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석대>은행점포 폐쇄 내실화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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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은행점포 폐쇄 내실화 방안
최권범 경제부장 겸 뉴스콘텐츠부장
  • 입력 : 2023. 04.19(수) 14:48
최권범 부장
요즘 동네에서 은행 점포나 ATM(무인자동화기기) 찾기가 여간 쉽지 않다.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금융거래가 보편화되고, 혁신적인 금융서비스가 속속 등장하는 등 금융권에서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디지털 전환이 불러온 현상이다. 이를 반영하듯 MZ세대 10명중 9명 가까이는 비대면 플랫폼을 이용해 금융생활을 한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은행 창구를 찾는 사람들이 줄어들면서 은행들마다 비용 절감을 위해 점포 줄이기에 적극적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국 은행 점포 수는 2012년 말 7673개에서 지난해 말 5800개로 10년 사이 20%가 넘는 1873개가 줄었다. 특히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년부터는 연평균 300여개의 은행 점포가 자취를 감췄다.

피해는 고스란히 고령층 등 디지털 소외계층의 몫이다. 모바일 사용에 익숙하지 않고 복잡한 금융거래 특성상 창구에서 은행일을 봐야 안심이 되는 사람들이 아직 많다. 하지만 내 집 앞 은행 점포가 사라지다 보니 다리품을 팔아 멀리 은행을 찾아 헤매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그 불편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이같은 불편을 해소하겠다며 금융당국이 은행들의 점포 폐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금융위원회가 오는 5월 1일부터 은행 점포 운영과 관련해 사전영향평가를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은행 점포 폐쇄 관련 공동절차(은행 점포 폐쇄 내실화 방안)’를 시행키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점포 폐쇄 결정 전에 고객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점포를 폐쇄할 경우엔 공동점포와 소규모점포 등 대체점포를 우선 마련해야 한다. 폐쇄 점포의 대체수단이던 ATM은 인정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미 은행 점포가 줄어들 대로 줄어든 상황인데 이제 와서 폐쇄를 막는다고 달라지는 게 있겠느냐는 비관적인 시선이 많다. 더구나 은행들이 고금리 기조에 편승한 예대마진(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으로 역대급 실적을 올린 반면 금융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은 외면한다는 비판 여론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사후약방문’식 처방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지는 의문이다. 이보다는 비대면 금융 이용이 어려운 고령층을 위한 전용서비스 제공과 특화점포 설치 등을 의무화하도록 하는 게 더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방안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