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택 청장 |
2005년 10월 전남도청이 남악신도시로 옮겨간 여파로 30여 개 넘는 공공기관과 규모 있는 사업체들이 줄줄이 동구를 떠났다. 도시는 빈집이 넘쳐나고 아이들 웃음소리 듣기가 귀할 정도의 적막강산으로 변했다. 그러나 여기에 주저앉지 않고 민관이 함께 절치부심 ‘종갓집 자존심 회복’에 힘 쏟았다. 물리적 환경개선을 위한 도시재생 사업과 원도심의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한 문화관광 환경을 갖추는데 지역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은 것이다.
그 결과 푸른마을공동체센터·미로센터·충장22 등 3대 거점시설이 지역민 삶의 터전에 단단히 뿌리내려 문화적 도시재생을 이끌고 있고 동명동·인쇄의거리는 500억 원을 투입한 뉴딜사업이 한창이다. 지난 20일에는 5·18민주광장 분수대가 새 단장을 마치고 음악 분수쇼를 선보였다. 음악분수 재정비 사업으로 한동안 중단됐던 ‘빛의 분수대’도 매일 밤 30분 동안 화려한 미디어아트를 상영한다. 이에 그치지 않고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일원에 광주읍성 유허를 상징하는 ‘빛의 읍성’을 구현하고 미디어 파사드를 활용한 ‘빛의 거리’를 조성할 예정이다. 무등산권은 정부의 ‘남부권 광역관광개발 사업’과 연계해 내년부터 춘설헌, 녹차밭, 의재미술관 등 무등산 일원을 특화된 인문관광 코스로 개발하고, 지산유원지권은 옛 신양파크 부지 개발과 연계해 발전전략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원시반본(原始返本)’이라는 말이 있다. 시원을 살펴 본래의 자리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광주 동구는 원래 광주라는 도시가 생긴 태자리다. 무등산과 광주천이 감싸는 배산임수의 길지에 사람들이 모여 살기 시작해 긴 세월 동안 호남의 중심도시 역할을 해왔다. 잠시 공동화의 부침을 겪기도 했으나 원도심은 잠재된 저력을 발휘하며 보란 듯이 오뚜기처럼 일어섰다. 여기에 한 가지 더 경사스러운 소식을 전하자면,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수소도시 조성사업’에 광주·전남에서는 유일하게 광주 동구가 선정됐다. 수소는 미래 경제를 이끌어나갈 주요 에너지원으로 동구가 에너지 자립도시로 가는 획기적인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다. 동구는 소태동 옛 위생매립장 2만여 평의 부지에 국·시비 등 850억 원을 들여 수소에너지로 생산된 전기와 열을 공급하는 기반 시설을 갖추고 에너지 놀이터, 스마트팜, 가족 테마파크 등 시민들을 위한 여가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6일간의 추석 황금연휴가 끝나면 바로 5일부터 9일까지 ‘제20회 추억의 충장축제’가 열린다. 예로부터 축제는 인류가 생활하며 마주치는 다양한 사건들을 축하하고 경축하는 자리이다. 성년을 맞은 올해 충장축제는 그런 의미에서 동구에게 각별한 축제가 될 것 같다. 부디 많이들 오셔서 달라진 동구를 격려해주시고 함께 축하해주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