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프리카’ 벗어나자… 광주시, 폭염 대책 ‘분주’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날씨
‘광프리카’ 벗어나자… 광주시, 폭염 대책 ‘분주’
‘엘리뇨’로 기온 평년비 오를 전망
광주시 5월부터 폭염 대책 시행
합동TF·폭염저감시설 가동 준비
쿨링포그 대구시의 1/4 지적도
전문가 “온난화 적극 대응 필요”
  • 입력 : 2023. 05.25(목) 17:53
  • 강주비 기자·전해연 인턴기자
기상청 로고.
광주 지역의 폭염 일수가 나날이 증가함에 따라 광주시가 일찍이 폭염 대책 마련에 나섰다.

폭염저감시설을 전면 가동하고, 합동T/F팀을 구성하는 등 효과적 관리·지원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쿨링포그 등 폭염저감시설이 타 지자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해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5일 기상청 누리집 등에 따르면, 최근 5년(2018~2022년)간 광주 평균 폭염일수는 20.2일이다. 전국 기준 14.8일보다 약 5일 더 많은 수치다.

장기적으로도 광주의 폭염일수는 증가하고 있다. 광주 구평년(1981~2010년) 평균 폭염일수는 12일이었는데 신평년(1991~2020)은 16일로 늘어났다.

특히 올해는 해수가 따뜻해지는 현상인 ‘엘니뇨’가 발달할 가능성이 높아 예년보다 더 덥고 습한 여름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광주기상청은 최근 ‘광주·전남 3개월 전망’을 통해 6~8월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이 각각 40%라고 밝혔다. 더불어 7월에는 월강수량이 평년(206.5~279.1㎜)보다 많을 확률이 50%로 전망된다.

이 같은 ‘습윤 폭염’은 ‘건조 폭염’에 비해 체감온도와 열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 온열질환 발생 등 위험이 커진다. 광주가 ‘광프리카’라는 오명을 얻게 된 데도 ‘습한’ 지리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광주시는 폭염 대책 마련에 서두르는 모양새다. 지난 16일 ‘광주시 2023년 폭염대응 종합대책’을 수립했고 20일부터 시행 중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관내 설치된 폭염저감시설을 6월 초부터 본격 가동한다. △그늘막 521개소(고정형 488개소·스마트 33개소) △쿨링포그(물안개 분사장치) 23개소 △클린로드(도로 살수장치) 2개소 △쿨루프(지붕 차열도장) 76개소 △쿨페이브먼트(도로 차열포장) 5개소 등이다.

노인 등 취약계층을 위해 경로당 등에 마련된 실·내외 무더위 쉼터도 전면 개방한다. 실내 무더위쉼터의 경우 노인시설·주민센터·금융기관 등에 1577개소가, 실외 무더위쉼터는 정자·공원 등 408개소가 지정돼 있다.

또 광주시는 폭염 종합 상황관리체계와 온열질환 감시체계를 구축·운영하고, 독거노인·장애인·노숙인 등 3대 폭염 취약분야를 집중 관리한다.

각 자치구도 자체 폭염종합대책을 수립하고 관련 부서가 합동 T/F팀을 구성해 시와 협력, 상황에 따라 신속한 위기대응을 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 같은 지자체의 발 빠른 대응에도 광주시와 함께 2대 폭염도시로 꼽히는 대구시와 비교해 폭염저감시설 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대구시는 현재 쿨링포그 88개소를 보유하고 있다. 광주시의 약 4배에 달하는 숫자다. 쿨링포그는 주변온도를 최대 10도까지 저감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 관계자는 “쿨링포그나 클린로드는 옷이나 차량이 물에 젖고 습하다는 민원이 많이 들어와 설치에 어려움이 있다”며 “대구의 경우 오래전부터 열섬현상이 문제로 대두돼 왔지만, 광주의 더위는 최근 들어 급격히 심각해져 기온이 비슷함에도 불구 상대적으로 시설이 적다”고 말했다.

이어 “폭염저감시설을 매년 단계별로 확대 설치하는 중장기 대책을 마련 중으로 조만간 관련해 발표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그늘막 15개소 이상, 통합그림쉼터 1개소 이상 확충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폭염 대책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기후전문가로 통하는 함유근 전남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개인적으로 올해 일반적인 엘니뇨보다 더욱 강한 ‘슈퍼 엘니뇨’가 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매년 탄소배출량도 늘고 있어 앞으로 향후 몇십 년은 온도가 계속 올라갈 것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쿨링포그 등 폭염저감시설을 확대 설치하고 그 범위도 넓히는 등 지금부터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주비 기자·전해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