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호 경제칼럼니스트 |
투자자들이 전문가들의 보고서를 신중히 분석해야 할 때는 폭락장이 시작되었을 때다. 횡보장에서는 테마와 종목이 중요하고, 본격적인 상승장에서는 웬만한 종목이라면 상승폭의 차이는 있더라도 상승장에 편승해서 더불어 상승한다. 따라서 횡보와 상승장에서는 어려운 경제 담론을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 ‘수요와 공급’만 생각하고 다른 요소들은 건너 뛰어도 상관없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시장이나 종목만 생각하면 된다. 시장 전체를 보면 금리가 수요와 공급의 중요한 요소이고 종목을 보면 테마가 형성되어 사람들의 관심을 어느 정도 받고 있느냐가 수요, 공급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
현재 크게 국내시장을 봤을 때 주식시장이 횡보하는 것은 금리가 예전보다 오르기는 했지만 경기침체를 우려해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은행에서는 정부의 정책에 의해 대출금리를 낮추고 부동산 관련 대출 규제를 풀고 있는 영향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적당히 돈을 풀고 있어서 횡보장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종목 또한 아무리 좋아도 테마가 형성되어 수요가 따라주지 않는다면 상승대열에 합류하기 힘들다. 최근의 주식시장만 보더라도 테마가 형성된 ‘2차전지’와 ‘인공지능 반도체’ 관련 종목 이외에는 지지부진한 모습이어서 이들 종목이 없는 투자자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주식시장은 이성과 이론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곳이다. 영국의 저명한 경제학자 케인즈는 주식투자로 실패를 거듭하다 결국 ‘주식시장은 미인대회와 같은 곳’이라는 것을 깨닫고 당시 경제학자로서는 거의 유일하게 돈을 벌었다고 한다. 즉 자신만 좋아하는 미인이 아니라 대중이 좋아하는 미인이 우승하는 것처럼, 주식시장에서도 나만 좋아하는 종목이 아니라 대중이 좋아하는 종목이 수익을 안겨줄 가능성이 크다. 자산시장의 모든 이론은 ‘초과 수요’로 압축될 수 있다.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수요가 공급을 초과해야만 상승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주식도 사는 사람이 적다면 그저 ‘보기 좋은 꽃’에 불과할 뿐이다. 경제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