여 젓갈을 보관하고 판매하는 시설로 이용하고 있다. 그리고, 과거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거주하며 자기네 나라 신을 모신 신사가 박물관 주차장 부근에 있었다고 전한다.

따라서 단순히 남도의병역사박물관의 설계가 영산강의 환경과 조화를 이루도록 설계해 국제적인 감각을 살렸다고 하지만, 외형 못지않게 내실이 있어야 한다.

일제 강점기 일본 침략을 실증할 수 있는 인근의 침략 유적, 유물을 복원하여 관람할 수 있도록 연계하고, 내부에 첨단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기록영화 상영관이나 당시의 역사를 증언하는 사람들의 사진 및 영상 자료. 관련 도서 등을 두루 비치하여 당시의 상황을 생생하게 관람할 수 있는 그야말로 다목적의 미래세대를 위한 주민들은 물론 우리 국민의 산교육의 장소로 알찬 박물관으로 꾸며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