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도청 복원, 세계 민주주의 상징·연대공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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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옛 도청 복원, 세계 민주주의 상징·연대공간으로”
● 옛 도청 전시콘텐츠 복원 모델 세미나
‘민간주도·원형보존·정신계승’ 원칙
민주주의 역사학습장·교육소통 공간
“‘진짜 과거’ 복원하는데 의미 둬야”
문체부, 505억원 투입 2025년 개관
  • 입력 : 2023. 05.31(수) 18:11
  • 김해나 기자 haena.kim@jnilbo.com
31일 광주 동구 전일빌딩 245 다목적강당에서 열린 ‘옛 전남도청 전시 콘텐츠 복원 모델 도출 세미나’에서 이재의 518기념재단 연구위원이 복원의 원칙과 방향에 관한 하나의 제언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김양배 기자
5·18민주화운동 최후 항쟁지인 옛 전남도청 복원을 추진하는 데 있어 단순한 과거를 재현하는 공간이 아닌 ‘진짜 과거’를 되살리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31일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 다목적 강당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옛전남도청복원추진단 주관으로 ‘옛 전남도청 전시 콘텐츠 복원 모델 도출 세미나’가 열렸다.
 
이날 세미나는 옛 전남도청의 복원 방향 논의를 위해 마련됐다.
 
이재의 5·18기념재단 연구위원은 ‘복원의 원칙과 방향에 관한 하나의 제언’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민간 주도 △원형 보존 △정신 계승 △민주 연대 △왜곡 대응 등 복원 원칙을 제시했다.
 
이 위원은 “2008년 아시아문화전당 건립 과정에서 변형·훼손된 공간을 복원하는 것은 국가폭력 현장을 원형 복원한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옛 전남도청은 단순히 과거를 보여주는 공간이 아닌 세계 민주주의 상징이다”며 “민주·인권·평화를 중심으로 세계와 연대·교류하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옛 전남도청이 5·18 최후 항쟁지이지만, 도청에만 초점을 맞출 경우 5·18 초반의 서사가 누락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5·18은 10일간의 민중항쟁이다. 어떻게 모든 과정을 한정된 도청 공간 안에 담을지 고민해야 한다”며 “초기 계엄군 진압 등을 알려 ‘시민군이 왜 총을 들었는지’ 등 과정 설명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은 △도청본관-원형 공간(과거) △경찰청 건물-체험 공간(현재) △민원실 강당-느낌 공간(미래) △상무관-희생자 추념 공간 △왜곡 과정과 진실규명 투쟁을 보여주는 공간 등으로 도청 복원 밑그림을 제안했다.
 
방문객의 입장에서 ‘단순한 과거 재현’ 공간이 아닌 ‘민주주의 역사 학습장·교육 소통 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동기 강원대 평화학과 교수는 ‘방문객 입장에서 본 전시와 운영’이라는 주제로 다원적 소통, 전문성, 진본성(원본성·사실성) 등을 ‘민주주의 기억 문화 원칙’으로 내놓았다.
 
이 교수는 “전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람객이 ‘다음에 또 와야지’라고 느끼는 것이다”며 “민주주의 역사 학습장 구성, 식당·카페 등 휴게 공간 접목 등을 통해 청년과 대학생에게 5·18을 알리고 방문객 친화성의 관점에서 바라볼 때다”고 말했다.
 
이어 “옛 전남도청 방문자는 5·18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 오는 것이 아니다. 과거를 체험하고 싶어 오는 것이다”며 “원형 보존도 중요하지만 ‘진짜 과거’를 복원하는 데 의미를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5·18의 역사는 단순히 10일이 아니기 때문에 ‘그 후’ 또는 ‘제2의’ 역사도 전시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며 “날짜와 시간별 재현 서사가 아닌 주제를 통해 전시를 구성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어 김기곤 광주전남연구원 실장, 박경섭 전남대 문화인류고고학과 강사, 홍성칠 옛전남도청복원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 이기봉 5·18기념재단 사무처장, 김꽃비 청년문화허브 운영위원 등이 토론에 나섰다.
 
이들은 도청 활용 방안과 내부 콘텐츠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이어갔다.
 
이기봉 사무처장은 “옛 전남도청은 장소 자체만으로 큰 의미를 가진다. ‘원형이 갖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아주 멋있게 꾸미지 않더라도 최대한 원형에 가깝게 만드는 것이 ‘공간이 주는 힘’을 느끼는 방법이다. 현장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도록 복원이 이뤄지고 이를 바탕으로 어떤 전시를 담을지 고민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문체부는 총사업비 505억원을 투입해 옛 전남도청 복원사업을 추진 중이다. 옛 전남도청은 올해 말부터 내년 3월까지 전시 콘텐츠 구성에 대한 의견 조사 용역을 하고 내년 말까지 전시 콘텐츠를 고민한 뒤 2025년께 문을 열 예정이다.
김해나 기자 haena.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