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박현일의 ‘색채 인문학’> 보라·하양·녹색은 프랑스 혁명 이후 여성운동 상징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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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기획
[전남일보]박현일의 ‘색채 인문학’> 보라·하양·녹색은 프랑스 혁명 이후 여성운동 상징색
(199) 색채와 국가 그리고 식물
박현일 문화예술 기획자/철학박사·미학전공
  • 입력 : 2023. 05.16(화) 15:35
●인도

인도에서는 빨강, 녹색, 노랑, 보라가 기호 색(녹색은 진리, 노랑은 화려한 광휘를 나타냄)이지만, 인도의 상징체계에서 보라는 방황하는 영혼의 색이다. 현대의 상징체계에서는 비현실적인 자극에 의식을 열어준다는 심리적 마약의 색이다. 1970년대는 ‘의식의 확장’으로 색채상징에 걸맞은 유행색이 되었으며, 당시의 인기 록그룹 ‘디프 퍼플(Deep purple)’도 있었다.

●일본

고대 일본에서는 성덕태자가 제정한 ‘관위십이계(冠位十二階, 고대 조정에서 관의 색깔로 나타낸 위계를 말함)’의 최고위층의 색이 보라였다.

●태국

태국에서는 순색, 빨강, 노랑, 등담(橙淡), 파랑이 기호 색이다. 전통적으로 정해진 주일 색(週日色, 일요일은 녹색, 월요일은 노랑, 화요일은 핑크, 수요일은 녹색, 목요일은 등색, 금요일은 담청색)으로 엷은 보라(모브)색은 토요일을 상징한다.

●페루

페루에서 보라색은 10월의 종교행사에 사용되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사용을 회피한다.

●프랑스

보라와 하양 그리고 녹색은 프랑스 혁명 이후 여성운동의 상징색이 되었다. 여권론자들은 데모할 때 보라색과 하얀색 그리고 녹색의 넓은 리본을 달았다. 마네(Manet)라는 이 색은 인상파 화가인 마네를 이미지시킨 연한 파란 기미가 있는 보라를 말한다. “마네는 감미로운 색채와 세련된 화풍으로 인상파의 중심인물이 되었으며, 후에 모네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색과 식물

‘오디세이’에 의하면, 보라색 히아신스는 ‘슬픔을 상징’하며, 서유럽에서는 비석에 무늬로 새겼다.

샨츠(Frizt Schanz)는 1918년 식물과 자외선에 대해 연구하였다. “자외선은 식물의 성장에 해롭다. 식물들은 파란빛~보랏빛이 차단되었을 때 가장 잘 자랐으며, 짧은 파장의 빛은 식물에 해롭다.”

플린트(Flint, Lewis H.)는 식물과 광선에 대해 연구하였다. “파장이 짧은 보랏빛과 파란빛 그리고 녹색 빛들은 상추 씨앗의 발아(發芽)를 저해한다.”

애스터 휴(Aster Hue)라는 이 색은 애스터(과꽃)를 이미지시킨 칙칙한 파란 기미가 있는 보라색을 말한다. “과꽃은 방사상의 모양이며, 그리스어로 ‘별’을 의미한다. 영국에서 꽃말은 ‘변화’이다.”

햇빛과 색채를 몸에 섭취시켜 주는 것이 음식이다. 음식은 색이 강하면 강할수록 몸에 좋으며, 색채를 농축시킬 뿐만 아니라 비타민과 미네랄의 함유량도 높여 준다.

미각에 있어서 쓴맛은 보라색을 의미한다. 보라색의 플럼(plum, 서양의 자두)과 포도 그리고 딸기는 신경계의 작용을 돕는다. 이것들과 함께 비트 주스와 검은 딸기주스를 함께 마시면 혈액이 만들어진다.

음식물에는 수많은 비타민이 포함되어 있으며, 비타민의 종류는 색상과 일정한 상호관계가 있다. 비타민 D는 보라색으로 색채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

수소 지수 또는 용액의 산성도(pH)로 보면 파란색과 남색 그리고 보라색은 산성 성분이 있고, 이들 한색 계열의 음식물도 산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