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기후환경이야기·임낙평> 이것은 정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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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기후환경이야기·임낙평> 이것은 정상이 아니다
임낙평 광주환경운동연합 전의장
  • 입력 : 2023. 07.17(월) 14:44
임낙평 전 의장
전국이 물난리를 겪고 있다. 며칠 동안 기록적인 폭우가 전국적으로 쏟아졌다. 특히 중부지방은 ‘물 폭탄’이라고 할 만큼 장대비였다. 일부 지역에 2-3일 사이 내린 강우가 500㎜로 1년 강우량의 3분의 1이 넘었다. 시민들은 주거지역과 농경지의 침수, 산사태와 도로유실, 제방붕괴 등 실상이 실시간 재난방송을 통해 지켜봤다. 안타깝게도 현재까지 36명의 사망자와 10명의 실종자(16일 오후), 그리고 수 천명의 이재민들이 발생했다. 기상당국은 향후 300㎜ 이상의 폭우를 예보하고 있다. 이후 어떻게 진행될지 모든 이들이 긴장하며 지켜보고 있다.

우리가 물난리 비상을 겪고 있는 사이, 최근 남아시아의 인도에서도 기록적 폭우가 내렸고, 홍수와 산사태로 수십 명의 사망자와 막대한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홍수로 인해 수도 뉴델리를 비롯해 북부 여러 지역에서 학교가 문을 닫을 만큼 심각했다. 뉴델리는 역사상 가장 습한 7월을 보내고 있다. 인도 등 남아시아의 경우, 9월까지 몬순(Monsoon)기간 동안 더 큰 홍수로 인한 재난이 발행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5월부터 지금까지 기록적 폭염을 경험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수도 베이징을 비롯해 텐진·상하이 등 대도시와 허베이성 산둥성 지역의 기온이 36℃를 넘기는 날이 많았다. 베이징 등 17개의 기상관측소에 기상관측 이후 최초로 40℃를 넘긴 최고 기록이 관측되기도 했다. 중국은 역사상 가장 무더운 6월을 보내고, 지금도 시달리고 있다. 폭염이 일상화되면서 에어컨 등 냉방기기 가동의 폭주로 전력수요가 급증하면서 전력공급에 비상 국면이다.

유럽으로 가보자, 이탈리아는 지금 통째로 더위를 먹었다. 전국에 걸쳐 수은주가 40℃를 넘어,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고 있으며, 남부지역 시칠리아 섬 등 일부 지역에서 48℃를 넘어서는 기록적인 폭염을 경험하고 있다. 작년 폭염 사망자 61,000명 이상이 발생했는데, 금년도 사망자가 속출,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6월에는 폭우에 홍수를 경험했다. 시민들은 ‘이처럼 최악의 폭염을 과거에 본 일이 없다’며, ‘이것은 정상이 아니다’며 고개를 젓고 있다.

이웃 나라 그리스도 마찬가지다. 사상 전례 없는 폭염으로 세계인의 관광 명소, 파르테논 신전을 품고 있는 아크로폴리스의 문을 닫았다. 그리스 당국은 관광객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했다. 그 지역이 암석지대이고 유적들 또한 석조건축물이라 고열을 흡수해서 그곳의 체감온도는 40℃가 넘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설명한다. 관광지 주변에 적십자 단원들이 그늘막을 제공하고 생수를 서비스하며 관광객들을 위로하고 있다.

북미라고 예외가 아니다. 미국의 남서부, 캘리포니아 네바다 애리조나 지역은 최악의 폭염을 경험하고 있다. 사막 인접의 도시는 수은주가 48℃를 넘나들고 있다. 예년 같으며 산불이 주요 뉴스일 터인데 금년 산불시즌은 의외로 조용한 편이다. 이번 겨울 강설과 강우가 내렸기 때문이라고 한다. 중서부와 동부지역은 폭우와 홍수의 고통을 겪고 있으며 토네이도의 위험도 상존해 있다.

북미 캐나다의 초대형 산불은 지난 5~6월 가장 뜨거운 뉴스였다. 지금도 산불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6월 중순, 전국 약 500개의 산불이 동시다발로 발생했고, 그 절반이 통제 불능이라고 했었다. 산불로 발생한 연무가 뉴욕 등 미국의 동부를 강타했고, 심지어 유럽 극지방 아이슬란드까지 영향을 미쳤다. 세계 각국이 소방관을 파견했는데, 얼마 전 한국도 150명의 소방관을 급파했고. 지금 그들은 산불현장을 누비며 화마와 싸우고 있다.

지금 한국처럼 지구촌 이곳저곳이 폭우과 홍수, 가뭄과 폭염, 태풍, 산불 등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기상재난은 초대형 혹은 역대급, 기록적인 규모로 매년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인간이 야기한 기후위기가 기상재난의 원인이라고 했다. 우선 피해를 극복하는 일이 우선적인 일일 것이다. 그러나 보다 근원적인 대응책은 인류가 합심해서 기후위기를 이겨내는 일일 것이다. 필요하다면 선전포고라도 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