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응원단, 1만3815명 관중 앞에서 단상 오른 사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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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타이거즈
여고생 응원단, 1만3815명 관중 앞에서 단상 오른 사연은?
경신여고 응원단 ‘카시오피아’
서한국 KIA 응원단장 깜짝 제안받고
5회말 한 이닝 동안 관중 응원 유도
  • 입력 : 2023. 05.05(금) 16:38
  •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
경신여고 응원단 카시오피아가 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타이거즈와 롯데자이언츠의 시즌 5차전 5회말 종료 후 공연을 펼치고 있다. 한규빈 기자
“1만명 넘는 관중들이 저희를 따라서 노래도 부르고 안무도 하시니까 엔돌핀이 확 솟구쳤어요.”

지난 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타이거즈와 롯데자이언츠의 시즌 5차전 5회말. 평소대로라면 서한국 응원단장과 마스코트인 호걸이와 호야가 응원단상을 채워야 할 시간이지만 깜짝 손님들이 등장했다.

그 주인공은 경신여고 응원단 ‘카시오피아’. 카시오피아는 ‘광주 교육 가족의 날’로 펼쳐진 이날 경기 5회말 종료 후 공연을 펼칠 예정이었으나 서 단장의 제안을 받고 단상에 미리 올라 1만3815명 관중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하유빈(19·경신여고 3년) 카시오피아 단장은 공연 직후 “너무 신기한 경험이었다”며 “학교에서 공연을 할 때는 친구들이나 선생님들이 호응을 해주시지만 이번에는 정말 많은 분들, 그리고 저희를 알지 못하는 분들이 웃어주시고 노래도 따라 불러주시고 춤도 춰주시니까 그 시너지가 엄청났다”며 미소를 숨기지 않았다.

깜짝 제안으로 단상에 오른 만큼 놀랄 법도 했지만 카시오피아는 멋지게 응원을 유도했다. 그는 “5회초부터 응원단상 앞 관중석에 앉아서 공연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같이 서보는 게 어떻겠냐고 이야기를 하셨다”며 “사실 최근까지 시험 기간이었기 때문에 공연을 5일 정도 밖에 준비를 못 해서 망칠까 걱정도 컸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저희 단원들이 무대에 서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고, 우리 학교를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며 “막상 무대에 올라 수많은 관중들과 함께 호흡하니 엔돌핀이 도는 것 같을 만큼 정말 신나게 응원을 했다”고 강조했다.

부모님에 대한 감사함도 전했다. 하 단장은 “부모님이 야구를 정말 좋아하셔서 어렸을 때는 함께 야구장에 왔던 기억이 있다”며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아서 야구장 공연을 간다고 하면 혼날 것 같아서 늦게 이야기를 드렸는데 정말 많이 응원해 주셨다”고 밝혔다.

이어 “부모님이 너무 좋아하시면서 경기장에 오시려고 표를 구하셨는데 이미 단상 쪽은 다 팔려서 집에서 중계로 공연을 보셨다”며 “많이 응원해 주신 만큼 장래희망인 윤리교사가 되기 위해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고 부연했다.

경신여고 응원단 카시오피아가 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타이거즈와 롯데자이언츠의 시즌 5차전 5회말 응원단상에 올라 서한국 응원단장과 함께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김대성 카시오피아 지도교사 제공
서 단장과 관중들에 대한 기억도 잊지 않았다. 그는 “저희가 응원가나 안무를 잘 몰랐지만 응원단장님이 잘 알려주시고 격려도 많이 해주셨다”며 “앞에 계신 관중분들이 먼저 안무를 해주시기도 해서 정말 열심히 따라 했다”고 언급했다.

또 “너무 신나는 좋은 경험을 해서 대학교 응원단에도 들어가고 싶은 새로운 꿈이 생겼다”며 “나중에 대학교 응원단 소속으로 제가 단장을 맡아서 다시 챔피언스필드에서 공연을 펼쳐보고 싶다”고 희망했다.

이번 응원전을 제안한 서한국 KIA 응원단장은 “학생들도 많이 왔고 경기 분위기 자체가 모든 관중들이 함께 즐기는 느낌이어서 경신여고 응원단도 함께 응원을 해주면 좋을 것 같았다”며 “공부하는 것만으로도 힘들고 벅찰 텐데 이렇게 경기장에 와서 좋은 경험을 하게 해줄 수 있어서 너무 좋고 저 역시 학생들과 함께 응원전을 꾸밀 수 있어서 뜻깊고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KIA는 윤영철의 5이닝 1실점 호투와 이우성의 시즌 2호 홈런 포함 3타수 3안타 3득점 맹활약으로 10-2 완승을 거뒀고, 4일 경기가 그라운드 사정으로 취소되면서 1승 1패씩을 나눠가졌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