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 92-3> 농경 유적 ‘대규모 취락 문화’·장고분 등 다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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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이슈 92-3> 농경 유적 ‘대규모 취락 문화’·장고분 등 다양
● 광주지역 마한 관련 문화유산
신창동 유적, 국가 사적으로 지정
비아·하남·동림 등 취락도 주목
6세기 말기 장고분, 광주 중심 분포
“亞문화 구심점, 마한 세계화 기대”
  • 입력 : 2023. 03.26(일) 18:48
  • 김해나 기자 haena.kim@jnilbo.com
광주지역 마한 관련 지정·비지정 문화재 현황. 광주시 제공
광주에는 농경 중심의 취락·생산(가마, 제철)·영산강 교역 등이 이뤄진 ‘고대도시’ 형태의 마한(馬韓) 생활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취락 문화’, ‘장고분’ 등은 광주지역 마한 문화유산의 주요 특징으로 꼽힌다.

26일 광주시가 호남문화재연구원에 의뢰한 ‘광주시 마한역사문화 정비·활용 계획 수립 용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영산강 유역을 중심으로 광주시와 전남도 11개 시·군에 분포한 마한 관련 역사 문화 유적은 620개소다.

이중 국가·지방 지정 관리 유적은 64개소로 전체 10.3%에 해당하고 분묘 유적이 55개소(85.9%)로 가장 비중이 높다.

광주시에 있는 마한 연관 유적은 103개소(16.6%)로 나주(155개소·25%)에 이어 두번째로 많지만, 이중 지정 문화재는 5개소로 7.8%에 불과하다. 광주의 취락 문화 위주 마한 유적은 지상에 노출되지 않아 가치가 저평가됐고, 도시화 과정에서 건설 공사로 멸실된 사례도 많다.

광주의 대표적인 마한 관련 유적은 신창동 유적, 월계동 장고분, 명화동 장고분 등이다.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제375호)으로 지정된 신창동 유적은 광산구 신창동 512-1번지 일대로, 총면적이 26만715㎡에 달한다. 이곳은 기원전 1세기대에 형성된 대규모 농경 유적으로 알려진 곳이다. 벼농사를 기반으로 하는 생산·생활, 무덤의 실상을 알려주는 거대한 복합 농경 부지로 평가받았다.

신창동 유적은 한국 고고학을 이끈 김원룡 선생이 1963년 옹관묘를 발굴하며 최초로 알려졌다. 이후 1992년 국도 1호선 도로개량공사에 따라 국립광주박물관이 수행한 긴급 조사로 발굴됐다.

특히 1995년 이후 1997년까지 본격적으로 이뤄진 저습지 조사에서 대형 기둥 위에 세워진 수변 건물과 농기구 등 목제품, 현악기, 베틀, 수레바퀴 등이 출토됐다.

수차례 조사를 통해 신창동 일대는 마한 시기 생산과 생활, 분묘가 결합한 대단위 복합 유적임이 밝혀졌으며 마한 주거와 생산 문화의 실체에 한발 접근할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우리나라 최초 저습지 유적으로 학술·문화적 중요성이 인정돼 1992년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됐다.

또 비아동 유적, 행암동 유적, 신창동 유적의 마한 가마 발굴 조사를 통해 토기 생산과 유통 문화를 확인했다.

이 밖에도 3세기 중반 형성된 취락지구인 하남지구, 영산강·황룡강 수계를 따라 형성된 취락·생산 복합유적인 평동지구, 고분과 마을이 함께 확인된 대형 취락지인 동림지구 등이 광주에서 확인된 대규모 마한 유적지로 꼽힌다.

광주지역 마한 고분은 6세기 마한 말기에 형성된 장고분이 대표적이다. 광주를 중심으로 분포하고, 온전한 형태를 갖췄다는 특징이 있다.

광주시 지정 문화재인 월계동 장고분은 1992년 해당 지역이 첨단과학산업단지로 조성되는 과정에서 주목받았다.

무덤의 구조와 형태는 일본 전방후원분과 유사하지만 당시 광주의 독창적인 마한 문화를 보여주는 유물이 출토돼 학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또 다른 시 지정 문화재인 명화동 장고분은 광산구 명화동 175번지 일대에 있다.

광주시는 사료 부족과 연구 미비로 소외됐던 마한의 가치를 ‘고대사의 뿌리’로 재조명하고 마한 역사를 세계화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광주·전남지역 마한은 6세기 초까지 독자적 세력을 유지하며 독특한 문화를 영위해왔고, 타 지역과 차별화된 문화유산을 가졌다”며 “광주가 1시간 이내 아시아 주요 도시들과 교류할 수 있는 아시아문화의 구심점인 만큼 고대 마한의 역사 문화를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세계화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해나 기자 haena.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