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도시 광주’ 변천사 한눈에… “광주는 교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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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교육도시 광주’ 변천사 한눈에… “광주는 교육이다”
광주역사민속박물관 기획전시회
향교 등 조선시대 관련 기록부터
학생독립운동의 ‘투쟁정신’ 살펴
“교육의 새로운 백년지대계 구상”
  • 입력 : 2023. 05.01(월) 16:11
  •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
광주역사민속박물관의 기획전시 ‘광주는 교육이다’가 오는 8월27일까지 이어지는 가운데 건국초등학교 학생들이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광주역사민속박물관 제공
지난달 7일 개막한 광주역사민속박물관의 기획전시 ‘광주는 교육이다’가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열기 속 조용한 흥행을 이어 나가고 있다. 교육도시로 발돋음한 광주의 지난 100년간의 시간을 집대성한 이번 전시에 지난달 30일까지 총 6374명의 관람객이 다녀간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 학생들이 일궈낸 교육의 의미를 궁구해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오는 8월27일까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진행된다.

전시는 총 네개의 공간으로 나눠져 있다. 조선시대의 교육기관인 향교와 ‘삼국사기’ 등 여러 서책부터 광주학생독립운동의 흔적과 60년대 주요 학교 모습을 찍은 사진들까지, 광주 교육의 가치와 정체성을 느낄 수 있는 콘텐츠로 가득 채웠다.

제1부는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제목으로 꾸며졌으며 교육의 일반적인 의미와 더불어 전통사회에서 교육의 면면을 들여다봤다. 특히 조선시대 광주교육을 향교와 서당을 통해 중점적으로 살폈다. 향교가 공식적인 광주 교육의 출발점이자 근간이라는 점을 부각해, 광주교육의 뿌리를 주목하고자 했다.

제 2부는 ‘학교의 등장’이라는 제목으로 마련됐다. 1896년 광주에 처음 생긴 근대 학교와 일제강점기 우후죽순 들어선 보통학교의 배경에 다가선다. 일제강점기 학교 관련 유물들이 대부분 희귀자료라는 점에서 전시품 하나하나가 의미있지만, ‘서방공립보통학교 제4회 졸업생 명부(도록 47쪽)’는 특히 보기드문 자료이다. 여기에는 졸업생 이름과 주소, 졸업 후 중등학교 지망 사항에 대한 내역까지도 촘촘히 기술돼 있다. 전시품들을 통해 북구 북동에 위치한 수창초등학교가 1921년 서방공립보통학교를 거쳐 1929년 제2보통학교, 1931년 북정공립심상소학교, 광복이후 수창초등학교로 변모하는 학교의 연원을 되짚어 볼 수 있다.

제 3부는 ‘학생의 이름’이라는 제목으로 구성됐다. 광주학생독립운동과 그 이후의 이야기를 함께 다룬다. 이와 관련 광주만의 특별한 이벤트였던 광주학생연극제의 자료인 ‘제1회 광주학생연극제 팸플릿’도 선보인다. 이 행사는 1956년 11월8일 옛 전남일보사와 극예술협회 주최로 광주에서 치러졌다. 광주학생독립운동의 역사를 새롭게 이해하는 무대를 전국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교육사에 있어 큰 변곡점 중 하나인 1968년 ‘중학교 평준화 제도(광주는 1970년부터 시행)’에 대해 전시품 ‘중학교 입학 무시험 추첨기’를 통해 살핀다. 컴퓨터가 없던 시절, 수동으로 추첨기를 돌려 나오는 알의 색깔이나 번호를 가지고 중학교 배정이 결정됐던 것이다. 그 시절의 추억을 꺼내보고 후세대들에게도 공유할 수 있도록, 체험용을 별도 제작하기도 했다.

제 4부는 ‘광주와 교육’이다. 전시장 안으로는 ‘콩나물시루 학교’로 불리던 과거의 교실 풍경을 재현했다. 짝과 나누어 쓰던 작은 책상과 풍금, 난로 등의 소품을 통해 그 시절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실제 60년대 사용된 학생 수첩과 공책, 성적통지표도 전시했다.

2023년 1월 기준 광주의 학교 수는 유치원 287개, 초등학교 155개, 중학교 92개, 고등학교 68개, 특수학교 5개, 기타 4개로 총 611개교에 달한다. 학교 시설의 신설과 증설은 매년 발 빠르게 이뤼지고 있지만, 저출산 문제가 지속되면서 학령인구는 매년 큰 폭으로 감사하는 추세다. 2022년 기준 1학급당 학생 수는 유치원 18.1명, 초등학교 20.9명, 중학교 24.2명, 고등학교 23.9명 수준이다. 과밀 학급으로 인한 2부제 수업이 일상이었던 때를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광주역사민속박물관은 이번 기획전시를 통해 ‘미래를 함께 여는 혁신적 포용교육’을 교육상으로 제시하고자 했다.

최경화 박물관장은 “이번 전시는 우리가 너무도 쉽게 말하지만 또 쉽사리 답하지 못하는 ‘교육도시 광주’의 이름에서 시작했다. 교육도시 광주의 연원을 좇아 그 역사를 정리하고, 내일의 광주 교육을 새롭게 열어보고자 했다”며 “결코 당연하지 않은 교육도시 광주의 이름을 찬찬히 더듬어감으로써 이제는 비로소 새로운 백년지대계를 구상하는 시간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