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 108-4> "마을 갈등,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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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이슈 108-4> "마을 갈등,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해야"
김현자 광주 북구 마을만들기위원
  • 입력 : 2023. 09.10(일) 18:16
  • 정성현 기자 sunghyun.jung@jnilbo.com
김현자 광주 북구 마을만들기위원.
지난 2011년 광주 북구 신안동 통장으로 마을 활동을 시작했다. 신안동은 아직도 옛 원도심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마을 중 하나로, 대문을 열고 나가면 오래된 이웃과 안부를 나눌 수 있고 저녁시간이 되면 마을 길을 따라 먹음직스러운 반찬 냄새가 코를 간지럽히며 나무그늘에는 노인들이 쉬는 평상이 자리한 전형적인 ‘우리네 마을’이다. 그러나 사람 사는 곳이 으레 그렇듯 이곳에서도 소소한 갈등이 발생한다. 이따금 원주민들과 새로 이사 온 사람들 간에 마찰이 생겨 마을이 시끌시끌해지기도 한다.

이런 갈등과 분쟁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2017년 10명의 마을 이웃과 주민 간 갈등 자율 조정 공동체인 ‘신안동 징검다리 소통방’을 결성했다.

징검다리 소통방은 주민들 스스로 분쟁이 발생하기 직전 대화와 타협으로 갈등을 예방·해결하는 마을 공동체다. 마을 분쟁은 사소한 일에서부터 발생하는 만큼 개소 후 6년이 넘는 시간 동안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갈등 조정 전문가 교육과정 등을 이수한 전문 활동가들은 대부분 마을에 애정을 가진 주민들로 이뤄졌다. 이들은 갈등 당사자 간 대화를 통해 상황을 이해시키고 중재시키는 역할을 한다. 더해서 갈등의 문제를 사전에 예방, 서로 얼굴을 붉히지 않고 더불어 사는 행복한 마을 살이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마을 내 갈등은 서로 이해해야 조정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대화와 타협은 가장 중요한 요소다. 활동가들은 주민 화해 지원인으로서 ‘제3역할’을 해준다. 자율적 화해를 이끌어 마을 내 크고 작은 갈등을 법적 비화로 커지지 않게 도와준다.

그간 마을활동가 역할을 하면서 주민 각자의 생각이 모두 다름을 깊게 깨달았다. 사람들의 말과 생각에 귀를 기울여야 분쟁 등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을 여실히 느꼈다. 마을 주민들의 작은 배려들은 ‘평화로운 마을’을 만들게 하고 공동체 의식을 드높인다.

최근 부쩍 귀농·귀촌·귀향인들이 늘어나며 여러 마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마을 내 경계를 허무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원주민과 이주민들이 서로 배려와 존중·대화와 타협의 자세를 가진다면 갈등 없는 ‘진정한 마을공동체’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성현 기자 sunghyun.j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