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빵집 '빵과장미', 여성의 날 기념행사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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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광주 빵집 '빵과장미', 여성의 날 기념행사 '눈길'
서수민 대표 3년째 행진 진행
1908년 여성참정권 구호 기원
  • 입력 : 2023. 03.08(수) 16:14
  •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
지난해 베이커리 ‘빵과장미’가 3월8일 세계 여성의날을 맞아 피켓 거리행진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이학영 사진작가 제공
광주 동구 충장로에 위치한 베이커리 ‘빵과장미’는 1908년 미국 여성 노동자들이 우리에게 빵과 장미를 달라 외치며 참정권과 근무환경을 요구한 시위에서 따온 이름이다. 태생적(?) 기원 때문일까. 세계 여성의날인 매년 3월8일이 되면 서수민 ‘빵과장미’ 대표는 ‘여성’을 외치기 위해 가게 문을 닫고 거리로 나선다.

서씨는 8일 올해 여성의날을 기념하기 위해 거리행진을 진행했다. 오후 6시부터 30분간 드레스코드 ‘장미’에 맞춰 입고 20여명의 참가자와 5·18민주광장으로 이어지는 충장로 일대를 행진한 것. 올해 주요하게 낸 목소리는 △남녀 동일노동 동일임금 △차별금지법 제정 등이다.

올해는 코로나도 잠잠해져 행사 규모를 더 키웠다. 오는 11일까지 기념주간으로 정해 ‘저항과 돌봄: 여성의 언어로 다시 쓰는 자본주의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대안’이라는 주제로 강연(11일)을 연다. 다른 단체들과 연대 이벤트도 준비했다. 충장로 ‘광주 삼합’이라 불리는 독립서점 ‘소년의 서’와 광주극장에서 11일까지 각각 방문 도장을 받으면 장미 또는 1000원 할인권을 받을 수 있다.
베이커리 ‘빵과장미’를 운영하고 있는 서수민 씨. 이학영 사진작가 제공
빵집에서 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것과 관련해 서씨는 “우리 가게에서 ‘빵과장미’라는 구호로 빵을 만들고 판매하니깐, 여성의날에 무언가는 해야 하지 않을까 고민했다”며 “차별과 혐오에 대항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누군가 용기를 내 나선다면 달라진 나를 만나고 작은 해방감을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분이 여성 권리가 많이 향상됐다고들 말한다. 오히려 여성으로 받는 혜택이 더 많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면서도 “여전히 수치적으로 남녀 임금 격차가 벌어져 있는 통계가 있다. 객관적 지표가 그런데, 사회적으로 부당한 처사에 대해 최소한의 공유를 하고 싶다”고 지적했다.

베이커리 ‘빵과장미’는 여성의 목소리만 내는 빵집은 아니다. 비건을 지향하기 위해 동물성 원료 사용을 자제하고 천연발효 빵을 만든다. 또 쓰레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제품을 개별포장하지 않는다. ‘빵과장미’가 정한 세계 여성의날 기념주간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페이스북 ‘Bread N Rose’를 확인하면 된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