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오염수 방류 임박에 생산자도 소비자도 ‘패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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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이슈
日 오염수 방류 임박에 생산자도 소비자도 ‘패닉’
수산물 포비아·패닉바잉 혼란
“사놓자” 건어물 등 구매 행렬
민물양식 전환·어업 은퇴 고심
도, 해수부에 특별법·대책 촉구
  • 입력 : 2023. 06.21(수) 18:32
  • 조진용·박소영 기자
양동시장 고등어, 갈치 등을 판매하는 수산물상가.
‘소금대란, 수산물 포비아, 패닉바잉…’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방류한다는 뉴스가 나온 직후 만들어진 신조어다.

지역민들은 각종 수산물을 서둘러 구매하거나 아예 구매를 포기하는 등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원전 오염수가 방류돼도 큰 피해는 없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분석을 내놓고 있지만, 어민 등은 방사성 오염수가 서남해안까지 밀려올 경우 소금, 수산물 등 피해가 우려된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방사성 오염수 방류에 따른 매뉴얼 등을 만들어 국민의 혼란을 진정시킨다는 입장이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다르다. 일본 후쿠시마발 방사성 오염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가늠조차 못하는 실정이다.

21일 찾은 광주 양동시장 건어물 상가에는 방사성 오염수 방류 전 건어물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소비자들은 ‘미리 사놓으면 1~2년 사용이 가능해서 비축해 놓으려고 한다’, ‘타지에 사는 자녀들이 서둘러 보내달라고 해서 사러 왔다’고 말했다.

시장을 찾은 한 시민은 “방사성 오염수가 장차 서남해안으로 밀려올 텐데 소금은 물론 생선, 건어물 등 해산물을 어떻게 먹어야 할지 걱정된다”고 했다

예년과는 다른 소비자들의 구매행렬에도 상인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사업을 아예 접거나 귀농 등 업종전환을 고려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상인은 “30여 년 장사에 방사성 오염수 같은 이런 타격은 처음”이라며 “사업을 접든지 아니면 업종을 바꾸든지 자녀들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천일염 품귀와 가격상승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천일염 소매 가격은 20㎏ 기준 평균 5만7840원으로 전월(3만1540원)보다 83%가량 상승했다. 올봄 잦은 비가 내리면서 천일염 생산이 부진한 상황에서 일본의 오염수 방류 이슈까지 더해지면서 천일염 대란이 일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오랜 기간 이어온 생업인 어업을 포기하겠다는 어민들도 있다.

여수지역 한 어민은 “앞으로 사람들이 생선을 안 먹을 거 같아 겸사겸사 어업에서 강제은퇴 한 뒤 노후나 준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진도지역 어업인은 “바다양식에서 민물양식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중 수산물을 주제로 한 축제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고 있는 신안군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확산되자 정부 관계자나 학계 전문가들은 오염수는 크게 우려할 부분이 아니라며 긴급 진화에 나서고 있다. 이에 전남도는 해양수산부에 △오염수 방류 대응 특별법·종합대책 마련 △수산물 사전수매(양식포함) 확대 △유통이력관리·원산지표시 강화 △소비위축 손실보상금 실시계획 수립 △해역 분석자료 방송 자막제공 등을 요청할 계획이다.
조진용·박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