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이후,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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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교육청
"그날 이후,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어요"
일동중, 세월호 9주기 추모행사
학생회 기획… 분향, 계기교육 등
주기적 안전교육 및 체험프로그램
"내게도 일어날 수 있음을 자각해"
  • 입력 : 2023. 04.13(목) 18:09
  • 양가람 기자 lotus@jnilbo.com
세월호 참사 9주기를 사흘 앞둔 13일 광주 일동중학생들이 교무실 복도에 마련된 추모공간에서 분향 한 후 전시물을 부착하고 있다. 전시물은 일동중 2학년 반 별로 추모의 글과 종이배 등을 만들어 전시했다. 김양배 기자
세월호 참사 9주기를 맞아 광주지역 학생들이 직접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념하는 행사를 열고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켰다.

13일 오전 찾은 광주 북구 일동중학교. 노란색 바람개비들이 일렬로 심어진 화단을 지나 건물 안에 들어서니, 학생들이 곱게 접은 노란 종이배들이 천장에 매달려 있다. 긴 복도 한 켠에는 각 학급별로 꾸민 추모 게시판이 전시됐고, 다른 쪽에는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분향소가 마련돼 있었다.

일동중은 전교학생회의와 학급별 대의원회의에서 나온 의견들을 바탕으로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4·16 세월호 참사 9주기 추모행사’를 진행한다.

9년간 추모 행사를 열어 온 일동중은 ‘안전불감증이 없는 사회 만들기에 학생들이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자, 올해 행사 주제를 ‘변함없는 약속, 변하지 않을 약속’으로 잡았다.

이동현 일동중 학생회장은 “진실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세월호 사건이 잊혀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참사가 준 안전사회에 대한 메시지를 잊지 않고, 희생자들의 영혼이 자유롭게 날아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행사 기간 동안 등굣길 ‘노란 우산 캠페인’부터 열쇠고리 만들기, 현관에 세월호 리본 달기, 마스크에 추모 스티커 부착하기 등 다양한 활동들이 펼쳐진다. 14일 열리는 추념식에서는 교내 음악 동아리가 추모 연주를 하며, 각 교실별로 세월호 계기교육도 진행된다.

현재 광주시교육청은 관내 중학교에 매년 51시간 이상 교육과정 등을 통해 △생활안전 △재난안전 등 ‘7대 안전교육’을 실시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일동중은 해당 지침에 따라 도덕 등 사회과 수업을 활용해 안전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 탓에 잠시 중단됐던 집합교육도 지난해 후반부터 다시 활발해져서 소방서 합동 재난대피훈련이나 안전체험관 방문 등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학생들은 계기교육을 통해 안전 민감도가 상승했다는 반응이다.

이 학생회장은 “세월호 참사 당시 7살이었는데, 16살이 된 지금도 우리 사회 곳곳에 안전불감증이 만연해 있다”며 “계기교육을 받은 뒤로 각 상황마다 주의할 점은 없는 지, 안전부터 떠올리는 자세가 생겼다. (세월호 참사는) ‘언제 어디서든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점을 새기며, 우리 세대가 안전사회 만들기에 앞장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방희 일동중 학생자치부장은 “토론 등 방식으로 계기교육이 진행된 덕인지 학생들이 보다 능동적으로 위기 상황에 대처할 수 있게 된 것 같다”며 “특히 본인들이 낸 목소리가 현실에 반영되는 것들을 직접 경험함으로써 사회 문제에 대해 보다 관심갖고 적극적으로 대화를 하는 선순환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년 학생회 주관으로 세월호 추모행사가 진행되는데, 안전사회에 대한 학생들의 의식이 점점 성장하는 걸 느낄 수 있다”며 “우리 사회 어른으로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가 반복되는 대한민국의 민낯을 학생들에게 보여주는 게 부끄러워질 때가 많다. 이번 행사 뿐 아니라 주기적인 계기교육을 통해 안전한 학교를 만드는 데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양가람 기자 lotus@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