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만세운동, 선열의 숭고한 뜻 되새긴다”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문화일반
“3·1 만세운동, 선열의 숭고한 뜻 되새긴다”
수피아여고 등서 만세운동 재현
광주3·1운동 기념회, 10일 개최
1천여명 참가 독립정신 되살려
“호남 만세운동, 광주정신 지주”
  • 입력 : 2023. 03.08(수) 13:06
  •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
광주 3·1만세운동 기념사업회가 마련한 광주3·10독립 만세운동 재현행사에서 수피아 여고 학생과 시민들이 만세운동을 재현하며 애국선열의 발자취를 되새기고 있다. 광주 3·1만세운동 기념사업회 제공
1919년 3월 10일. 당시 본정통이라고 불렸던 광주천변 장터(현 충장로)에 1000여명의 시위대가 몰려 들었다. 앞서 1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발화돼 전국으로 확산됐던 3·1만세운동이 광주에서도 번진 것이었다. 충장로 일대를 행진하면서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 독립 만세를 불렀던 이날 시위를 주도한 사람들은 양림동에 거주하던 기독교인과 기독교계 학교였던 지금의 숭일고와 수피아여고 학생들이었다. 현재 서석초등학교의 전신인 광주보통학교 졸업생과 지금의 자연과학고 전신인 광주 농업학교 졸업생들인 20대 전후의 지역 지식인도 행렬에 동참했다.

노성태 남도역사연구원장은 당시 상황을 "그때 수피아 여학교 학생의 전체 학생 수가 30여명인데 전원이 참여했고 30여명 중에 20여명이나 재판을 받았다"고 말한다. 특히 당시 수피아 2학년에 재학 중이던 윤형숙은 수피아에서 광주우체국 앞까지 만세운동을 벌이다 출동했던 일본 기마병이 내리친 칼에 왼팔이 잘렸다고 한다. 왼팔이 잘리자 오른팔로 태극기를 집어들고 또 만세를 부르다가 결국 체포된 그는 재판장에서 일본 재판관이 이름을 묻자 ‘나는 피 흘리는 계집 윤혈녀’라고 답했다고 한다. 왼팔이 잘리면서도 태극기를 들었던 윤형숙 열사는 ‘제2의 유관순’, ‘남도의 유관순’이었다.(노성태 남도역사연구원장)

3·1만세운동 제104주년을 기념하고 광주에서 폭발적으로 일어났던 광주3·10독립 만세운동을 재현하는 행사가 10일 오후 1시 30분부터 광주 수피아 여고와 3·1만세운동길, 부동교(옛 작은 장터)에서 개최된다.

광주3·10독립 만세운동은 10년 뒤 광주학생독립운동으로 계승, 발전됐던 광주의 자랑스런 역사였다. 당시 인구가 1만여명에 불과했던 광주에서는 3·1 만세 시위에 1000여명이 참여했고, 수백명이 체포돼 104명이 재판을 받았다고 한다. 여기에는 숭일학교 학생 24명과 수피아 학생 20명, 농업학교 6명, 보통학교 학생도 포함됐다. 양림동은 호남 만세운동의 교두보이면서 발상지인 셈이다.

광주3·1운동 기념사업회가 주최하는 이날 행사에는 기념행사와 더불어 시민과 학생 등 1000여명이 참여하는 만세행진이 열린다. 문화행사로는 수피아 여고 학생회에서 준비한 만세궐기 퍼포먼스와 양림동 주민들로 구성된 시민거리극 ‘3·1만세운동의 불씨가 되어(120년전 근대역사문화마을 양림동 이야기)’가 마련된다. 수피아 여학교에서는 1919년 3월10일 광주만세운동의 맨 앞에서 만세운동을 이끌다 일본헌병에게 왼팔이 잘려나간 당시 수피아여학교 윤형숙 열사의 후손에게 수피아 여학교 명예졸업장을 수여한다.

120년 역사의 양림동을 지탱해 온 수피아 여학교는 당시 만세운동으로 구속되거나 재판을 받았던 23명의 독립운동가를 배출하고, 1937년 신사참배 거부로 폐교를 당하는 아픔을 겪은 학교로서 이 기념행사를 통해 선배이자 독립운동가의 애국정신을 기리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만세행진은 대형 태극기를 필두로 시민, 학생들이 당시의 치마저고리를 입고 수피아여고 만세운동 기념동상 앞에서 출발해 거사 5일전 독립운동을 모의했던 광주 만세운동의 발상지 남궁혁 장로의 자택을 지나 전교생이 만세운동에 가담해 25명이 투옥된 독립운동의 산실 옛 숭일학교터와 양림동의 상징적인 양림오거리, 양림교와 천변우로, 부동교까지 이어진다.

부동교에서는 천변을 뒤덮은 태극기 퍼포먼스와 만세삼창, ‘우리의 다짐’을 통해 부동교 아래에서 처형된 기삼연 장군, 대구형무소에서 처형된 심남일 장군을 비롯한 40여명의 호남의병장들, 김복현 선생을 비롯한 양림동의 기독인들과 학생독립군들의 정신을 되새길 계획이다.

광주3·1만세운동 기념사업회 이상희 상임대표는 “양림동은 호남 만세운동의 교두보이자 발상지로써 민족자존의 자주독립을 외친 항쟁지이면서 5·18광주민중항쟁으로 이어지는 광주정신의 지주 역할을 해온 곳”이라며 “이번 행사를 통해 애국선열들의 숭고한 발자취를 되새기며 넋을 기리고 나라사랑의 정신을 일깨우는 뜻 깊은 행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