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서석대>추석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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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전남일보]서석대>추석 민심
최권범 경제부장 겸 뉴스콘텐츠부장
  • 입력 : 2023. 10.03(화) 14:31
최권범 부장
엿새간 이어진 추석 황금연휴가 끝났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처음 맞은 올해 추석은 대체로 평온한 가운데 모처럼 포근한 고향의 정을 느낀 명절이었다.

올해 추석 연휴에도 가족과 친지들은 예전과 다름없이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여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눴다. 추석 밥상머리 민심은 향후 정국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바로미터다. 특히 이번 추석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느 때보다 정치 이슈가 많았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평가는 물론 연휴 직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을 비롯한 민주당 내 갈등, 이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

여야 정치권은 이번 추석 민심을 발판으로 총선 정국의 주도권을 잡아보겠다는 심산이지만 정작 정치 이슈는 추석 밥상 메뉴로 크게 환영받지 못했다. 민생은 외면한 채 역대급 정쟁을 일삼고 있는 정치권의 모습에 민심은 분노를 넘어 이제는 피로감과 함께 체념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추석 민심은 민생경제에 대한 걱정이 컸다. 추석 연휴 전에 과일 등 제수용품 가격이 크게 올라 이번 명절 변변한 차례상 차리는 것 조차도 힘겨웠다. 자고나면 오르는 물가로 다들 못 살겠다고 아우성이다. 추석 이후에도 물가인상 행렬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 연휴 기간이던 지난 1일에는 우유와 유제품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이번 우윳값 인상으로 빵, 아이스크림 등 우유를 필수 원재료로 쓰는 가공식품 가격이 함께 인상되는 ‘밀크플레이션’도 우려된다. 여기에다 국제유가까지 고공행진 중이어서 생활물가 상승에 따른 서민들의 가계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서민들은 이번 추석 고향 오가는 발걸음이 무거웠을 것이다. 추석 민심은 서민 경제 안정을 위한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 줄 것을 촉구했다. 정치권은 소모적인 정쟁을 멈추고 벼랑 끝에 내몰린 민생부터 챙기라는 추석 민심을 허투루 들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