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제대로 즐기지 못했는데 아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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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잼버리 제대로 즐기지 못했는데 아쉬워요”
광주·전남 246명 중 217명 남아
새만금 철수… 공주대 기숙사 이동
“더위와 체력적 한계 극복 매력”
후속 프로그램 미흡… K팝 기대
  • 입력 : 2023. 08.08(화) 18:22
  • 김혜인 기자
지난 7일 전북 새만금 잼버리 현장에서 스카우트 대원들이 서로의 기념품을 소개하고 교환하고 있다. 한국스카우트전남연맹 제공
“독감 증세가 있는 대원을 광주의 한 병원으로 돌려보냈더니 야영장에 다시 입소했더라고요. 여기서 포기하긴 아쉽다고, 각국 대원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서요.”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잼버리) 광주 참가단 박선주 단장(광주남초등학교 교감)은 폭염과 부실운영 논란 속에 태풍 ‘카눈’의 북상으로 새만금 야영지를 철수하는 대원들이 무척 아쉬워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광주·전남에서 잼버리에 참가한 대원은 총 246명으로, 8일 현재 29명(광주 12명·전남 17명)이 퇴소하고 217명이 남아 있다. 퇴소 이유는 △더위나 부상으로 인한 프로그램 참여 어려움 호소 △개인 일정 △부모의 요청 등이다. 나머지 대원들은 조기 퇴영 조치에 따라 충남 공주대학교 기숙사로 이동했다.

박선주 단장은 “광주·전남에서는 생각보다 퇴소자가 많지 않았다. 참가 대원들은 잼버리 종료까지 나흘을 앞둔 상황에서 대회를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며 아쉬움 가득한 표정으로 공주대 기숙사로 향했다”고 했다.

이번 잼버리에서 대원들이 겪은 가장 큰 어려움은 폭염이었다. 무더위가 지속됐지만 냉방장치는 턱없이 부족해 온열환자가 속출했고, 코로나가 확산되는 등 악재가 겹치면서 영국이나 미국 등 참여국가들이 퇴소를 결정했다.

하지만 잼버리를 경험한 상당수 학생과 지도자들은 매 대회 때마다 중도 퇴소자가 발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입장이다. 잼버리 특성상 참가자가 더위와 체력적 한계에 부딪히는 일은 항상 있어왔다는 설명이다.

박선주 단장은 “지금껏 10번 넘게 국내외 잼버리 대회에 참여하며 느낀 바는 처음 참가한 이들이 첫날과 이튿날을 가장 힘들어한다는 점이다. 무더위와 사투를 벌이고, 냉수로 몸을 씻고, 물을 일일이 떠 와서 설거지를 하다 보면 기대하던 것과 달리 지치고 피곤할 때가 당연히 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다른 대원들과 협동하고 교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 잼버리의 매력이다”고 설명했다.

박 단장은 이어 “몇몇 불미스러운 일로 잼버리의 모든 행사가 문제가 있는 것처럼 비춰지고 본래 취지가 퇴색돼 안타깝다. 실제 야영지에서 아이들은 다음날 또 어떤 프로그램이 있을지 기대에 가득 차 있었다”며 “일부 대원을 제외하면 모두 현장에서 잘 적응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태풍 ‘카눈’ 북상으로 전원 퇴영 조치가 취해지면서 새만금 잼버리 현장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잼버리 전남 참가단 김수용 단장(한국스카우트전남연맹 사무처장)은 “어제 오후 철수 소식을 전달하자 아이들이 자신의 스카우트 기념품을 바닥에 깔아놓고 외국 대원들에게 소개·교환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서툰 외국어로 인사를 나누는가 하면 한국을 알리고자 한복을 입고 이야기하는 친구도 있었다”고 말했다.

후속 프로그램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채 이동 명령을 내린 정부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수용 단장은 “남은 4일동안 예정된 프로그램도 전부 취소된 상황에서 당장 대체할 프로그램이 마련되지 않았는데도 무조건 이동하라는 중앙부처의 조치는 아이들의 소중한 추억을 날리는 셈이다”고 강조했다.

다만 마지막 행사로 준비된 K-POP 공연에 대한 대원들의 기대감은 높았다.

김 단장은 “그나마 국내외 대원들 모두 서울에서 열리는 K-POP 공연을 고대하며 이같은 상황마저도 즐거워하고 있다. 남은 일정 동안 부족하더라도 대원들이 후회 없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김혜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