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관 ‘검은비’ 마지막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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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상무관 ‘검은비’ 마지막 공개
26일 내림의식 ‘굿’ 진행
5·18기록관 수장고 보관
  • 입력 : 2023. 04.26(수) 17:23
  •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
상무관에 걸린 정영창 작가의 회화작품 ‘검은비’가 5·18민주화운동기록관 수장고로 옮겨지는 가운데 26일 내림의식이 진행되고 있다. 도선인 기자
1980년 5월 당시 희생자들을 안치했던 광주 상무관에 걸린 정영창 작가의 회화작품 ‘검은비’가 5·18민주화운동기록관 수장고로 옮겨지기 앞서 26일 마지막으로 공개됐다.

검은비 보존을 위한 시민모임은 이날 광주 상무관에서 ‘검은비’의 내림의식을 진행했다.

검은비는 가로 8.5m, 세로 2.5m 크기로 100㎏이 넘는 쌀알을 검은색으로 물들여 일일이 캔버스 위에 붙여진 형태로 지난 2018년 5·18민주화운동 38주년 기획전시로 상무관에 걸렸다. 첫 전시가 끝나고 여러 연장과정을 거쳐 2020년 4월부터 7월까지 마지막으로 전시된 이후 시민들 관람 없이 사실상 방치되어 왔다.

그러다 옛 전남도청 원형복원사업에 따라 올해 상무관 개선공사가 결정되면서, 건물 내부에 방치된 ‘검은비’를 두고 철거·이전 논란이 일었다. 당초 전시를 기획한 5·18민중항쟁행사위를 비롯해 광주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은 상무관 복원이 확정됨에 따라 검은비를 제작한 정영창 작가에게 작품 회수를 요구했지만, 일각에서 5·18 상징성을 고려해 작품 존치를 주장하면서 갈등을 빚었다. 정영창 작가가 광주시에 작품 기증 의사를 꾸준히 밝혔고 다행히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이 작품을 보관하기로 나서면서 갈등이 일단락 됐다.

이날 자리에는 홍인화 5·18민주화운동기록관장과 정영창 작가가 참석해 기록물 기증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후 내림의식으로 부산시 무형문화재 제3호 동래 학춤 이수자 박소산 씨의 공연이 진행됐다.

정영창 작가는 “검은비 작품은 5년동안 추모객을 맞이한 추모비 역할을 해왔다. 아픔과 슬픔이 가득했던 공간이 작품으로 인해 추모의 공간이 됐다”며 “이번에 5·18민주화운동기록관 수장고로 작품이 들어가게 되면서 기록물의 의미도 갖게 됐다. 상무관이라는 공간적 특성에 맞는 작품이기에 상무관을 떠나 보관되는 것이 아쉽지만, 언젠가는 재단장을 마치고 다시 광주시민들을 만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상무관에 걸린 ‘검은비’ 작품이 5·18민주화운동기록관 수장고로 옮겨지는 가운데 26일 기증 협약식이 진행됐다. 도선인 기자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