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대학종합병원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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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지역 대학종합병원에 대한 단상
노병하 사회부장
  • 입력 : 2023. 02.19(일) 17:23
노병하 부장
얼마 전 전남대학교병원에 소아과 레지던트 2명이 들어왔다. 이 이야기를 해주던 수련교수의 표정이 어찌나 밝던지.

그도 그럴 것이 지역 병원에 소아과는 진작에 지원자가 씨가 말랐다. 산부인과도 마찬가지다. 돈 되고 환자 많은 내과는 바글바글하다.

전남대병원 2023년도 전공의 모집 결과 인턴 정원은 94명을 모두 채웠으며, 레지던트의 경우 81명 정원에 69명을 뽑아 85%의 채용률을 기록했다. 특히 그동안 지역의 문제로도 부각됐던 소아청소년과에 2명이 채용된 것은 주목할만한 일이다. 해당 과는 지난해 단 한명도 뽑지 못해 의료공백에 대한 우려가 컸다.

좋은 병원은 ‘지역민의 건강’과 ‘삶의 질’로 직결된다. 필수 의료진 역시 지역의 복지의 척도다. 그런데 언제까지 대학병원 자체에게만 맡길 것인가. 여기에서 필수 의료진이 탄생되지 않으면 외부에서 내려오기를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 그럴 바엔 지원자가 생기도록 우리의 세금을 쓰는 것은 어떤가.

필수 의료진이란 꼭 있어야 하는 의료진을 말한다. 이런 의료진 확보를 위해 세금을 쓰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마침 전북에서 이러한 일을 하고 있다니, 우리도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대접도 해주지 않으면서 책임만을 바라는 것은 정말 이기적인 마음이다.

첨언하자면 ‘대학종합병원’이란 단어는 광주와 전남에서 엄청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전남대학교병원과 조선대학교병원이 없다면 지역민들은 크고 작은 병이 생길 때마다 서울로 올라가야 한다. 더욱이 이 두 병원은 지역의 의료 공공사업의 핵심이기도 하다. 감염병이 발생하면 이 두 병원이 제일 먼저 준비를 하고, 대형 사고가 발생해도 이 두 병원이 우선적으로 나선다.

전남대병원이야 국립이다 그렇다 치더라도 조선대병원은 사립임에도 많은 것을 책임진다. 실력도 출중하다. 지면에 옮기기 벅찰 만큼 다양한 수상들을 했고 ‘명의’로 불리는 의사들도 많다.

그럼에도 지역의 많은 중환자들은 서울로 간다. 왜냐고?

병원이 너무 오래됐기 때문이다. 서울지역 병원들이 화려하고 깔끔하고 변신할 동안 지역 대학 종합병원들은 많은 것들을 등에 지고 앞으로만 나아갔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득은 투자와 연결된다. 그런데 이 두 병원은 이득을 투자로 연결할 만큼의 여유가 없다. 전혀 이득이 나지 않는 과나 병동도 운영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앞으로도 이 두 대학병원들이 지역민을 위해 더욱 헌신할 수 있도록, 지자체와 시민들이 나설 필요가 있다. 어차피 본질은 지역민의 건강을 위해서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