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수도권 등에서 흉기 난동 사건 발생과 관련해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6일 광주송정역 입구에 경찰특공대 장갑차가 배치돼 있다. 나건호 기자 |
‘묻지마 흉기 난동’과 ‘무차별 살인 예고’ 등으로 시민들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범죄 대상이 될까’ 두려움에 떨게 됐다. 이에 광주·전남경찰은 시민들의 불안감을 낮추기 위해 이달부터 도심 곳곳에 장갑차·특공대 등 특별 치안 경력을 투입했다.
지난 22일 찾은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큰 대형 경찰버스가 전당 주변에 배치돼 있다. 버스 탑승 인원은 총 22명. 이들은 특별 치안 활동을 위해 투입된 광주경찰 소속 기동대로, 지난 4일부터 금남·충장로와 지하철역 등을 순회하고 있다.
복장을 갖춰 입은 경력들은 2인 1조로 금남지하상가를 시작해 금남로4가역까지 도보 순찰했다. 최근 발생한 이상동기범죄(묻지마 범죄)가 일면식 없는 무고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자행된 만큼, 이들은 연신 좌우를 살피며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했다. 단 하나의 문제도 발생시키지 않겠다는 결연한 눈빛이 돋보였다.
지나가는 시민들은 줄지어 가는 경찰들이 신기한지 빤히 쳐다보다가도, 뒤늦게 “파이팅!”하고 소리치기도 했다.
상가 내 만남의 광장에서 만난 김모(59)씨는 “어우, 이 더운 날 정말 고생한다. 너무 고맙지 않나. 그래서 힘내라고 응원했다”며 “요즘에는 어디 집 근처 밖에 나가는 것도 무서운 세상이 됐다. 처음에는 경찰들이 깔린 게 어색했지만, 이제는 ‘그 덕에 지인들도 만난다’는 생각을 한다. 참 감사하다”고 전했다.
23일 광주·전남경찰에 따르면, 각 청은 특별 치안 활동의 일환으로 다중밀집 지역에 기동·특공대를 배치하고 있다.
광주는 2개 기동대 128명이 △광주 송정역 △롯데아울렛 수완점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주월드컵경기장 △유스퀘어 터미널 △전남대 후문 등 6곳에서 근무, 1개 특공대 3명이 △유스퀘어 터미널 △광주공항 △광주 송정역에서 2시간 주기로 순회하고 있다. 이 가운데, 특공대는 권총·테이저건·방패·탐지견 등 이중 무장을 한 채 대테러 근무도 함께한다.
전남 또한 기동대 166명이 △목포 평화광장 △여수 낭만포차거리 등 주요 7개 지역에서 근무, 특공대 6명이 △나주역 △무안공항을 순찰하고 있다. 광주·전남 모두 기동대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특공대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한다.
![]() 지난 22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충장·금남지하상가와 유스퀘어·신세계백화점 인근에서 경찰들이 흉악범죄 예방을 위한 특별 치안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정성현 기자 |
전성철 광주경찰 기동대원은 “실제 일이 많아진 건 사실이다. 그러나 경찰의 역할은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 아닌가. 이번 특별 치안 활동이 '무기한'인 것도 이 까닭이 크다”며 “얼른 사회가 안정돼 모두가 불안에 떨지 않기를 바란다. 지역 내에서 사건·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순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역 안전을 위해 투입됐지만, 장갑차·중무장 등으로 되레 시민들의 반감을 산 ‘머쓱’한 경우도 있었다.
서정주 광주경찰특공대 폭발물처리팀장은 “좋게 봐주는 분들도 있었지만, 장갑차나 총기 무장 등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시민들이 꽤 있었다”며 “그도 그럴 것이, 특공대가 일반 시민들과 가까운 거리에서 활동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이번 기회를 통해 ‘특공대가 국민을 위해 이런 치안 활동을 하는구나’라는 인식이 심어졌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실제 광주지역은 특공대 경력이 투입된 지난 4일부터 거점을 이동할 때마다 장갑차를 함께 배치시켰다. 그러나 ‘광주항쟁 때가 생각나 불안하다’·‘공권력을 너무 낭비하는 것 아니냐’ 등의 여론이 발생, 투입 6일 만인 지난 9일 전면 철수했다. 전남은 애당초 미배치했다.
광주·전남 경찰은 범죄로 인한 일상 속 공포가 사라질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충호 전남경찰청장은 “최근 수도권에서 벌어진 흉기난동 사건과 끊임없는 살인예고로 국민이 불안해하고 있다”며 “도내 다중이 운집하는 장소에 대해 면밀히 점검하고 순찰해 국민의 안심치안을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임용환 광주경찰청장도 “이상동기 범죄 피해를 예방하고 시민들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현장 대응능력과 기관 간 협력 강화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광주 서구 유스퀘어터미널에서 광주경찰특공대가 폭발물 의심 신고를 받고 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
정성현 기자 sunghyun.j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