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 납품·화장품 개발… 장흥버섯의 ‘무한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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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축협·산림조합
급식 납품·화장품 개발… 장흥버섯의 ‘무한변신’
장흥 안양면 청년농업인 차주훈 장흥삼광버섯 대표
2대째 가업 이어 버섯 생산
표고 등 전남급식센터 납품
5종 버섯 재배 연 50톤 생산
연매출 5억…화장품 개발도
  • 입력 : 2023. 06.12(월) 11:19
  • 글·사진=조진용 기자
2대째 장흥에서 버섯을 생산하고 있는 차주훈 장흥삼광버섯 대표.
아버지의 뒤를 이어 2대째 장흥에서 버섯을 생산하고 있는 청년농업인이 있다. 가업을 이어 받아 복령, 노루궁댕이 버섯 등을 재배하고 있는 장흥삼광버섯(대표 차주훈)이다.

차주훈 대표(38)는 유년시절부터 버섯에 대한 관심을 갖고 순천대 식물의학과 미생물학을 전공했다. 현재 전남친환경급식센터와 계약재배 방식으로 납품하며 미래세대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공급하고 있다.

요리 재료로만 쓰여왔던 버섯의 편견을 깨기 위해 버섯 성분을 추출해 만든 화장품 출시를 앞두고 있어 버섯의 무한한 변신이 기대된다.

●2대째 가업 이어 장흥삼광버섯

장흥군 안양면 일원에 위치한 삼광버섯(대표 차주훈)
장흥군 안양면 남부관광로 574. 창고 형태 건물이 눈에 띈다. 건물 내부로 들어가보니 실내온도·습도를 조절하기 위한 냉각팬장치가 ‘윙~윙’ 굉음을 내며 돌아가고 있다.

그 옆에서 차 대표가 수확해 온 새송이, 표고버섯 등을 가위로 다듬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장흥삼광버섯은 차주훈 대표 아버지 차준돈씨가 2004년 폐교인 장흥 안양서초를 매입 버섯종균재배시설 6000평을 구축해 새송이 버섯 베지(종자)분양하며 비롯됐다. 아들 차 대표는 지난 2012년 순천대 식물의학과 미생물학을 전공한 후 본격 버섯재배, 표고종균생산, 종자개발 등에 뛰어 들었다. 차 대표가 아버지의 일을 이어받게 돼 한층 사업이 안전화 되기 시작했다. 현재 느타리, 표고, 목이버섯, 노루궁댕이, 복령 등 5가지 버섯을 연간 50톤 재배·생산하고 있다.

버섯재배 과정은 버섯이 뿌리를 내릴 수 있는 참나무, 배지 등에 버섯 배양균을 접종하면 2개월 뒤 싹트기 시작하며 최대 5회까지수확이 가능하다.

차 대표는 버섯재배에 스마트공장시스템(EMS)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공장시스템 특징은 품질 이력제로 버섯 배양균 접종부터 출하까지 사용된 물, 종균 성분 등이 기록돼 제품의 질이 보증된다.

현재 5가지 버섯은 전남친환경급식센터에 계약재배 방식으로 납품되며 연매출 5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미생물학전공 버섯 전문화

장흥삼광버섯은 느타리, 표고, 목이버섯, 노루궁댕이, 복령 등 5가지 버섯을 연간 50톤 재배·생산 하고 있다.
차 대표가 아버지의 뒤를 이은데는 중학교 때 과학대회에서 입상을 하면서부터다.

차 대표는 “1999년 장흥 관산중 재학중 전국과학전람회에 참가, 버섯의 제품 고품질화에 대한 실험발표를 통해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며 “유년시절부터 버섯 농사를 짓는 부모님 모습을 지켜보며 자랐다. 수상에 안주하지 않고 가업을 이어 버섯을 전문화해야겠다고 결심했고 대학도 순천대 식물의학과 미생물학까지 전공을 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대를 이어 버섯 전문화를 위해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쉽지만은 않았다. 물류비상승으로 판로확보가 어려웠던 것.

차 대표는 “버섯 생산 물량을 소비해 줄 수 있는 시장이 광주·전남권은 한정적이다. 코로나19 당시 물류비마저 상승하면서 서울 가락시장 등 타 지역 판로확충에 나서봤지만 물류비를 제외하면 남는게 없었다”며 “판로확대보다 안정경영을 위해 계약재배 방식으로 바꿨다. 덕분에 전남·제주 급식센터 5곳과 협약을 맺어 납품하고 있다”고 말했다.

●버섯 가공 화장품 개발 속도

차 대표는 버섯재배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자라라 버섯 체험 프로그램 과 버섯 재배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버섯재배 교육은 관내 장흥교도소 출소를 앞둔 재소자들에게 직업취득 기회를 지원하기 위해 버섯종균기능사자격 취득 교육을 하고 있다.

미래세대를 위해 강진생명산업고 산업협력교사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버섯 미생물 이론교육 등을가르치고 있다.

차 대표는 “최근 장흥교도 출소 재소자가 버섯종균기능사자격을 취득해 광양에서 버섯농사를 시작하게 됐다는 연락을 해왔다”며 “가르친 보람을 느낀 순간이었다. 농업을 근간으로 상생·연대하기 위한 노하우 등을 전수하겠다”고 말했다.

목이버섯 보습성분을 추출·활용한 어린이용 바디워시 시제품.
차 대표가 버섯재배 교육을 벌인 성과가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전남도로부터 으뜸청년농업인 우수상을 수상했으며 법무부로부터 장관 표창 등을 받았다.

차 대표는 버섯을 활용한 화장품 개발과 건강기능가공식품을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음식 정도로만 취급받던 버섯에 대한 편견을 깨는 데 나서겠다는 포부다. 버섯 성분을 추출해 화장품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차 대표는 “느타리버섯엔 에르고티오네인 성분이 함유돼 있다. 이 성분이 상처회복과 단백질 합성에 도움을 준다는 점을 착안해 ‘자라라 네모샴푸’를 개발 중국에 3000만원 상당의 첫 수출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수출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포기하지 않고 목이버섯 보습성분을 추출·활용한 어린이용 바디워시 시제품을 개발했다. 오는 8월 정식 출시해 버섯 활용 다변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사진=조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