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서석대>편파 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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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서석대>편파 판정
박성원 편집국장
  • 입력 : 2023. 09.06(수) 16:21
박성원 국장
공정한 경쟁이 보장돼야 하는 스포츠 경기에서 심판의 판정은 매우 중요하다. 심판의 잘못된 판정 하나는 경기의 흐름을 바꾸고 승패를 뒤집을 수 있다. 판정 시비를 줄이고 공정성 확보를 위해 스포츠 종목에 보조 장치가 도입된 것도 이 때문이다. 축구·야구·배구 경기에 사용되는 비디오 보조심판(VAR)이 대표적이다.

올림픽 무대에선 유독 한국 선수를 상대로 한 편파 판정이 자주 나와 국민들을 분노케 했다.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서 김동성 선수가 미국의 안톤 오노 선수를 제치고 앞서가다 실격 판정을 받았던 경기는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당시 오노 선수의 할리웃 액션은 개그의 단골 소재가 될 정도로 국민적 조롱거리가 됐다. ‘피겨 전설’ 김연아 선수도 편파 판정의 희생양이 됐다. 2010년 벤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최초로 피겨 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따낸 김연아는 4년 뒤 열린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이 유력했으나, 석연치않은 판정으로 러시아의 소트니코바에 밀려 은메달을 목에 걸어야 했다.

가장 최근 열린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도 한국 쇼트트랙 선수들은 중국에 유리한 편파 판정에 눈물을 흘려야 했다.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압도적인 실력으로 각각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황대헌 선수와 이준서 선수는 레인 변경 반칙이란 황당한 이유로 실격당해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이 경기에서 중국은 고스란히 금메달과 은메달을 가져갔다. 쇼트트랙에서 중국에 유리한 판정이 잇따르면서 경쟁국들이 강하게 비판했고 외신에서도 이해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후 중국을 위한 심판들의 편파판정은 눈에 띄게 줄었고 공교롭게 중국의 성적도 곤두박질쳤다.

오는 23일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개막한다. 베이징 동계 올림픽 후 1년 7개월만에 다시 중국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심판의 편파 판정에 대한 우려가 크다. 펜싱 국가대표 구본길은 편파 판정에 대한 해결책으로 ‘완벽한 준비’를 꼽았다. 후배들과 경험을 공유하고, 훈련을 통해 더 완벽하게 준비해서 편파판정의 ‘편’자도 나오지 못하게 만들겠다는 각오다. 우리 선수단의 철저한 준비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개최국 중국의 자세다. 중국은 지난 베이징 동계올림픽 때의 잘못을 교훈 삼아 ‘개최국 텃세’ 없는 정정당당한 대회를 만들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