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사설>겸허한 반성 필요한 농·축협 금융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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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사설>겸허한 반성 필요한 농·축협 금융사고
5년간 1300억…회수율은 15%
  • 입력 : 2023. 09.14(목) 17:06
최근 5년간 농협과 축협에서 발생한 금융사고액이 13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회수율은 15%에 그쳤다. 범죄유형별로는 횡령이 가장 많았다. 전형적인 도덕불감증이다. 협동조합의 가치는 고객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자조와 책임이다. 금융계의 공룡으로 성장한 농·축협이 바로 설 수 있도록 근본적인 시스템 개선에 나설 때다.

1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이 농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농·축협 금융사고 현황’을 분석한 결과 최근 5년여 간 발생한 금융사고는 272건으로 사고액은 1294억 원에 이른다. 사고금액에 대한 회수율은 15% 수준으로, 193억 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발생한 사고금액 436억원 중 59억 원 만이 회수됐고, 올해도 186억 원 가운데 7억원 만 회수됐다. 유형별로는 횡령이 전체 272건 가운데 27.9%인 76건을 차지해 가장 많았고, 사적금전대차 48건, 금융실명제 위반 29건 등이었다. 개인정보를 무단조회 하거나 사기도 있었다.

언제부턴가 농협과 축협 등 상호금융 임직원이 벌이는 금융 관련 사고는 고질이 됐다. 얼마 전에는 한 직원이 조합원이 출자한 출자금을 가로채 온라인 도박에 탕진하고, 또 다른 직원은 축산농협 사료판매금을 빼돌리다 적발 돼 사회적 물의를 불러왔다. 거액을 허위로 대출받아 횡령하고, 미곡처리장에 보관중인 쌀을 빼돌려 구속된 경우도 있었다. 신뢰를 우선해야 할 협동조합으로서는 부끄러운 현실이다.

농협과 축협 등 협동조합은 조합원인 농민이 민주적·자주적으로 운영하는 협동조직이다. 설립 이유도 농촌과 농민을 지원하는 것이다. 그런 농·축협이 온갖 비리로 신뢰를 잃게 되면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조합원들에게 돌아간다. 농·축협은 금융사고에 대해 겸허히 반성하고 더 이상의 금융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실질적인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사고금액에 대한 회수율을 높이는 노력도 필요하다. 자조와 책임이라는 협동조합의 가치를 다시 한번 새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