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기후환경이야기·임낙평>플라스틱오염 극복 방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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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기후환경이야기·임낙평>플라스틱오염 극복 방안은
임낙평 광주환경운동연합 전 의장
  • 입력 : 2023. 06.06(화) 14:31
임낙평 전 의장
지난 6월 5일은 세계 환경의 날이었다. 유엔은 금년 세계 환경의 날 주제를 ‘플라스틱 오염 퇴치’로 정하고, 세계 각처에서 플라스틱 오염을 극복하기 위한 적극적 활동을 촉구했다. 때마침 유엔은 파리에서 지난 5월 29일부터 5일간 ‘국제 플라스틱 조약’의 초안을 마련하기 위한 ‘2차 범정부 협상위원회’를 개최했다.

내년까지 ‘국제법적으로 구속력 있는’ 플라스틱 조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플라스틱 오염위기는 기후위기와 생물종 다양성 위기와 더불어 지구촌 3대 위기로 규정된 지 오래다.

그동안 국제사회는 기후와 생물종의 위기를 대처하기 위한 국제조약을 마련했다. 그러나 플라스틱은 좀 늦어졌다. 내년까지 플라스틱 오염의 해법을 담은 국제 조약이 어떤 형태로 탄생할지 엄중히 지켜봐야 한다.

한국정부가 어떤 해법을 제시할지 똑똑히 봐야 할 것이다.

플라스틱은 값싸고 가벼우며 다재다능하게 이용할 수 있는 물질이다. 플라스틱의 탄생은 인류의 삶에 혁명적 변화를 주었는지 모른다. 지금도 우리는 매일 마치 중독된 것처럼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다.

최근 유엔 자료에 의하면 세계적으로 연간 4억 3000만톤의 플라스틱이 생산되고, 지난 30년 동안 4배 이상 증가했다. 현 추세가 그대로 가면 2040년 두 배로 증가한다. 현재의 플라스틱은 100% 화석연료로부터 온다. 생산된 플라스틱의 반 이상이 수명이 짧은 상품으로 탄생하며 금방 버려진다. 폐기된 플라스틱의 46%가 매립, 17% 소각, 22%가 자연계로 버려지고 있다. 오직 9%만이 재활용된다.

해양 플라스틱 오염이 중대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바다로 흘러드는 플라스틱은 매년 800만톤 이상이고, 해양의 바닥에 쌓여 있는 미세플라스틱도 1,400만 톤으로 해양 생태계에 치명적이다.

일회용 플라스틱에 사용되는 양도 약 1억 4천만 톤으로 추산한다. 일회용 플라스틱은 한순간 편리하게 사용된 이후 바로 버려진다. 우리의 생활 주변에서 자주 접하는, 플라스틱 비닐봉지, 컵이나 식기류, 포장용기, 티슈, 생수병이나 각종 페트병, 전자답배 등 셀 수 없이 많다. 가정에서 배출하는 종량제 봉투를 보면 30% 내외가 플라스틱 쓰레기일 것이다.

플라스틱은 썩지 않고 수백 년을 간다. 버려진 플라스틱은 햇빛과 바람과 물을 만나 점점 작은 알갱이로 깨지기를 반복한다. 미세 플라스틱은 5㎜ 이하의 작은 플라스틱 조각들이다. 지구상 가장 높은 히말라야 산정에도, 가장 깊은 마리아나 해구에서까지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고, 바다 물고기며 사람들의 혈액에서도 검출되었다는 뉴스도 있었다.

인간이 공기를 호흡하거나 물을 마실 때도, 음식물을 섭취할 때도 미세플라스틱을 걱정할 수밖에 없다.

플라스틱은 생태계와 야생동물 그리고 인류의 건강에 치명적 영향을 미친다. 뿐만 아니라 플라스틱은 제조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플라스틱 이용으로 연간 4억 6천만 톤, 영국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에 버금가는 양을 배출한다.

세계 플라스틱 시장은 매년 1조달러 규모로 크다. 우리의 현재와 같은 플라스틱에 중독 상태가 계속된다면 플라스틱 업계는 더 많은 초과 이익을 얻는다. 세계 각국이 플라스틱 오염을 이겨내기 위한 경제 사회적 비용은 연간 6000억달러로 이 비용도 상승하게 된다.

각종 일회용 플라스틱은 금지가 답이며 단계적인 퇴출이 이뤄져야 한다. 이미 유럽연합 등 다수의 국가 혹은 지방정부가 시행하고 있다. 최근 유엔환경계획은 2040년까지 80% 플라스틱 오염을 감축하자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재이용 활성화로 30%의 감축효과를 기하고, 재활용 촉진으로 20% 추가 확대하며, 17% 대체용품의 이용을 말하고 있다. 각국의 거대한 정책적 전환이 있어야 가능하다.

인류가 플라스틱 중독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내년까지 법적으로 구속력 있는 국제조약이 만들어지고, 국내에서도 일회용 플라스틱 퇴출 등 강력한 정책이 수립 시행되며, 지금보다 훨씬 광범위한 시민행동이 잇따라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