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서석대>메기 효과 일으킨 최원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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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전남일보]서석대>메기 효과 일으킨 최원준
최동환 문화체육부장
  • 입력 : 2023. 06.21(수) 17:50
최동환 부장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등 북유럽 해역에서 많이 잡히는 생선 중에 청어가 있다. 살아있는 청어는 식감이 아주 좋고 높은 가격에 거래됐는데, 바다에서 잡은 청어는 항구에 도착하는 동안 대다수가 죽는다고 한다. 그런데 노르웨이의 한 어부의 지혜로 청어들이 싱싱하게 살아있는 채로 항구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이 어부가 쓴 방법은 청어가 들어있는 수조에 천적인 메기를 함께 넣음으로써 청어들이 메기의 습격을 피하려고 부지런히 움직인 덕분에 싱싱함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여기서 ‘메기 효과’라는 말이 유래됐다. 이 말은 주로 경제 논리에 사용하는 개념으로 하나의 생태계에서 막강한 경쟁자가 등장함과 동시에 같은 생태계 내의 다른 경쟁자들의 능력도 상승하게 되는 효과를 말한다.

국내 메기효과 대표 사례로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가 꼽힌다. 국내 가구업계의 메기는 글로벌 가구 공룡이라 불리는 이케아다. 이케아가 한국에 진출할 때 많은 이들은 국내 가구시장을 독식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실상은 달랐다. 도산할 것으로 예상했던 국내 주요 가구업체들이 오히려 성장하는 현상을 보였다.

이케아가 상륙하기 전 국내 가구업체들은 도심에 직영매장을 운영해 접근성을 강화하고, 유통혁신을 통해 원가 절감을 추진하는 한편 분야별 특화가구, 조립·배송 및 사후관리 등에도 신경을 쓰는 등 발빠르게 대처했다. 이케아 또한 한국 진출 첫 해 높은 매출을 기록했으며, 이러한 메기 효과로 인해 소비자들은 더욱 합리적인 가격과 좋은 품질의 가구를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적자생존이 철저한 스포츠계에서도 ‘메기효과’는 흔히 볼 수 있다. 특히 최근 프로야구 KIA타이거즈에 최원준이라는 메기가 합류하면서 타선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12일 상무에서 전역한 직후 합류한 최원준은 복귀전이었던 13일 고척 키움전에서 멀티안타를 때렸다. 14일 키움전에서도 2안타를 생산하며 기대에 부응했다. 지난 16~18일 NC와의 홈 경기 3연전과 20일 대전 한화전에선 18타수 2안타로 주춤해지만 기존 1루수들에게 자극제 역할을 하고 있다.

5월 한 달간 타율 0.184에 그쳤던 변우혁은 최근 4경기에서 11타수 5안타 1홈런 5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는 등 6월 들어 4할의 고타율을 기록 중이다. 현재 퓨처스리그에서 타격감을 조정 중인 황대인도 최근 6경기에서 4홈런 7타점을 기록하며 1군 복귀를 위한 잰걸음을 하고 있다.

현재 6위권에 갇혀 있는 KIA타이거즈가 최원준이라는 ‘메기 효과’로 순위 상승도 이룰 수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