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끝 사람들이 담아낸 일상의 소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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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끝 사람들이 담아낸 일상의 소중함
송종리 마을 사람들
최정수 외 | 천년의시작 | 1만6000원
  • 입력 : 2023. 02.09(목) 10:13
  •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
송종리 마을 사람들.
땅끝 해남 송종리 사람들이 시인이 됐다. 그곳엔 마을 사람들 모두 음유 시인이 되기에 넉넉한 저녁노을이 있다. 땅끝 앞바다에 인생의 고달픔을 삼켜온 송종리 주민들이 저마다 이야기를 풀어냈다. 투박한 팔뚝을 내보이는 김미경 아짐은 단 넉 줄에 세상과의 팔씨름을 풀어냈다. 팔뚝만큼은 꿋꿋하고 드세도 세상과의 씨름은 팔이 아니라 뚝심으로 하는 거란다. 세월 가득한 얼굴의 박공심 할매는 마음만은 꽃다운 새색시 고백한다. ‘송종리 마을 사람들’은 시집 전문 출판사 ‘천년의시작’에서 나온 첫 사진집이다.

1985년 KBS TV문학관에 ‘행려자’라는 극본이 뽑히면서 글 쓰는 일이 천직이 된 전직 경찰관 박병두 작가. 공직생활을 그만두고 해남으로 귀향한 그는 그곳에서 작가 레지던스 ‘인송문학촌 토문재’를 열었다. 박 작가 주도로 묶어낸 ‘송종리 마을 사람들’은 인송문학촌 토문재의 입주 작가들을 비롯해 해남 출신의 공직자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들의 해남 관련 이야기가 담겨있다. 이 중에서도 가장 빛나는 지점은 해남군 삼산면 송종리 마을 주민들의 솔직한 시편과 일상의 순간을 담아낸 사진들이다. 독자들은 이들의 살아 숨 쉬는 생생한 글들을 통해, 마치 송종리 마을로 긴 여행을 떠난 듯한 정취에 젖어 볼 수 있을 것이다.

‘행려자’라는 극본 입선 이후 1987년 순경으로 경찰에 입문한 박병두 작가는 1990년 ‘문학세계’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1992년 ‘월간문학’을 통해 수필가로, 1996년 ‘문학세계’를 통해 다시 시인으로 등단, 1998년에는 첫 장편소설 ‘유리 상자 속의 외출’을 내놓았다. 2015년 경찰 퇴직 이후 후배 양성을 위해 사재를 털어 해남에 인송문학촌 토문재를 열었다. 2022년 2월부터 입주 작가들의 입소가 시작됐다. 이는 해남에서 인문정신을 회복시키겠다는 박작가의 포부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