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군과 나주시가 홍어 세계화를 위한 식문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협약을 맺었다. 신안군 제공

홍어 식(食)문화를 개척해왔던 신안군과 나주시가 홍어 세계화에 나섰다.

13일 신안군, 나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나주 시청 대회의실에서 박우량 신안군수와 윤병태 나주시장이 홍어 식문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양 시군은 협약을 통해 홍어 식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사업 공유, 지정문화재 추진 등 상호협력에 착수한다.

양 시·군은 홍어가 가진 역사적 전통성과 독창적인 식문화 계승에도 앞장서고 있다.

나주는 19회째, 신안은 9회째 각각 홍어 축제를 열며 남도를 넘어 전국으로 뻗는 홍어 음식 대중화에 이바지 해왔다.

협약을 계기로 홍어 식문화 역사적·학술적 가치 조사 및 자료 공유, 국가무형문화재 지정신청 등에 협력하고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한다.

홍어를 매개로 두 지자체는 역사적 측면에서 남다른 인연이 있다. 신안 흑산도는 홍어 집산지로, 나주 영산포는 삭힌(숙성) 홍어 본고장으로 유명하다.

조선 중종 25년 관찬지리서인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따르면 고려말 남해안 지역 왜구의 노략질로 신안 흑산도 인근 영산도 어민들이 나주 영산포로 피난을 오게 됐고 그때부터 이 지역에서 삭힌 홍어를 먹게 됐다.

당시 영산도에서 영산포까지 오는 데는 뱃길로 보름 정도 걸렸다. 이때 배에 싣고 온 생선이 부패가 심해 버렸는데 항아리 속에서 삭은 홍어만큼은 먹어도 뒤탈이 없는 데다 먹을수록 알싸한 풍미가 있어 숙성 홍어가 영산포에 정착했다는 유래다.

이날 협약식에는 윤병태 시장과 박우량 군수, 이상만 나주시의회 의장, 김혁성 신안군의회 의장을 비롯한 양 시·군의원, 홍어 관련 명인·단체 주민 40여명이 참석했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영산도와 영산포는 명칭뿐 아니라 문화적으로 한 뿌리를 갖고 있다”며 “전남 식문화의 본류를 세계에 알리고 문화적 자긍식을 높이는 기회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이번 협약은 나주와 신안이 손을 잡고 계승해온 홍어 식문화를 확산하고 세계 인류와 함께 나누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양 시·군과 의회, 생산과 발효의 새로운 문화를 창조해 온 명인, 주민 모두가 유네스코 인류문화문화유산 등재에 노력해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