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환 논설실장 |
지난 2010년 경기연구원이 세계 최장의 해저터널로 서해안 시대의 포문을 열자며 한·중 해저터널의 기본구상을 내놨다. 한중 해저터널과 함께 부산∼하까다 간 한일 해저터널이 완공될 경우 동북아 지역이 고속철도망으로 연결돼 한국의 생산유발액만 1025억 달러(116조 245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게 경기연구원의 분석이었다. 철도 운행으로 서울 베이징이 1366㎞로 단축되고 서울 상하이 또한 1800㎞로 5시간 31분이면 도착해 경쟁력도 있다고 했다.
바다를 건너 섬과 육지를 잇기 위한 인간의 욕망은 오래됐다. 배를 이용하다가 다리를 놓았고 한발 더 나아가 해저터널을 뚫었다. 대표적인 해저터널은 영국과 프랑스 사이 도버해협을 관통하는 유로터널이다. 총연장 50.4㎞인 이 터널은 구상부터 완공까지 200년이 걸렸다. 투입된 예산도 210억 달러.샌프란시스코의 랜드마크인 골든게이트 브릿지(금문교)보다 700배나 더 많다. 기술 발전으로 터널의 길이도 늘어나고 있다. 중국이 구상중인 산둥에서 랴오닝간 보하이터널은 123㎞, 아시아와 아메리카를 연결하겠다는 베링터널도 시베리아에서 알래스카까지 100㎞가 넘는다. 인간의 한계에 대한 상상하기 힘든 도전이다.
영·호남을 최단 시간에 이어줄 국내에서 두 번째로 긴 해저터널이 2031년 개통을 목표로 12월부터 공사가 시작된다. 여수 신덕동에서 경남 남해군 서면을 육상과 해저로 연결하는 이 터널은 총연장 8.085㎞에 달한다. 개통되면 기존 1시간 30분여 이르던 여수~남해 간 이동시간이 10분 대로 크게 단축된다. 그야말로 상전벽해다. 뱃길에서 교량, 이제는 해저터널까지. 전남과 경남, 부산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남해안 관광벨트 구축과 함께 상생과 번영의 신 남해안 시대가 이렇게 다가오고 있다.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