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 기획특집>태풍 낙과피해 절망→가공산업 전환 전화위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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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 기획특집>태풍 낙과피해 절망→가공산업 전환 전화위복
전남을 농촌융복합산업 실리콘밸리로 만들자 7)영광 아름답게그린배
청년농부로 '신지식 농업인'
체험프로그램 방문객 북적
꼬샤꼬샤 브롤로 제품군 등
각종 즙제품 연매출 15억원
  • 입력 : 2023. 06.21(수) 10:12
  • 박간재·조진용 기자
아름답게그린배 제품군
김영순 아름답게그린배 대표
꼬샤꼬샤 제품
김영순(42) 아름답게그린배 대표. 청년농부로 신지식 농업인이자 원예학 석사다. 전남 농촌융복합산업 분야에서는 익히 알려진 유명인이다. 이름 때문에 가끔 오해도 받는다. 당당한 남자 농업인이다. 그가 현재에 이르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지난 2008년 고시공부를 하다 귀농을 결심했다. 고향 나주에서 부모님이 배농장을 운영하고 있어서 꿈을 키워보고 싶었다. 귀농까지는 순탄했다. 수확의 기쁨도 쏠쏠했다. 하지만 2010년 가을 곤파스 태풍에 배 70%를 잃었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했다. 낙과 피해를 보면서 배즙 판매 등 가공사업으로 방향을 틀어야 겠다고 맘 먹었다. 고향 나주를 떠나 영광 군서면으로 터를 옮기게 된 배경이다. 그렇게 영광에서 아름답게그린배가 탄생하게 됐다. 5만3000㎡ 면적의 농장에서 20개 안팎의 배즙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매일 배농장과 나주 배농장까지 오가며 사업을 돌보고 있다. 예비 귀농인들을 위한 재능기부교육, 어려운 이웃에게 도온정의 손길을 건네며 당당한 사업가로 성장해 가고 있다.

●“태풍 낙과 덕택에 사업전환 전화위복”

영광읍을 지나 왼쪽 백수읍 방향으로 가다보면 오른쪽에 영광군농업기술센터가 나온다. 바로 못미쳐 오른쪽길로 접어들면 농공단지가 나오고 조금 가다보면 갈림길에서 다시 왼쪽방향으로 틀면 김 대표의 사업장이 나온다. 기술센터에서 사업장까지는 자동차로는 채 5분도 안되는 거리다. 제조가공공장 옆 깔끔한 사무동 건물에 ‘카페 밭뷰 인 브롤로’가 보인다. 1층은 체험 프로그램 공간이며 2층은 카페다. 김 대표가 운영하는 너른 배밭 풍경이 바로 내려다 보이는 자리에 김영순 대표와 마주 앉았다. 15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사업가 치고는 참으로 선한 인상이다. 남자인데 여자이름으로 잘못 오해하는 해프닝도 많을 듯하다. “이름 덕분에 여성여성한 인상을 가졌나보네요” 농담을 던져도 말없이 수줍은 미소로 답한다.

“어떻게 배즙을 생산하게 됐어요?” “부모님과 배농장을 운영했는 데 태풍으로 낙과피해를 입었죠. 명절 상품으로 원물생산에만 그쳐서는 안되겠다 생각하고 배즙으로 사업전환을 시도 했습니다. 태풍 덕택에 비싼값 치렀던 셈이죠”

영광에 배농장을 인수한 뒤 본격 과수원 경영구조를 바꿔보고 싶었다. “대학원을 진학해 제대로 된 가공공부를 해보고 싶었어요.” 전남대 대학원에 진학했다. 배즙 관련 공부를 하다보니 사업 아이템이 떠올랐다. 어린배에 항산화에 좋은 폴리페놀이 3배 이상 많다는 걸 알았다. 어린배를 이용한 배즙 제조를 할 수있는 특허를 획득했다.

배즙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소비자 신뢰가 중요하다는 생각에 농장 환경을 개선하고 제품을 질을 끌어올려 농산물인증관리인증(GAP)과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을 받았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배즙을 많이 찾는 소비자 연령대를 분석해 보니 대부분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이었다. 또한번의 아이템이 번뜩였다. 그 사례를 착안해 아이들이 좋아하는 브랜드와 캐릭터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지난 2014년이다. 그게 바로 현재 아름답게그린배의 시그니쳐 제품이자 효자품목인 ‘꼬샤꼬샤’다.

김영순 대표가 배즙을 만들기 위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김 대표 두 딸이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꼬샤꼬샤 등 각종 즙 생산…홈쇼핑 등 판매망 확충

생산제품은 자체 상표등록 한 꼬샤꼬샤 브롤로 제품군으로 꼬샤꼬샤 도라지배즙, 브롤로 양배추즙 외 야채주스, 아로니아즙, 감귤쥬스, 사과즙, 곰배배추배스틱, 홍도라지배스틱 등 20개 안팎의 상품군을 갖추고 동반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현재 제품 거래처는 코레일 스토리웨이, 쿠팡 로켓배송, 로컬푸드 등과 현대홈쇼핑, SK스토아홈쇼핑, GS홈쇼핑, NS홈쇼핑, 공영홈쇼핑등이다. 김 대표가 직접 출연한 라이브 홈쇼핑 등에서도 완판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제가 직접 라이브 홈쇼핑에 출연해 판매하고 있는데 수년 째 완판행렬을 이어가고 있어요. 코로나19로 어려움이 예상됐는데 홈쇼핑 등 판매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습니다.”

매출도 수직상승하고 있다. 지난 2015년 2억5000만원대를 돌파한 이후 지난해까지 10억원대를 훌쩍 뛰어 넘어 고속성장 하고 있다. 계약 재배량도 50톤에서 400톤에 육박하고 있다. 그는 “현재 물량이 부족해 주문량을 다 채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계 설비를 확충하고 공장부지도 넓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각종 경진대회와 전남도, 정부에서 시상하는 상을 휩쓸고 있다. 전남 으뜸청년농업인 대상, 전남 스타트업품평회 대상, 지오쿱청년농업인품평회 전남도지사상인 대상을 수상 했으며 신지식인농업인장, 농식품부장관 표창 등을 수상했다.

김영순 아름답게그린배 대표의 카페 밭뷰 인 브롤로.
●3차 서비스 체험 프로그램도 성황

체험프로그램은 카페 밭뷰 인 브롤로에서 아내 정혜미씨가 맡는다. 초중고생들과 일반인들이 참여해 캔들만들기, 입욕제만들기, 비누만들기, 석고방향제 만들기, 아로마버블바 만들기 등을 진행한다. 코로나19로 주춤 했지만 매년 2000여 명 이상의 체험객들이 다녀갔다. 예비 귀농인들에 대한 교육도 끊이지 않고 있다.

농고생 청년농업인 육성 교육과 농대생 현장실습, 귀농인 창업학교 등 청년교육을 실시한다. 지역아동센터 및 지역유치원을 연계한 체험학습, 취미반·자격증반 공방 운영도 병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상생을 통한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게 그의 포부다.

“최종적으로는 지역 농업인들과 상생이 목표입니다. 아름답게그린배영농조합법인은 대한민국 최고의 지역밀착기업에서 세계의 지역밀착기업으로 성장을 꿈꾸고 있습니다. 사회환원을 통해 함께 사는 사회실현에 공헌하겠다는 게 저의 바램입니다.”
박간재·조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