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부족 전남대병원 필수의료 레지던트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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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건강
인력 부족 전남대병원 필수의료 레지던트 늘어
●2023 전남대병원 전공의 채용 결과 발표
인턴 정원 2년 연속 확보에 성공
산부인과 등 필수의료 채용 늘어
지역 문제였던 소아과도 2명 채용
타대학 전공의 비율 2배 이상 급증
  • 입력 : 2023. 02.07(화) 12:32
  • 노병하 기자 byeongha.no@jnilbo.com
전남대학교병원 전경.
크고 작은 인력부족에 시달리던 전남대학교병원이 한숨을 돌렸다. 특히 그동안 공석이었던 필수의료 전공의도 채용에 성공하면서 힘차게 한해를 출발 할 것으로 보인다.

7일 전남대병원(병원장 안영근)에 따르면 2023년도 전공의 모집 결과 인턴 정원은 94명을 모두 채웠으며, 레지던트의 경우 81명 정원에 69명을 뽑아 85%의 채용률을 기록했다. 이는 2년 연속 인턴 정원을 모두 채운 것은 물론 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등 필수의료과 레지던트 채용도 늘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결과라고 볼수 있다. 수도권 일부 대형 병원들도 인턴 미달 사태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의 대학병원이 인턴 정원을 2년 연속 채운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이번 채용으로 전남대병원은 순천성가롤로병원, 여수전남병원, 여천전남병원 등 3곳의 파견병원(자병원)에도 인턴을 모두 보낼 수 있게 됐다.

또 레지던트의 경우 전국적으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흉부외과, 외과 등 필수의료과 모두 합격자가 나왔다. 무엇보다 그동안 지역의 문제로도 부각됐던 소아청소년과에 2명이 채용된 것은 주목할만한 일이다. 해당 과는 지난해 단 한명도 뽑지 못해 의료공백에 대한 우려가 컸다.

이번에 채용된 전남대병원의 필수의료진은 △소아청소년과 2명(정원 4명) △산부인과 5명(정원 5명) △흉부외과 2명(정원 3명) △외과 2명(정원 5명) 등이다. 이 중 산부인과는 지난해보다 정원을 2명 더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2년 연속 정원을 모두 채웠다.

이처럼 전남대병원 전공의 채용이 늘어남에 따라 필수의료과의 의료인력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턴은 지난 2020년(75명)에 비해 무려 19명이 증가해 인턴을 마친 후 레지던트 지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흉부외과도 지난해보다 1명이 늘어난 2명을 채용하는 등 기피과로 분류됐던 필수의료과도 예년에 비해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전남대병원 산부인과 류현경 교수는 “전공의 상급연차가 충원되면서 업무에 대한 분담이 잘돼 있는 것은 물론 당직 촉탁의가 있어서 당직근무에 대한 부담이 없는 등 예전에 비해 수련환경이 좋아진 것이 선호진료과로 바뀐 이유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남대병원 전공의 채용이 이 같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던 것은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수련시스템은 물론 채용 과정에서 기존 틀을 과감하게 깨고 혁신적인 채용시스템을 도입한 것이 주효했다.

지난 2021년 레지던트 채용 면접 때부터 국립대병원 중 최초로 면접위원 중 절반을 타대학 의과대학 교수로 위촉해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였다.

또 2주마다 평가하는 인턴 성적을 전산화하는 등 성적처리 시스템도 대폭 개선했다. 뿐만아니라 전남대병원 교육수련실에서 수시로 전공의들과 간담회, 개개인별 인터뷰 및 설문조사로 소통한 결과 최신식 스터디카페 및 휴게실이 갖춰진 전공의 당직실을 추가로 조성해 수련환경을 개선하는 등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 2021년엔 11.5%에 불과했던 인턴의 타대학 출신 비율이 △2022년 24.2% △2023년 25.3%로 두 배 이상 껑충 뛰었다. 전공의 채용시스템이 바뀌자 광주지역은 물론 서울 및 부산, 강릉 등 전국의 의과대학 졸업생들이 전남대병원에 지원한 것이다.

주재균 교육수련실장(외과 교수)은 “2년 전부터 채용시스템과 전공의 수련환경을 대폭 바꾼 결과 조금씩 성과가 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레지던트 공정 채용 보장이 곧 인턴 지원 급증으로 이어진 만큼 앞으로는 정원을 채우지 못한 진료과의 충원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안영근 병원장은 “이번엔 다행히 필수의료 쪽의 인원이 채용됐지만, 앞으로 지속될 것이라 장담할수 없다”면서 “병원에서 지원을 권유하는 것도 한계가 있는 만큼 소아과 등 필수의료이지만 지원자가 적은 곳은 전북처럼 지자체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바람을 표명했다.

전북은 지난해부터 정부 육성지원과목인 필수의료과 레지던트에게 매월 100만원의 별정(격려) 수당 지급과 동시에 자체적으로 인재양성사업을 통한 육성수당을 지급할 예정이다.
노병하 기자 byeongha.n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