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우크라이나 전쟁과 고려인>“우크라 공격은 체코에 대한 공격”… 모든 난민 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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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과 고려인
[전남일보]우크라이나 전쟁과 고려인>“우크라 공격은 체코에 대한 공격”… 모든 난민 수용
유럽의 우크라이나 난민 정책 <3> 체코 사례
장기 특별비자 부여 사회적 혜택 가능케
체코 온 난민 중 10만 명 독립 숙소 마련
학자들 “난민 수용, 미래경제에 긍정적”
일반 건강보험서 모든 의료 서비스 제공
인도주의적 사회적 연대 강화 계기 작용
한국 온 고려인들 효율적 정책 고찰 필요
  • 입력 : 2023. 06.08(목) 15:38
체코에서 만난 우크라이나인들이다. 이들은 전쟁 전에 이미 들어와 프라하에서 정착해 사는 사람들이었다. 체코는 언어적으로, 문화적으로, 지리적으로 난민들과 가깝고 이미 여기에 친척과 지인이 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하자 피란민들은 슬로바키아를 통해 체코로 들어왔다.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2023년 3월 기준 체코에 입국하는 난민의 47%가 여성이고 33%가 아동이었다. 전쟁이 시작된 이래로 우크라이나 난민 460,000명 이상이 체코에서 임시 보호 비자를 받았지만, 2022년 말까지 약 355,000~390,000명만 체류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산하였다.

현재 체코에 와서 일하는 대부분의 우크라이나인은 우크라이나의 중부 및 남동부 지역 출신들이다. 체코 노동 사회부에 따르면 2022년 6월에는 약 68,000명, 9월에는 89,000명, 10월 말에는 98,000명 이상이 있었다. 2022년 12월 기준 거의 100,000명의 우크라이나 난민이 체코에 고용되어 있었다.

수백 명을 제외한 모든 난민은 우크라이나 국적을 가지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온 나머지 사람들의 대부분은 또 다른 구소련 국가의 국민이다. 체코 정부는 체코가 우크라이나 이주 대상 국가 중 하나가 될 것임을 재빨리 인식했다. 그 이유는 체코가 언어적으로, 문화적으로, 지리적으로 우크라이나와 가깝고 이미 여기에 친척과 지인이 있기 때문이다. 전쟁 전 우크라이나인들은 주로 90일 미만의 단기 체류 허가로 체코에 체류하고 있었으며, 그 수는 약 6만 명에 달했다.

전쟁 초기 우크라이나 난민에 대해 체코의 사회의 연대는 엄청났다. 체코인의 연대는 다양한 민간 지원, 전례 없는 금액의 재정 및 물질 기부와 체코 사회 대부분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반대하며 우크라이나에서 탈출한 사람들을 환영하는 분위기로 나타났다. 2022년 2월 24~25일에 이루어진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5%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반대하고 3%만이 지지, 2%는 기권한다고 밝혔다. 물론 설문 조사에서는 난민에 인한 체코 국민의 우려가 있었다. 체코인들은 생활비 상승(92%), 유럽의 안보 상황 악화(87%)를 가장 두려워하였다. 반면 사회적 관계 악화(64%)와 이주민 유입(59%)은 덜 두려워했다. 우크라이나에서 군사 분쟁을 피해 탈출한 사람들을 받아들이자는 분위기는 호의적이었다. 체코인의 69%는 모든 난민을 받아들이는 것에 찬성했다.

이는 2015년 난민 위기와는 다른 변화였다. 우크라이나 난민수용에 대한 체코 사회의 호의적인 태도 변화에 대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체코슬로바키아 공화국이 소련 시기 모스크바가 주도하는 바르샤바 조약에 의해 1968년 프라하의 봄으로 무너지는 동안 서방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버려졌다는 기억의 경험을 집단으로 하였다는 점이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집단적 정체성에 대한 것으로, 체코의 경험의 역사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

두 번째는 체코와 우크라이나 간의 문화적 근접성과 기존의 사회적, 경제적 관계에서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에 지원을 제공해야 하는 체코의 의무에서 파생하였다. 피알라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체코 사회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였다. 그는 연설에서 “우리는 우크라이나와 함께 여기에 있다”라고 강조했다.

세 번째는 거대 야당의 지도자인 안드레이 바비시(Andrej Babi?)는 특별 회의에서 ‘불만족 시민행동’(Akce nespokojen?ch ob?an?, ANO)이 이 문제에 반대하지 않고 체코 정부의 편을 들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체코 정당 중에서 가장 러시아를 지지하는 우익 포퓰리스트 ‘자유와 직접 민주주의’(Svoboda a p??m? demokracie, SPD)조차도 반대하지 않았다.

난민수용은 우크라이나에 필수적인 형태의 원조로 빠르게 진행했다. 체코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가능한 한 빠르고 긴급한 절차로 입법 혁신을 수행할 수 있도록 2022년 3월 2일 긴급 조치를 발표했다. 체코 정부는 침략 전에 이미 체코에 있었던 모든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명시적으로 ‘체류용인의 지위’를 보장했다.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프라하에 우크라이나 원조를 위한 국가 지원 센터를 설립했다. 경찰, 소방대, 내무부의 난민 및 이주 정책 부서는 난민 수용 관리 및 기타 기관과 협력하여 공화국 전역의 난민 이주 처리를 통제한다. 제한된 거주권으로 2월 24일 이전에 이미 체코에 있었던 우크라이나인은 체코에 머무를 권리를 보장받았다. 처음 입국하는 사람들은 그곳에서 최초 거주 허가를 받고 건강 검진을 받는 등 다양한 도움을 받게 되었다.

체코는 우크라이나 난민 친척이 체코에 있는 경우 비자 없이 입국하더라도 우선권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체코에 친척이 없고 더 많은 국가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우크라이나인에게는 국가가 초기 수용에 관한 주요한 정보를 다양한 방법으로 전달하였다.

핵심 수단은 처음에 소위 장기 특별 비자(Speci?ln? dlouhodob? v?zum)였으며, 정부는 이 비자를 일반 난민 절차보다 빠른 속도로 받을 수 있도록 약속했다. 이것은 거주 허가, 공공 의료, 노동 시장 및 교육에 대한 접근은 물론 사회적 혜택의 수령을 가능하게 하였다. 장기 특별 비자는 소위 임시 보호 신분으로 대체되는 것이었다. 이것은 체코뿐만 아니라 유럽 연합의 모든 국가에서 1년 동안 유효하다.

지금까지 체코에 온 난민 중 약 10만 명이 독립적으로 숙소를 마련했다. 예를 들어 프라하와 같은 일부 지역은 다른 지역보다 훨씬 더 많은 난민 이주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에 재배치가 불가피했다. 이는 주민 수와 해당 지역의 경제력을 기반으로 해야 했다. 숙소 유형에 따라 주에서는 난민 1인당 일일 200~250크라운(약 10유로)의 자금을 제공하였다. 체코 정부는 사람들이 원하지 않는 곳으로 보내지 않기 위하여 대신 유럽연합(EU)에 숙소 관련 물질적 지원을 요청했다. 특히 일시적으로 최대 50,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25개의 주거용 단위 모듈이 요청되었다. 더불어 숙소문제 해결을 위해서 민간 가구의 난민 수용을 장려하기 위한 재정적 인센티브가 강화되어야 했다.

임시 보호 지위를 가진 우크라이나인은 취업 허가 없이도 노동 시장에 접근할 수 있다. 구직 외에도 5,000크라운(약 200유로)의 소위 특별 긴급 지원이 이루어졌다. 이러한 조직적 문제와 상관없이 체코 노동 시장의 상황은 매우 우호적이다. 일부 경제학자들이 난민 수용이 미래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노동시장으로의 최적의 통합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학연수 등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난민들은 공공 의료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다. 이는 일반 건강 보험을 통해 난민들이 모든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추정에 따르면 비용은 100,000명에게 연간 약 15억 크라운(약 6천만 유로)이 될 것이다. 성인이 고용되면 고용주는 바로 의료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또한 우크라이나 난민의 거의 1/3이 학령기이다. 2022~2023학년도에 거의 60,000명의 어린이가 체코 학교에 등록했으며, 이는 많은 우크라이나 가족이 난민으로 체코에 남아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래서 어린이와 청소년을 학교에 가능한 한 빨리 통합시키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통합 차원에서 우크라이나 미성년자들이 모국어로 소위 적응 과정에 참석한 후에 체코어 수업에 배정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어로만 하는 별도의 수업도 있다. 현재 교사 부족과 만성적인 자금 부족으로 인해 많은 교육기관이 곧 용량 한계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2022년 5월 31일 체코 하원은 우크라이나 난민이 체코 사회에 적응해 통합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법안인 렉스 우크라이나(Lex Ukraine)의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로 인해 무료 숙박 및 음식과 생필품을 지원받는 우크라이나 난민은 더 이상 5,000 체코 코루나(한화 약 30만 원)의 인도적 수당을 받을 수 없게 되었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무료 주택과 건강 보험도 어린이와 노인을 제외한 우크라이나 난민에게는 최대 150일까지만 혜택이 제공되어 왔었다.

또한 2023년 3월에 체코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난민 지원에 관한 법률 변경을 승인했다. 우크라이나인이 사회적 혜택 및 주택 보상을 신청할 수 있는 기준이 변경된 것이다. 무료 긴급 주택에 배치된 사람들에 대한 규칙이 강화되었다. 이 옵션은 취약 범주의 사람들을 제외하고 최대 150일 동안 제공된다. 제안된 숙박 옵션을 거부하거나 관리자에게 알리지 않고 10일 이상 거기에 나타나지 않으면 이 기간은 예정보다 일찍 종료된다. 임시 보호를 받은 후 처음 5개월 동안의 지불은 최저 임금으로 계산되며 그 후에는 생계 수준으로 계산되어 받는다. 단, 나이, 건강 상태, 교육 또는 어린 자녀 돌봄으로 인해 완전히 일할 수 없는 사람은 예외이다. 체코 정부에서는 우크라이나 난민과 모든 노동관계 등록을 통합하고 있다.

체코는 우크라이나 난민 유입과 관련된 렉스 우크라이나 정부 법안 III(LexUkraine III)을 준비 중이다. 이에 따라 임시 보호 비자를 2024년 3월 31일까지 연장하고 사회 혜택 기간을 연장하는 메커니즘이 개발되고 있다.

수년 동안 체코 사회는 유럽 난민에 대해 가장 회의적인 사회 중 하나였다. 이러한 상황은 체코의 사회 연대가 취약하다는 두려움의 이유를 제공했었다. 하지만 체코의 우크라이나 난민수용은 경제적 우려 속에서도 불구하고 인도주의적 사회적 연대를 강화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러한 체코의 난민정책을 교훈삼아 우리도 한국에 입국한 우크라이나 피란 고려인들이 주로 여성과 어린이와 같은 취약 계층이라는 점에서 한국사회 통합 측면과 일부가 우크라이나로 귀환하는 상황에서 적응 측면에서 정책 수준이 어떻게 효율적으로 진행되어야 하는 것인지도 고찰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전남대 글로벌디아스포라연구소 연구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