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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건강칼럼·유시현> 두근거림
유시현 스마일내과의원 원장
  • 입력 : 2023. 05.22(월) 13:31
유시현 원장
두근거림은 자기의 맥을 스스로 느끼며, 불편해 하는 증상을 말한다. 맥은 강하고 빠르게 뛸수도 있고, 불규칙적이거나 또는 한번씩 빠지면서, ‘쿵’하고 느껴질수도 있다. 환자들은 두근거림을 느끼면 당황해하고 심장병의 증상이 아닌가 하고 불안해 하지만, 대부분 양성 질환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드물게는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부정맥에 의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두근거림의 43%는 심장이 원인이며, 그것의 대부분은 맥이 규칙적으로 뛰지 않는 부정맥 때문이다. 그 외에 31%는 정신적인 원인으로서 공황장애, 범불안장애, 신체화 장애 등이 유발 요인이 된다. 이 밖에 10%는 약물이나 카페인, 담배, 혹은 갑상선 질환이나 빈혈과 같은 전신질환에 의하고 나머지 16%는 원인 미상이다.

두근거림의 원인을 손쉽게 진단하게 위해서는 해당 증상이 느껴질 경우 빠르게 병원에 내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근거림이 없을 때에는 맥박도 정상으로 나오기 때문에, 설령 그 원인이 부정맥이라 하더라도 이를 바로 진단하는 것은 쉽지않다. 두근거림이 있을 때 곧바로 심전도 검사 및 부정맥 치료 주사 등을 사용하며 그 반응을 관찰하면 쉽게 진단에 이를 수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두근거림이 자주 있지 않고 짧게 지속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증상이 있을 때 바로 병원에 내원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만은 않다.

환자는 심장이 뛰는 양상을 손가락으로 책상을 두드리며 의사에게 표현해 주면 진단에 도움이 된다. 맥이 규칙적으로 빠르게 뛰는지, 불규칙적으로 뛰는지, 맥이 빠지는 양상인지 표현해 준다면 진단에 많은 도움이 된다. 그리고 증상이 언제부터 생겼는지, 빈도는 어떤지, 어떨 때 악화 되고 좋아지는지에 대한 정보를 의사에게 준다면 진단에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다.

필자의 의원에 자주 내원하는 두근거림 환자들의 흔한 원인들과 그 특징 들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자.

●심실 조기 박동=부정맥 중 가장 흔한 것은 심실 조기 박동과 심방 조기 박동이다. 대표적인 양성 질환 중 하나이다. 환자는 맥이 빠지는 것 같다고 호소하기도 하고, 빠진 뒤 ‘쿵’ 하는 느낌을 호소하기도 한다. 그러면 거의 대부분 심실 조기 박동 혹은 심방 조기 박동이 원인이다. 이 부정맥은 주로 누워 있을 때 또는 맥이 느려질 때 잘 느껴지며, 좌측으로 돌아 누워 심장이 흉벽에 닿을 때 더 잘 느껴지기도 한다. 이것은 운동을 하면 잘 발생하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위 병이 진단된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술, 담배, 커피 등 유발 요인을 중단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지속된다면 약물 치료를 고려해 볼수 있다.

●발작성 심실상성 빈맥=만약 젊은 사람의 맥이 수분에서 수십분간 규칙적으로 빠르게 뛰는 양상이라면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는 몸을 앞으로 굽혔다가 반듯이 설 때 유발되는 경향이 있고, 다시 뒤로 기대어 누울 때 호전된다면 발작성 심실상성 빈맥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또한 발살바 동작 즉, 목에 힘을 주어 성대문이 닫힌 채로 배근육에 힘을 주어 숨을 내쉬는 동작을 함으로써 가슴안 내압을 높이게 되어 부정맥이 중단된다면 더욱 강하게 의심해 볼수 있다, 간혹 심장에서 역류되는 혈류로 인해 목에서 맥박이 빠르게 느껴지기도 한다. 발작성 심실상성 빈맥에 의한 두근거림은 이름에서도 알수 있는 듯 ‘발적적’으로 갑자기 시작하고 갑자기 호전되는 특징이 있다. 이는 전신질환에 의한 두근거림에서 주로 발생하는 동빈맥이 서서히 시작되고, 서서히 종료되는 양상이라는 점과 구별되는 특징이다. 위 질환은 심장전기생리학 검사를 통해 부정맥을 유발하는 전기줄을 절제하면 완치에 이를 수 있다.

●심방세동=중년 이상의 환자에서 불규칙적으로 빠르게 뛰는 양상의 두근거림을 호소한다면 심방세동을 생각해 볼수 있다. 안정시 맥박이 빠르지 않을 때는 두근거림을 느끼지 못하다가 운동이나 스트레스 등에 의해 교감신경이 항진되어 맥이 빨라지면 두근거림을 느끼기도 한다. 심방세동은 심전도 측정으로 쉽게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만약 맥이 빠르지 않는데도 두근거림의 증상을 호소한다면 항부정맥제를 사용하고, 맥이 빠르게 될 때 두근거림을 호소한다면 맥박을 조절하는 약제를 투여한다. 또한 심방세동은 뇌경색을 유발할수 있어, 그 위험도를 평가하여 항혈전치료를 하기도 한다.

●정신적인 원인=공황장애, 범불안장애, 신체화 장애 등은 두근거림을 유발할 수 있다. 정신적 원인에 의한 두근거림은 15분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많으며, 불안, 초조, 식은땀 등이 동반될 수 있다. 대부분 안정제에 의해 호전되는 경향이 있다.

●전신 질환 및 물질에 의한 두근거림=두근거림과 함께 다른 증상이 동반된다면 전신 질환에 의한 두근거림을 의심해야 한다.

만약 식은땀, 진전, 더위불내성, 체중 감소가 동반되었다면, 갑상선 기능항진증을 생각해 봐야 하고, 당뇨 기왕력이 있는 환자에서 진전, 식은땀, 쇠약감, 혼돈 등이 동반된다면 저혈당 가능성을 생각해 봐야 한다. 또한 식은땀, 진전 두통, 호흡곤란이 동반된다면 갈색세포종을 생각해 봐야 한다. 또한 평상시에 앉았다 일어날 때의 어지러움, 육체의 쇠약감 등의 증상이 동반되어 있다면 빈혈의 가능성도 생각해 봐야 한다.

그 외 커피, 담배 및 다양한 약제 (코막힘 완화제, 기관지 확장제, 식욕억제제, 갑상선 호르몬약, 혈압약, 당뇨약, 항생제, ADHD 치료제, 우울증약)등도 두근거림을 유발할 수 있어, 약제 복용과 증상 발현과의 인과 관계를 잘 따져볼 필요가 있다.

위에 소개한 상황들은 진료 시에 흔하게 만나는 두근거림의 원인이며, 대부분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부정맥은 아니다. 하지만 심근경색의 과거력이 있거나 두근거림에 동반되는 실신이나 실신 직전 상태가 있다면 이는 치명적인 부정맥이 숨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두근거림을 간과해서는 안되며 정확한 원인의 파악과 치료가 필요하다.

심장은 잉태의 순간부터 지금까지 한시도 쉬지 않고 뛰어 우리의 생명을 유지 시켜 주지만, 마치 공기중의 산소처럼 우리는 그 고마움을 알지 못하고 지낸다. 그러다가 두근거림이 발생하면 덜컹 놀래고 두려워 한다. 한번 쯤은 우리가 걱정 없이 생활할 수 있게 해 주는 심장에 고마움을 생각하고, 두근거림을 유발하는 있는 술, 커피, 담배 등을 제한하고, 규칙적인 운동으로 보답해 보는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