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산불 걱정 덜어주는 천금같은 '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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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산불 걱정 덜어주는 천금같은 '단비'
6일까지 광주·전남 최대 100mm
건조 해소로 산불 억제 도움 예상
5일 기준 동복댐 저수율 0.08%↑
“가뭄 해갈, 최소 200㎜ 비 내려야”
  • 입력 : 2023. 04.05(수) 18:13
  • 강주비 기자 jubi.kang@jnilbo.com
광주 시민들이 동구 옛전남도청 인근 횡단보도에서 우산을 쓰고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나건호 기자
“이게 얼마만의 제대로 된 비야! 더 내려라 더!”

극심한 가뭄과 산불 피해를 겪은 광주·전남에 단비가 내렸다. 가뭄 해갈 및 산불 억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완전한 가뭄 해소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입장이다.

5일 낮 최악의 가뭄 사태를 겪고 있는 광주에 추적추적 빗방울이 떨어졌다. 하늘은 어두컴컴하고 습한 기운이 몸을 감쌌지만, ‘제한급수 위기’에 매일 마음 졸이던 시민들은 오랜만에 내린 많은 비가 그저 반갑기만 한 표정이었다.

남구에 거주하는 시민 황모(44)씨는 “매일 저수율이 낮아지고 있다는 문자를 받아서 걱정이 많았는데, 굵은 비가 내리는 모습을 보니 조금 마음이 놓인다. 비가 이렇게 반가울 수가 있나 싶다”며 웃음 지었다.

또 다른 시민 박지영(28)씨는 “우산을 챙겨 밖으로 나오는 게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 그동안 잠깐씩 비가 왔던 날도 있지만, 대부분 ‘가랑비’ 수준이라 가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소식을 듣고 실망했는데 오늘은 조금 (가뭄 해갈을) 기대해봐도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모처럼 내린 비는 대형 산불이 이어지고 있는 전남 지역에도 희소식이었다. 지난 3일 함평과 순천에서 발생한 산불은 축구장 875개 면적에 달하는 625㏊를 태우고 이틀 만에 꺼졌다.

전남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는 “전날부터 비가 내리면서 산불은 완전 진화됐다”며 “비로 인해 대기 건조가 해소돼 산불 억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행히 비는 하루 더 내릴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부터 6일까지 광주·전남에 최대 100㎜의 비가 내릴 예정이다. 이날 오후 1시 기준 전남동부남해안은 시간당 10㎜ 내외의 비가 쏟아지고 있으며, 광주와 그 밖의 전남지역을 중심으로 시간당 1㎜ 내외의 약한 비가 산발적으로 내리고 있다.

전날 오후부터 이날 오후 1시까지 지역별 누적 강수량은 △진도 126㎜ △완도 123.9㎜ △보성 113.0㎜ △장흥 117.5㎜ △해남 96.5㎜ △강진 102.0㎜ △신안 79.5㎜ △광주 45.3㎜ △여수 88.5㎜ 등이다.

기상청은 6일까지 광주와 전남 서부에 10∼50㎜, 전남 동부에 20∼8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전남동부남해안과 지리산 부근 등에도 100㎜가량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오후부터 점차 잦아들면서 저녁에는 대부분 지역에서 비가 그칠 예정이다.

저수율은 소폭 상승에 그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동복댐 저수율은 18.4%, 주암댐은 17.8%다. 비가 내리기 전인 지난 4일 0시 기준 동복댐 18.32%, 주암댐 17.6%와 비교해 각각 0.08%, 0.2% 상승한 수치다.

광주상수도사업본부는 단비에도 불구하고 의미 있는 수준의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같은 100㎜라도 단시간 내에 집중적으로 내린 것과 조금씩 내려 누적된 것은 차이가 있다. 비가 한 번에 내려야 저수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비가 내린 뒤 변화된 저수율은 3~4일 뒤에 정확한 측정이 가능하지만, 현재는 저수율 상승이 크게 기대되는 상황은 아니다. 가뭄 해갈을 위해서는 최소 100~200㎜의 비가 더 내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주비 기자 jubi.ka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