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우크라이나 전쟁과 고려인>전쟁중인 우크라에 관심 보여준 광주비엔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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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과 고려인
[전남일보]우크라이나 전쟁과 고려인>전쟁중인 우크라에 관심 보여준 광주비엔날레
(18) 광주비엔날레와 우크라 파빌리온
‘우크라이나, 자유의 영토’ 주제
비엔날레 우크라이나 파빌리온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서
매주 토요일마다 3편 영화 상영
조만간 파괴의 고리가 끊어지고
“새 국면 맞이할 것” 희망 등 담아
  • 입력 : 2023. 08.17(목) 12:51
오두막은 살아 있다. 말하고 죽고 스스로 다다시 태어나고 기억이 사라지지 않도록 한다. 사진=영화 스틸 컷
2023년 제14회 광주비엔날레가 4월 7일에 시작하여 7월 9일에 막을 내렸다. 조금 늦었지만 이번 행사 중에 눈에 뛴 것은 한국과 세계 미술기관의 네트워크 확장을 위해 실시한 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이었다. 이 파빌리온에는 우크라이나, 폴란드, 네덜란드 등 총 9개국이 참여하였다. 특히 우크라이나 파빌리온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에서 매주 토요일마다 3편의 영화를 상영하는 것이었다. 상영작은 <캐롤 오브 더 벨스(2021)>, <마리우폴, 잃지 않은 희망(2022)>, <톨로카(2020)>였다.

우크라이나 파빌리온의 참여 기관은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이었다. 우크라이나 파빌리온의 제목은 ‘우크라이나, 자유의 영토’였다. 여기서는 3편의 영화를 간단하게 리뷰한다.





1. 캐롤 오브 더 벨스(한국명) 또는 쉐드릭(2021)

이 영화는 전쟁이 어떻게 인간의 운명을 파괴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제2차 세계 대전 중에 우크라이나인, 폴란드인, 유대인 출신의 이웃 세 가족은 현재 우크라이나 서부에 있는 도시인 이바노프란키우스크(당시 스타니슬라브) 시에서 살고 있었다. 주민들은 한편으로는 소련과 다른 한편으로는 독일 나치 제3제국이라는 두 악의 제국의 점령을 목격하였다. 이곳은 처음에는 폴란드 분할, 독일 제3제국에 의해 점령되고 다시 소련군에 의해 점령되었던 곳이다. 이 영화는 당시 우크라이나의 실제 사건을 기반으로 한다. 제2차 세계대전 기간이 배경이며, 폴란드와 우크라이나의 크리스마스 축하 전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939년 9월 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었다. 우크라이나 서부에 1941년에 나치 독일이 시내 입성했다. 독일 나치군은 유대인 가족을 모두 잡아가기 시작했다. 유대인 엄마도 잡혀가고 아이만 남았다. 이어 소련군이 점령한다. 소련군은 해방군이라 했다. 나치군과 소련군의 점령 변환기에 현지 민중들의 고통이 컸다. 소비에트 정권이 와서 한 가족에게서 부모를 데려간다. 절망에 빠진 우크라이나 가족은 부모가 희생자가 된 아이들을 받아들여 돌본다. 쉐드릭은 서로 다른 민족 세 가족을 영원히 연결하는 실이 되었다.

그러나 1945년 소련 정권은 음악 선생이 독일군 아이 돌봄을 나치군 협력으로 판단해 시베리아 유형을 보냈다. 또한 소녀들은 강제로 고아원으로 보내졌다. 가혹한 재교육과 괴롭힘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수년 동안 아름다움에 대한 믿음을 지니고 살아갔다.

이 영화의 마지막은 각기 다른 3개 민족의 소녀였던 아이들은 성인이 되어 1978년 뉴욕 공항에서 만나면서 끝난다. 모두 변해버린 그들이 만나서 가장 먼저 했던 것은 쉐드릭 노래를 부르는 것이었다. 가장 대단한 것은 모든 운명의 시련에도 불구하고 이 노래를 통해 이들 모두가 민족성을 넘어 인간의 존엄성과 사랑의 가치를 유지시켰다는 점이었다.

아이의 천진난만함과 어머니의 회복력이 어우러진 우크라이나의 조화는 계속되는 독일과 소련의 노예화의 어둠 속에서 빛을 발한 것이다. 또한 이 영화는 같은 집에 사는 우크라이나인, 폴란드인, 유대인이 모든 격변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떻게 단합하는지를 보여준다. 노래 쉐드릭은 빛, 희망, 최고에 대한 믿음의 상징이다.

한편, 쉐드릭은 인기 있는 크리스마스 캐롤로 우크라이나 작곡가인 미콜라 레온토비치가 작곡했다.

우크라이나인들이 자유를 위해 싸우던 100년 전에 미국에 처음 소개되었다. 우크라이나 국립 합창단의 미국 초연은 1922년 10월 5일 밤 카네기 홀에서 열린 콘서트에서였다. 쉐드릭은 우크라이나 민속 신년 노래이다. 이 작품은 1910년에 완성되었고 1916년 크리스마스에 키이우 대학 합창단이 초연했다. 하지만 1936년에 우크라이나 출신의 유명한 미국 작곡가인 페트로 빌곱스키가 쉐드릭의 작곡에 대한 여러 영어 텍스트를 썼으며 영어 버전은 캐롤 오브 더 벨스(Carol of the Bells)로 알려져 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크리스마스 노래 중 하나가 되었다. 우크라이나어로 된 이 노래의 가사는 제비가 집으로 급하게 와서 주인을 불러 풍성한 새해를 알리는 것을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100년 전 사람들이 하나의 국가라는 것을 이제 막 의식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전 세계에서 우크라이나는 자신들의 정체성을 주장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궁극적으로 러시아는 1922년 12월에 우크라이나를 소련의 일부로 선언했다. 그러나 그해 초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자들은 뉴욕 무대에서 자신들의 주장을 펼쳤다. 그들은 함께 모여 합창단을 만들고 전 세계에서 그들 음악을 불렀다.

그것은 사람들에게 우크라이나가 별개의 언어, 별개의 문화, 별개의 나라라는 것을 알게 했다. 그래서 이 작은 캐롤은 그렇게 강력해졌다. 물론 우리 대부분은 이를 캐롤 오브 더 벨스로만 알고 있다.



2. 마리우폴, 잃지 않은 희망( 2022)

이 다큐는 2022년 2월 24일 마리우폴 침공 첫 달 동안 마리우폴에서 살았던 세 명의 여성과 두 명의 남성, 즉 평범한 사람들의 눈을 통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실상을 보여준다. 이 영화는 증거이자, 전쟁 속 자신을 발견한 평범한 시민들의 진실을 보이고 있다. 5명의 마리우폴 주민들이 전쟁 속에서 겪은 삶의 경험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영화는 마리우폴 저널리스트 나제쥐다 수호르코바의 일기를 기반으로 한다. 이것은 희망을 제외한 모든 것이 파괴된 도시의 이야기이다.

다큐의 증언자들은 “마리우폴은 지역 주민들에게 죽음의 덫이 되었다. 러시아의 폭격과 그에 따른 점령으로 인해 민간인들은 자신의 눈으로 지구상의 지옥을 보았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모든 일은 21세기에 일어나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들은 “지금 여기, 사람들의 영혼이 있는 곳… 마리우폴이 불태워졌고, 지금 내 안에도 똑같다. 마리우폴에서 일어난 일은 야만적이다…잔학 행위이다. 석기 시대다. 이제 마리우폴은 대량 무덤이다. 죽은 도시다. 마리우폴 시민들은 모든 것을 빼앗겼다. 무덤은 집 주위에 있다. 단지 죽인 것은 사람만이 아니다. 그들은 우리의 과거를 죽였다.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사진, 우리 아이들의 머리카락, 그들의 사진이 담긴 앨범을 찍기 위해 거기로 돌아갈 수도 없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82일 만에 우크라이나 동남부 항구도시인 마리우폴을 점령했다. 마리우폴은 러시아가 2014년 병합을 선언한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인 돈바스를 잇는 교두보 역할을 하는 지역이다. 마리우폴에서 우크라이나 무장세력인 아조우연대가 마지막까지 싸웠으나 패배했다. 러시아는 아조우연대를 테러단체로 지정했다.

아조우 연대는 극우 신나치 성향의 인사들이 모여 만들었는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의 목표 가운데 하나로 ‘탈나치화’를 내세운 것도 부분적으로는 아조우 연대를 겨냥한 측면이 있었다.

3. 톨로카(2020)

톨로카는 추수, 나무베기, 집이나 교회 짓는 일을 하거나 이웃을 돕기 위해 사람들이 함께 힘을 모으는 우크라이나의 풍습이다. 보통 규모가 꽤 큰 일을 할 때 혼자 하기엔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전혀 불가능할 때 이루어졌다.

영화 톨로카에는 16세기에서 21세기까지 400년 동안 우크라이나 사람들에게 닥친 격변을 나타낸다. 영화에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양한 문제로 표트르 대제, 카자크, 볼셰비키, 스탈린 시기, 1933년 대기근 골로도모르(Голодомор), 제2차 세계대전, 크림반도의 물을 위해 마을을 범람시킨 60년대의 침수된 마을, 1986년 체르노빌, 그리고 전쟁과 혁명 등을 보여준다.

이 영화의 출발점은 셰브첸코의 서정시 ‘그 카테리나에게는 …’의 몇 줄에서 감독의 자유로운 상상력이 발휘되었다. 온갖 불행이 하타(Хата, 오두막)를 파괴하지만, 사람들은 함께 새로운 벽을 쌓기 위해 몇 번이고 모인다. 그들은 희망을 잃지 않고 400년 동안 재건했다. 영화의 중심은 실제로는 수세기 동안 사람들이 톨로카로 인해 여전히 모이고 그들의 영혼의 집을 짓는 것이다.

톨로카는 승리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우크라이나 부흥의 다층적 아름다움과 낙관적 드라마이다. 우크라이나는 나라인 하타(오두막)를 건설하기 위해 반복해서 톨로카를 조직한다. 이 영화는 톨로카의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시도된 것으로 보인다. 감독은 우크라이나는 그런 기억을 잃고 있다고 보았다. 하지만 조만간 끝없는 파괴의 고리가 끊어질 것이라 믿으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이라 희망을 갖는다. 톨로카는 우크라이나 재건의 상징 이미지이다.

영화에서 감동적인 것은 오두막의 벽을 쌓고, 아이들을 돌보고, 물을 나르고, 발로 진흙을 반죽하고, 도끼나 쇠스랑을 들고, 적들로부터 자신을 방어하는 등 사람들의 모든 움직임이 너무 매끄럽고 연습되어 진짜 춤처럼 보인다. 일종의 톨로카는 우크라이나의 축적된 역사이다. 400년의 우크라이나 역사를 영화에서는 2시간 안에 교과서처럼 볼 수 있다.

그러나 영화의 절반 이상은 비유다. 이런 의미에서 톨로카는 더 나아가 시적이며 우크라이나 역사로의 여행에서 상징으로 가득 차 있어서 이해하기가 어려운 점이 있다.

전남대 글로벌디아스포라연구소 연구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