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 서석대>이환위리(以患爲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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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 서석대>이환위리(以患爲利)
최동환 문화체육부장 cdstone@jnilbo.com
  • 입력 : 2023. 06.04(일) 18:01
최동환 문화체육부장
“군쟁 중에서 어려운 점은 먼 길을 곧은길로 삼고, 근심거리를 이로움으로 삼는 것이다. 따라서 그 길을 구불구불 가는 것처럼 하여 적을 이익으로 유인하면 나중에 출발한 군대가 먼저 도착하는 것이니, 이는 우직지계를 안다고 하는 것이다.”

중국의 병법서인 ‘손자병법’ 군쟁편에 나오는 말로, 누구나 목표를 향해 가는 길에는 항상 예기치 못한 위기가 닥쳐올 때가 있으니 이럴 때 위기를 잘 넘기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프로야구 KIA타이거즈 내야수 황대인(27)이 시련의 시기를 맞고 있다. 황대인은 지난달 29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돼 2군으로 내려갔다. 타격 부진 때문이다. 올시즌 붙박이 1루수로 기대를 모았지만 부응하지 못했다.

2015년 2차 1라운드 지명으로 KIA타이거즈에 입단한 황대인은 거포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으나 잦은 부상과 군복무, 포지션 문제 등으로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하다 지난해 주전 1루수로 자리매김하며 첫 풀타임 시즌을 보냈다.

황대인은 지난해 12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6, 14홈런, 91타점, OPS 0.716을 기록했다. 타율이 낮았지만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특히 찬스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며 생애 최다타점을 기록했고, 나성범(97타점)에 이어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타점을 생산했다.

올해는 지난해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단계 상승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황대인도 자신감을 보이며 올시즌을 맞이했다. 하지만 36경기 타율 0.212, 3홈런, 18타점, OPS 0.583으로 부진했다. 장타율 0.314에 출루율은 2할대(0.269)에 불과했다. 4월 타율 0.219로 타격 난조를 보이더니 5월에도 타율 0.200으로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는 더 이상 1군에 머무를 수 없었고 재정비 시간이 필요했다. 김종국 KIA타이거즈 감독은 “스윙 메카닉이 좋지 않고, 상대 투수와의 수 싸움도 안 되고 있다”며 황대인을 2군으로 보냈다.

올시즌 남은 경기가 아직은 많다. 2군에서 다시 시작하는 황대인이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이환위리’ 정신을 되새기며 긍정 마인드와 컨디션을 되찾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