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에선 하루에도 몇 번씩 희망과 절망이 오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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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건강
"수술실에선 하루에도 몇 번씩 희망과 절망이 오가죠"
화순전남대병원 이수영 교수
‘메스를 손에 든 자’ 출간 눈길
지역 외과의사의 현장 이야기
  • 입력 : 2023. 06.13(화) 10:35
  • 노병하 기자 byeongha.no@jnilbo.com
화순전남대학교병원은 대장항문외과 이수영 교수 및 ‘메스를 손에 든 자(푸른향기刊)’ 표지 사진.화순전남대병원 제공
하루에도 몇 번씩 희망과 절망 사이를 오가는 지역 대학병원 외과 의사의 고뇌와 진심이 담긴 에세이집이 출간돼 눈길을 끌고 있다.

13일 화순전남대학교병원에 따르면 대장항문외과 이수영 교수가 최근 대학병원 외과 의사가 전하는 수술실 안과 밖의 이야기를 풀어쓴 ‘메스를 손에 든 자(푸른향기刊)’를 펴냈다고 밝혔다.

대장암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이자 크론병을 앓는 환자이기도 한 그는, 책을 통해 15년 동안 만난 수많은 환자와의 소중한 시간과 절대 낭만적이지만은 않은 대학병원 외과 의사의 치열한 병원 일상을 전하고 있다.

이 교수는 또 수술실에서 살려낸 환자들과 어쩔 수 없이 떠나보내야 했던 환자들, 하루에도 몇 번씩 희망과 절망 사이를 오가는 외과 의사로서의 고뇌와 진심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있다.

이 교수의 에세이집은 ‘Part 1. 외과의사 이야기’와 ‘Part 2. 환자 이야기’로 나뉜다.

‘Part 1’은 크론병을 앓고 있는 자신이 크론병을 치료하고, 크론병에 대해 가르치는 대장항문외과를 전공으로 선택한 과정과 ‘의사와 환자의 간극’, ‘슬기로운 의사생활, 드라마와 현실 사이’ 등의 주제를 통해 모두가 기피하는 외과 의사로서의 고통과 기쁨,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이어진 ‘Part 2’에서는 부모 앞에서 앞날이 창창한 서른 살 아들에게 내리는 시한부 선고, 대장암 말기 환자의 배를 열었는데 아무 것도 해주지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배를 닫아야 하는 상황 등의 가혹한 현실과 환자로부터 살려주셔서 고맙다는 인사를 받을 때 느끼는 기쁨에 대한 솔직한 심정도 고백했다.

이수영 교수는 “의사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했음에도 죽음의 문턱을 넘나드는 환자를 보고 있노라면, 신을 향해 기도라도 드리고 싶은 심정이다. 하지만 환자로부터 살려주셔서 고맙다는 인사를 받을 때 느끼는 기쁨과 희열은 의사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그 때문에 다시 수술실로 돌아가 메스를 잡는다”며 “한 번이라도 병원 생활을 해본 환자와 보호자, 외과 의사의 일상과 속내가 궁금한 독자, 진로를 고민하는 의대 지망생과 의대 재학생, 대학병원 수련의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외과 수련을 받았다. 현재는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외과학교실 부교수로서 화순전남대병원에서 대장암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한미수필문학상 우수상과 장려상, 보령의사수필문학상 은상 및 동상 등 다수 수상했으며, EBS×브런치 ‘나도 작가다’ 공모전을 비롯해 윌라×브런치 브런치북 오디오북 출판 프로젝트 등에도 당선됐다. 현재 브런치에서 ‘Zero’라는 필명으로 활동 중이다.
노병하 기자 byeongha.n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