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영수회담’ 놓고 추석 연휴 내내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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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여야, ‘영수회담’ 놓고 추석 연휴 내내 신경전
민주 “민생 살리라는 민심 회피”
고물가·세수 결손·경기 침체 비판
국힘 “영장 기각을 무죄처럼 포장”
여야 대화채널 실효적 복원 강조
  • 입력 : 2023. 10.03(화) 17:47
  • 서울=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뉴시스
여야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추석날 ‘영수회담’ 제안을 놓고 연휴기간 내내 신경전을 이어갔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3일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국정기조 전환을 강력하게 촉구한다”며 이재명 대표가 제안한 영수회담에 응할 것을 촉구했다.

홍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도 추석 민심을 살폈을 것”이라며 “민심을 이길 수 있는 권력은 없다. 더 이상 고집부리지 말고 국정을 전면적으로 쇄신하고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국회를 통과한 총리 해임건의안을 존중하고, 이 대표가 제안한 영수회담에 응해야 한다”며 “인사 참사를 인정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인사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영수회담 제안에 여당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추석 민심은 정치권이 합심해 민생을 살리라는데 왜 영수회담을 회피하느냐”고 꼬집었다.

박성준 대변인은 전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국민의힘이 추석 민심을 듣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민심의 명령은 분명하다. ‘정쟁을 멈추고 민생에 집중하라’,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민생을 살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정부·여당의 머릿속에는 오직 정쟁과 야당 탄압밖에 없는 것 같다”며 “민생은 어떻게 되든 오직 야당을 옭아맬 궁리만 하고 있는 것이냐”라고 지적했다.

그는 “고금리, 고환율에 물가가 치솟고, 세수는 사상 최대의 펑크가 났다. 정부가 상저하고라고 강변했던 경제는 상저하저 속에 L자형 경기 침체를 이어가고 있다”며 “국민이 민생고로 고통받고 있는데, 민생을 외면한 정쟁을 계속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목청을 높였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에 대해, “대통령과의 만남을 통해 본인의 정치적 위상을 회복하려는 정략적 의도로 보인다는 게 국민 다수의 시각”이라며 “구속영장 기각을 무죄처럼 포장하려는 얄팍한 위장전술”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구속영장 기각이 이 대표의 여러 범죄혐의에 대한 면죄부도 아니고 영장 전담판사도 위증교사 등의 범죄는 소명됐다고 하니, 이 대표는 본인 신상 문제로 국회를 공전에 빠트린 데 대해 사과부터 했어야 한다는 게 추석에 접한 민심이었다”며 “이 대표가 정말로 민생에 몰두하고 싶다면 여야 지도부 간 대화 채널을 실효적으로 복원하는 게 우선”이라고 맞받았다.

박대출 정책위 의장도 “진정으로 민생을 생각한다면 영수회담이 아니라 민주당이 외면해온 민생 외상값부터 값는 게 도리일 것”이라며 “여야의 마당은 국회다. 국회에서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민생을 위한 해법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 교육위원회 간사인 이태규 의원은 “이 대표 스스로 자신이 말하는 영수회담은 민생이 아닌 자신의 지지층 강화를 위한 쇼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진심으로 민생에 관심이 있었다면 소득주도성장, 통계 조작, 집값 폭등, 국가채무 폭등, 탈원전 등 지난 정권의 잘못을 바로잡는 데 협조하고 노동·교육·연금의 3대 개혁을 함께 하자고 말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전주혜 원내대변인도 전날 논평을 내 “구속을 모면한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이 ‘무죄 코스프레’에 나서고 있지만 이 대표의 ‘형사피고인’ 신분에는 변함이 없다”며 이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을 비판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별도 입장을 내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그동안 피의자 신분인 이 대표와 대통령이 만나는 건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서울=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