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칼럼>변칙의 시대, 투자정석은 ‘지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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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칼럼>변칙의 시대, 투자정석은 ‘지켜 보기’
송호 경제 칼럼니스트
  • 입력 : 2023. 03.23(목) 10:03
송호 경제 칼럼니스트
불과 10여 일 사이,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쳐은행 등이 파산했다. 유럽의 크래딧스위스(CS)은행은 유동성 위기에 몰려 피인수 됐다. 새로 찾아온 봄, 세계 경제는 매서운 눈보라가 몰아치고 있는 형국이다. 인플레이션이 안정되기도 전에 터진 파산으로 세계 경제 또한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상황으로 돌변했다.

이제 미국 연방준비은행은 현재 최대 과제인 인플레이션을 안정시키기 위한 고금리 정책을 지속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중단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야말로 진퇴양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서는 금리를 더 올리고 장기간 고금리를 지속해야 하는데 그럴 경우 기업의 연쇄도산과 은행의 파산 사태가 어디까지 번질지 알 수 없다. 금리인상을 멈추고 다시 양적완화(돈풀기)를 했을 경우도 이미 진행 중인 인플레이션이 가속 돼 수 많은 사람들의 삶을 무너뜨릴 수 있다.

아마도 연준은 금리를 소폭 인상하거나 동결하고 변칙적인 방법으로 위험에 빠진 은행이나 기업들에게 유동성을 공급해 줄 가능성이 큰 것 같다. 이미 연준은 은행 등이 소유한 미국 국채를 담보로 맡기면 예전에 매입했던 가격으로 대출을 해주는 정책을 급히 만들어 냈다(금리가 오르면 과거 매입한 국채 가격은 하락한다.) 이것은 하나의 예시일 뿐이고 급한 불을 끄기 위해서 이런저런 변칙을 동원한 유동성이 다시 공급 된다면 이제는 막강했던 미국 달러의 위상도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 달러 패권에 맞서는 금값이 사상 최고치에 근접해 있고 비트코인이 단기간에 40%포인트 가까이 상승한 것이 그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지금은 과거 2008년 금융위기 때와 얼마전 코로나 위기 때처럼 막대한 양적완화를 통해 위기를 극복했던 시기 하고는 다른 상황에 처해 있다. 그때는 인플레이션이 없었지만 지금은 저금리(양적완화) 때문에 발생된 50년만의 역대급 인플레이션의 정중앙에 서있다. 이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미국을 포함한 한국의 경제 상황도 인플레이션을 넘어 최악의 스태그플레이션을 맞을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 정부와 연준이 적절한 해법을 마련한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세계 경제에 대공황의 쓰나미가 덮치는 장면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성급한 판단일지 모르지만 지금은 고위험 투자를 피하고 자산을 안전하게 분산시킨후 잠시 지켜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자산시장은 매일 열리고 투자자의 수중에 투자할 자금만 남아있다면 언제든 기회는 항상 열려 있다. 굳이 컴컴한 먹구름을 보면서 길을 떠날 필요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